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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Architecture/노트 Note

블록 쌓기 - 조적식 구조

Brett D.H. Lee 2020. 11. 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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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감이 거친 검정색 벽돌manganese brick과 투명유리블록이 사용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Comedor Restaurant.

돌을 쌓아 올리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구조방식 중 하나인 조적식구조이다. 이후 점토와 셰일을 구워 만든 벽돌과 콘크리트 블록CMU등이 출현하며 다양하게 '쌓아올리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쌓는 것은 어린 시절 누구나 블록이든 모래든 어떠한 물체로든 한번쯤은 해보는 행위이다. 그만큼 우리는 어떤 형태를 만들기 위해 본능적으로 쌓아올리는 것을 아는 것일까? 19세기 철골구조의 출현 이후 모더니즘을 거치며 '피부와 뼈' skin+bone 의 국제양식International Style이 현재 건축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끈한 유리파사드와 넓은 스팬span이 평면구성을 자유롭게 하여 효율적인 내부공간과 더 빠르고 유연한 스케쥴의 시공을 가능케 했다. 그래서인지 면적단위로 건물의 투자성을 따지는 자본주의 주도하에 이 매끄러움과 효율성은 무조건적 맹신을 낳은 것 같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거칠거나 러스틱한 공간도 주목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가지 양상roughness and smoothness이 중첩될 때 멋진 건축이 나온다고 믿는 편이다. 새로움은 융합과 통섭에 있다.

 

반투명콘크리트 블록이 인상적인 2010년 샹하이 엑스포 이탈리아관. 우측의 유리파사드의 모듈과 같은 사이즈. 가만보면 어디가 유리이고 콘크리트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반투명translucent콘크리트는 구조적으로 일반 콘크리트와 비교해도 크게 약하지 않다.
벽돌을 스크린으로 활욜한 방콕의 한 주택. 2층에서 아래 높은 층고의 거실/중정이 보이되 침실주변 복도가 프라이버시를 유지한다. 그리고 이 메커니즘은 중동의 바질Barjeel처럼 공기순환을 유도하는데, 내부를 여름엔 서늘하게, 겨울엔 따듯하게 유지한다.
코모도어 레스토랑Comodor Restaurant의 입구와 내부에서 보이는 길거리 전경 일부. 검정의 매싱과 반투명이 교차한다. 
노출된 CMU 콘크리트블록으로 마감한 Sawmill House (Olson Kundig Architects)

 

독일 쾰른의 콜룸바미술관 Kolumba Museum, Cologne, Germany
980년부터 2차세계대전 때 파괴되기 전까지 이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 콜룸바 성당St.Kolumba는 그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건축가 피터 줌터는 이 터를 그대로 두되 시간의 적층을 표현하듯 특유의 얇고 긴 블록을 이용하여 미술관을 쌓아 나갔다. 특히 이 공간은 그 유적을 거닐수 있게 최소한의 도보다리를 놓았다. 형상이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보다 이 블록사이로 들어오는 이 추상적인 빛은 더욱 엄숙하고 아름다웠다. 실제로 거닐면 실내 조명과 햇빛에 따라 시간별로 다 다른데, 별이 빛나는 듯하다.
쌓아올린 시간의 적층Strata

조적식 구조의 장점 (Benefits from Masonry construction)

벽돌 및 석재료는 불연성으로 화재방지 효과가 있다. 벽난로는 이와 같은 이유로 예전부터 벽돌이나 돌로 마감을 해왔다. 또한 해충, 부패, 날씨같은 자연재해에도 높은 저항력이 있다 (이는 목재에 비하면 아주 큰 매력이다.) 그리고 작업자의 지식과 기술에 따라  그 결과가 많이 달라지는데, 제데로 시공했을 시 위의 사진처럼 매력적인 러프한 표면과attractive rustic quality와 큰 하중을 버티는 내구성high compressive weight load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조적식 건설에는 돌, 콘크리트블록, 시멘트 등 무거운 재료가 많이 쓰이는데 이때문에 운송에 신경써야한다. 또한 석조 구조물 전반적으로 기초에서 침전이 발생하면 마치 모래성 무너지듯 한번에 손상이 크게 가게되므로 습기침투에 유의해야하며 폭우,동결 조건에서는 작업이 불가하므로 날씨에 따라 작업 스케쥴을 조정해야한다.

 

- 벽돌은 그 단위와 크기가 균일하기 때문에 고도로 숙력된 노동력이 필요하진 않다. 또한 가볍고 취급, 운반이 쉬우며 가격이 데체로 저렴한 편이다. 벽돌 벽은 구조적 요구사항에 따라 얇게, 또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장력과 비틀림, 하중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 지진손상에 취약하다. 하지만 당연히 콘크리트 블록 및 다양한 보강재로 어느정도 내구성을 지닐 수 있다. 또한 건물의 '미용'목적으로 철골구조에 벽돌만 쌓을 수 있긴하다.

 

- 석재는 재료자체의 내구성과 내후성이 뛰어나 보행량이 많은 건물에 주로 쓰인다. 또한 다양한 색상과 질감, 크기가 있어 재료 본연의 미를 표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벽돌은 계속해서 틈새를 메꿔주는 repointing이란 작업을 해야하는 반면, 석조건물은 유지, 보수, 수리가 굉장히 적은 편이다. 시공시간이 다소 오래걸리는 데체로 실사용면적이 줄어들 수 있는 단점이 있어 석조건축은 숙련된 시공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 콘크리트블록은 날씨, 해충, 곰팡이, 화재에 매우 강하다. 블록운반 비용이 높을 수 있지만 재료 대부분은 어디서나 공급이 가능하고 워낙 다양한 규격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요즘 러프한 rusticated한 표면을 건물 일부 혹은 전체에 표현을 많이 하는데 그 표면 마감 및 색상조정이 (이제는 투명도까지) 다양하게 가능하다. 또한 요즘들어 이 블록들을 재활용 재료로 사용하는데,  단열,소리,습기방지에도 강해서 여러모로 친환경적 요소도 충분이 고려하여 건축을 할 수 있다.

다만 무겁고 다루기 힘드므로 다수의 인력이 필요하고, 강화시멘트 콘크리트 구조물에 필요한 철제의 양을 증가 시킬 수 있고 완공 후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보수가 힘들 수 있어 시공에서 특히 모든 배선, 배관, 배수 등에 신경을 써야한다.

 

필자가 근무했던 암스테르담의 UNStudio의 작업 (2018~2019). brick work을 이 정도까지 끌고 갈 수 있다니.
UNStudio의 또 다른 작업 (이건 곡면 유리에 대한 연구이긴 하지만 벽돌작업도 눈에 띈다.
MVRDV의 샤넬 스토어프론트 작업의 2,3층 부분. 유리블록glass brick과 3층의 일반 벽돌traditional brick의 병치

마지막으로 암스테르담에서 무엇이 기억에 나는가 하면 재료면에서는 단연 희한했던 벽돌작업을 꼽는다. 앞으로 배울 것이 한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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