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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억만장자 거리 NYC Billionaires' Row (1/2)

Brett D.H. Lee 2021. 12. 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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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거주할 때 집에서 산책하여 이 메트로폴리탄 루프탑에 올라오곤했다. 뉴욕시에 살면 메트MET가 무료. 특히 NYCID가 아직도 있긴한데 매번 나의 비밀 kiosk에서 후딱 티켓받아 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그리운 뉴욕. 꼭 돌아가리...  현대판 바벨탑, 뉴욕의 초고층 전쟁(?)은 언제나봐도 흥미롭다. 오늘은 뉴욕 억만장자의 거리 Billionaires' Row의 마천루에 대해 끄적인다.

 

 

-  억만장자 거리의 배경  -

Image: Archdaily

맨하탄 센트럴파크 남쪽 57가에 있는 억만장자의 길 Billionaires' Row.

하지만 소개할 초고층 건물들은 그리고 앞으로 신축될 타워들은 57가 기준으로 +/- 2 streets 정도 넓게 보면 된다.

현재 남북으론 57~59가 사이, 동서로는 Columbus Avenue에서 Park Avenue사이이다.

Image Source: 6sqft.com

2014년 뉴욕의 대형 디벨로퍼인 Extell이 One 57이라는 초고층 럭셔리 콘도를 올리면서부터 '억만장자의 거리'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이 콘도의 유닛 평균가격은 한화로 약 500~1,000억원 사이. 아니... 어떻게 집이 천억원이나 되지? 싶은데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 등에 '럭셔리'레벨로 지어진 집은 내가 직접 본 것 만해도 수 백억원이었다. -_- 그나저나 천원도 아니고 천억이라니.    

그 이후로 초고가, 초고층을 타겟하여 Central Park Tower, 432 Park Avenue, 252 East 57th Street, 220 Central Park South, 53W53 등이 세워지고 현재 시공 중이다. (* 이중 53W53은 뉴욕 현대미술관, MoMA의 럭셔리 콘도 원래는 2007년 프로젝트 시안이 공개됬지만 2014년에 착공, 2020초에 완공되었다. 어쨋든 억만장자의 거리는 One 57이 시발점).

 

2021년 현재까지 포함된 건물은 총 8개. (위에 이미지는 모마의 일부인 53W53이 빠짐.) 여기선 이 중 5개만 소개한다.

부동산/건물정보 보기전에 잠시 뉴욕의 Air Rights에 대해 알아보자. 이는 다른 도시에도 존재하지만 비좁은 맨하탄에서 이 공중권은 초호화, 초고층 타워를 건축하기위해 치열한 투쟁으로 받아내는 zoning의 첫 단추. 

Image Source: The B1M Youtube

예를 들어 이렇게 도시 블록마다 건물이 6~12층 사이에 있다고 보자. 그런데 저 선택한 토지에 초고층을 지으려면 도시에서 지정한 고도제한의 벽을 넘어야하는데, 이 때 개입되는 것이 주변 건물의 공중권을 매입해 한 lot에 몰아주는 것이다.   

 

Image Source: The B1M Youtube

이렇게. 예를 들어 모든 블록에 고도제한이 20층이라고 했을 때, 한 디벨로퍼가 인접한 땅/건물주에게 공중권을 사들여 8x20+본인의 20층. 해서 180층을 올리는 것이다.  물론 이 공중권을 단순 합산하여 고층건물의 높이를 정해버리는 것이 아니지만, 쉽게 이해하기위한 설명. 그리고 남은 공중권이 없는 파란색 건물들은 더 이상 위로 증축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초고층의 유닛들은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바뀌지도 않을거고) 환상적인 뷰를 영구적으로 확보하게 되고 거기에 이런 초고층 콘도는 럭셔리를 타겟으로 디벨롭하기에 부동산 각겨이 그야말로 미쳐 날뛰게 된다.  LVMH의 모든 럭셔리브랜드를 한 곳에 총집합한 느낌?  

 

보통 고층빌딩은 비율 (width-to-height ratio)이 1:7정도인데 소개할 빌딩은 비상식적이라 할만큼의 비율을 자랑한다. 이게 왜 미친짓 같냐면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 BOH이 있는 건물의 '코어'면적과 실사용면적의 비율이 거의 동일해지며 건물을 더 높이는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럴때는 '럭셔리' 브랜딩 하나로 뚫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360도 맨하탄의 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층 혹 여러층이 통째로 하나의 콘도 유닛이고 인테리어 마감을 모두 최상급으로 마무리.

Image Source: The B1M Youtube

(비율을 보면 One 57은 1:8  /  432Park Avenue는 1:15  /  53W53은 1:12  / Central Park Tower는 1:14  /  111W57은 1:24. 점점 이쑤시개같은 비율 )

 

 

아무리 적어도 한 달에 2~3회는 들어갔던 센트럴파크. 그리고 매번 보이는 빌리어네어 로우의 초고층 타워 시공현장. 볼 때마다 조금씩 높아져 있어서 마치 아이가 자라는 느낌으로 올려다 보았다... 매우 크고 돈 많이 들어간 아이;;;

 

뉴욕의 가을

타워들이 공원 남쪽부근이면 어디서든 잘 보일정도로 높다.

 

뉴욕의 늦여름. 탁 트인 Sheep Meadow. 65~72가 정도 사이에 널찍이 자리한 들판?이다.

여기있으면 센트럴파크 동서남북으로 에워싼 많은 건물들 감상 가능. 정말 비현실적인 비율을 자랑하는 타워들. 아직 더 올라가고 있고 아직 계획 중인 초고층이 몇 개 더 있다. 인간의 욕망이란...   2022년에는 완공이 되겠지. 그리고 새로운 타워가 또 올라가겠지...

 

 

-  One 57  -

Image Source: Christian de Portzamparc

주소는 157 West 57th Street. 75개층, 높이1005ft (306m)로 2021년 현재 뉴욕에서 16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2014년 완공 당시에는 6번째) 아래 18개층은 파크하얏트가 자리하는데 여기 bar가 운치있고 서비스도 훌륭한 편. 뉴욕의 거물 디벨로퍼 펌 Extell이 프랑스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팍 Christian de Portzamparc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에게 설계를 맡겼다. 플래닝 처음부터 울트라럭셔리ultra-luxury를 타겟하였기 때문에 인테리어 마감부터 파크하얏트와 콘도의 어매니티 라인업이 화려하다. 

 

이런 거실에 앉아서 센트럴파크와 만만치않은 어퍼이스트와 어퍼웨스트의 고급주택들을 모두 내려다 볼 수 있다.

 

펜트하우스의 뷰. 거의 하늘에 붙어사는 것 같은데?

 

2014년에 완공당시에 주거타워로는 높이 1위였는데 같은해 말에 완공된 432 Park Avenue가 1위 탈환을 하였다. One 57의 콘도가격은 100million이 훌쩍넘는다. (구매 시 여러 legal fee, 보험 등 다하면 한화로 1천4백억원정도). 

상층부의 유닛의 도면. Great Room에서 270도로 탁 트인 허드슨 리버, 센트럴파크, 이스트 리버의 뷰는 가히 예술이다.

현재 Dell이 회장이 구매했고 아주 가끔 머문다고 한다.

 

저층부는 파크 하얏트. 나도 몇번 방문했었던 The Backroom. 럭셔리 모던 바이다. 와인이나 위스키 주문하면 그것에 맞는 간단한 안주가 함께 나온다. (현재는 그렇게 하는지 모름)

 

파크 하얏트 스위트 룸. 동쪽방향 뷰. 432 Park Avenue가 보인다.

 

20층 파크 하얏트 실내수영장. 주민들을 위한 수영장도 21 층에 비슷하게 설계되어 있다.

 

Image Source: The Real Deal

그럼 이런 곳에는 도데체 누가 사는 것일까? 세계 최고의 재벌들은 신탁을 통해 구매하기 때문에 명의자가 드러나지 않지만 '카더라'통신에 따르면 Dell의 마이크 델부터 시작해서 빌 애크먼, 실라스 츄, 류이첸, 제니퍼 로페즈, 더글라스 엘리먼, 데이빗 츄, 레리 앨리슨 등 내로라하는 비지니스 거물들이 구매했다. 읽는 구독자 중에서 저들의 이름은 몰라도 저들이 어떤 회사를 가진지 찾아보면 헉소리 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이들은 여기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다. 그저 Asset parking의 일부이다. 즉, 자산을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안전한 곳에 "파킹" 잘 깔아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중동,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 개인 자산유지가 불확실하거나 나라정세가 불안정한 곳의 부자들은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 자산을 부동산형태로 '파킹'해놓는 것이다. 여기서 밝히진 않겠지만 흔히 '제 3세계'로 분류되는 나라의 정치인, 경제인들이 억만장자 거리의 콘도를 다량 보유 중. 이는 서울도 현재 겪는 일. 강남 중에서도 특히 압구정과 반포, 마용성 (마포,용산,성동구)에 가면 중국이나 북미 부자들이 소유한 집에 거꾸로 나라의 원래 주인인 한국인 가정이이 전세/월세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씁쓸한 현실... 영국 런던에서는 이런 asset parking때문에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고, 이 주제로 미국 건축대학원에서 Asset Architecture라는 설계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 432 파크 애비뉴 432 Park Avenue -

또 다른 디벨로퍼 겸 투자자 CIM Group과 Harry Macklowe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이고, 설계는 워낙 다작으로 유명한 우루과이 출신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 Rafael Viñoly 사무실에서 맡았다. 억만장자 거리에서 가장 크게 이슈된 건물이고 현재도 이야깃거리를 계속 만들어내는 건물이다. 이유는 2020년 초반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사치스럽고 가장 높은 주거용 타워였기 때문이다. 아래에 소개할 센트럴파크 타워와 111 W 57이 2020년에 완공되며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아직 432 파크 애비뉴만큼 스타성이 없는 듯 하다. 단적인 예로 2014년부터 지금까지 432 파크 애비뉴는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에 차용되어왔으며 6년간 부동산, asset parking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가십거리도 많이 많들었기 때문이다.  * 높이 1396ft, 425m, 지상 82개층, 지하 3개층. 연면적 412,647sf (38,335평방미터). 

그리고 마치 주사위 쌓은 것처럼 보이는 특이한 디자인도 한몫한다. 정사각 모듈은 30ft (9.1m)로 모든 방, 화장실은 저 커다란 창 1개 혹 2개를 가지는데, 그래서 집 어디서든 시원한 뷰가 있다. 특히 욕조앞의 창문은 많은 잡지 커버를 장식했다. 

 

너무나 유명한 화장실의 모습.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는 작가 Leidy Churchman의 Tallest Residential Tower in the Western Hemisphere, 2015.

 

마스터베드도 아니고 작은 방 중에 하나에서 보이는 뉴욕의 마천루. 저 멀리 WTC와 눈높이가 왜 같아보이지ㅎㅎ 엠파이어스테이트와 크라이슬러 빌딩도 이 방보다 아래에 있다.

 

센트럴파크 배경으로...

 

Image Source: Corcoran 부동산 웹사이트

저층부는 한층에 4~2개의 유닛들이 있고 상층부는 한층이 한 집이다. 1층부터 펜트하우스 (91~96층)까지 구조 모듈간격은 동일하나 위로 갈수록 외벽체는 얇아지기 때문에 아래는 5'-4" (1.6m)인데 82층은  20" (51cm)이다다. 즉, 똑같이 보이는 정사각 창호가 동일한 사이즈가 아니고 위쪽으로 갈 수록 점점 커지고 벽체는 슬림해진다. 총 122개의 유닛이 있고 34~95층까지는 1베드부터 6베드룸이 섞여있고, 28/29층은 스튜디오, 91~96층은 펜트하우스들.

12층에는 미쉘링 스타셰프가 운영하는 프라이빗 레스토랑이 있고 12~16층, 무려 네 개층에 걸쳐 주민들을 위한 어매니티가 있다!

 

가격대는 저렴한(?) 50억대 스튜디오에서 약 $169 million (각종 잡부금 다 빼고도 2천억원) 넘는 펜트하우스까지 다양하다......

가격대가 참~ 다양해서 고르긴 커녕 50억짜리 단칸방을 살 수도 없고;;; 

수영장. 

 

피트니스.

 

로비. 생각보다 단조로운데 보안때문일지도. 어차피 진짜 주민은 여기로 통하지 않고 주차장에서 바로 들어가니까...

 

주민들이 즐기는 레스토랑에서

 

* 432 Park Avenue는 특히 미국의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이 많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다른 타워들도 보안이 철저하겠지만 이 곳은 처음부터 굉장히 철저하게 관리해서 입주하려면 각종 인터뷰부터 시작해서 백그라운드 체크 (나쁘게 말하면 뒷조사ㅎㅎ)까지 다 통과해야한다.

 432 Park Avenue Image Sources: Corcoran and 432parkavenue.com

 

 

 

-  111 West 57th Street  -

현재 존재하는 모든 초고층 중에서 가장 슬림한 1:24 비율을 자랑하는 Steinway Tower (별칭인 듯)

JDS Development Group과 Property Markets Group이 개발했으며 설계는 SHoP 이 맡았다. 높이 1428ft (435m), 지상 84개층. 연면적 572,348 sf (53,172평방미터). 2021년 현재 완공 및 입주 중!

 

계획 당시 공개했던 렌더링. 이대로 똑같이 완공이 됬다는게 신기함. 자로 센트럴파크를 좌우로 나누는 이 대칭.+_+

 

너무 뾰족하게 생겨서 '연필타워'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많은 구조와 설비기술의 정교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지하 100피트(30미터)까지 뚫어 200개의 앵커를 심어 기초를 탄탄히하고 (지하층 없음. 다 기초) 동서로 76~91센치 두께의 전단벽 shear wall 2개를 올려 실사용면적이 최대한 많아지도록 했다. 으음.. 기술적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보통 코어 대비 rentable area가 효율성이 있어야하는데 엘리베이터랑 비상계단만 겨우 비집고 들어갈 것 처럼 보이는 상층부는 너무 얇아서 사람이 거주할 면적은 되나싶을 정도이다. 

 

현재 분양가는 $8.75million (100억원)부터 $66million (780억+)까지인데 이들도 분명 2022년엔 천억원대로 들어설 예정이다. 

연필세워놨니?

좌측부터 뾰족한 4개 타워 순으로 111 West 57th St, One 57, Central Park Tower 그리고 220 Central Park South. 

 

센트럴파크를 바라보는 북쪽의 전면유리와 달리 동, 서쪽으로는 햇빛을 적당히 차단하고 파사드의 재미를 주는 미묘하게 다른 6가지 흰색 테라코타와 브론즈 멀리언 mullion 디자인이 흥미롭다. Steinway의 legacy를 재해석한 커브. 살짝 아르데코의 느낌도 있는데 21세기가 느껴지는 희한한 디자인. 

 

층고도 매우 높은 90층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사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어차피 다 비슷하겠지?

 

남쪽에 자리한 마스터 베드룸. 

 

센트럴파크를 내려다보며 벌거벗고 반신욕하면... 좋겠지? 

 

상층부 유닛의 도면. 동,서쪽으로 두툼한 구조와 테라코타 파사드. 남북으로는 커튼월로 최대한 뷰를 살렸다. 지금보니 좌우로는 테라코타 사이의 유리들이 전부 실제  유리창은 거의 없고 그냥 파사드의 미용적 이유로 쓴 것이네.

 

타워 아래부분은 원래 Steinway의  역사적인 건물이 있는데 이것도 adaptive reuse를 통해 콘도로 재구성하였다. 타워보단 나는 이런 타운하우스 느낌이 실거주로는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 그런데 뷰가 없다고 절대로 저렴하지 않다... 이 유닛은 약 300억원. 

복층의 Steinway Landmark 펜트하우스. 그런데 워낙에 시끄러운 미드타운의 저층부라 소음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잘 모르겠다. 테라스에 앉아서 쉬는데 교통지옥인 맨하탄에서 경적소리나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리지 않을까나.

 

정말 하늘에서 시공 중?

 

과거 바벨탑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제는 재료 낭비없이 효율적으로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는 것이 다른 점?

 

111 West 57th Street Image Sources: New York YIMBY, Hayes Davison, Corcoran, SHoP, and 111 West 57th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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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 뉴욕 억만장자 거리 NYC Billionaires' Row (2/2)

 

** 본문은 있었던, 있는 사실에 의거한 제 생각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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