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가 [Artist]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달콤한 사탕으로 조형을 만들고 사진을 찍은 후 바로 그 원본 작품은 녹아 파괴되거나 그냥 파괴되어 결국 이 사진으로만 남기는 작가. 구성연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이렇게 녹아사라진 원래 조각은 우리의 삶이 달콤하기 꽃을 피우지만 결국 다 사라지고 없어지는 허무함, 그러나 이렇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어떤 '것'으로 기억 된다는 점을 표현한다.
구성연 작가노트
"<사탕>시리즈는 민화의 모란도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업입니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속적인 즐거움에 대한 소망을 황금이나 태양처럼 단단하거나 영원할 것 같은 대상이 아닌 잠깐 피고 마는 꽃에 기댄 마음은 이제 보니 퍽 소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순간 달콤하지만 결국 혀끝에서 녹아 없어지는 사탕처럼 세속적 욕망의 성취란 사실 속절없는 것이겠으나, 그 바람들이 아직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부질없는 갈망이 아니라, 지금 이미 펼쳐져 있는 현재에 대한 긍정으로 이루어지기를 나는 바랍니다."
그는 2014년 5월부터 7월에 당시에는 홍대근처 합정동 소재한 갤러리JJ (현재는 강남구 논현동) 의 <흔들리거나 멈추거나> 구성연과 유용상의 2인전을 했다. 당시 갤러리JJ에서 우리가 발표한 보도 자료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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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환경의 진동에 반응하게 되는 경로와 그 근원적 사건에 주목하고자 한다. 칸트에 의하면, 감각이란 단지 어떠한 것을 인식하게 하는 질료일 뿐이라고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미처 인지되지 않았던 날 것으로서의 감각은 하나의 사고(accident)처럼 몸 전체를 뒤흔들며 온전히 존재하게 된다. 이처럼 순간의 사고처럼 벌어지는 감각은 눈에서 입으로, 손으로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지 채 알아차리기도 전에 모든 감각을 건드려 손끝으로 맛이 느껴지고 눈으로 향기를 느끼고 차가움을 맡게 되는 것이다. 유용상, 구성연 작가는 각각 와인과 사탕이라는 독특한 오브제를 사용하여 이러한 작용을 확연히 불러일으킨다.
(중략)
탐스러운 색색의 꽃들이 화면에 가득한 구성연 작가의 작품은 언뜻 보면 사랑스럽고 달콤하다. 그것이 사탕이라는 것을 알기 이전부터도 그러한데, 잇달아 오는 감각들은 매끄럽고 차갑다. 통상적으로 사랑스럽고 달콤한 것과 차가움이라는 것은 매우 이질적인 요소임에도 작품 속에는 그것들이 동시에 있다. 그 이유는 이미지가 탄생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엿볼 수 있다. 구성연 작가의 꽃은 겨울에 핀다. 작가는 매년 추운 계절에 사탕들을 일일이 깨고 다듬어 수많은 꽃을 만들어내는 장인 기질을 발휘하고, 여름이 오기 전에 그것들을 정성껏 연출하여 사진으로 담아낸다. 사탕이라는 오브제의 특성상 차가울수록 그 꽃은 더욱 풍성하고 탐스럽게 열린다. 그렇게 핀 꽃은 여름이 시작되면 녹아서 사라진다. 한 겨울에 작가의 작업실을 가득 채웠던 색과 향기는 작품 속에서 그대로 멈추어서 보는 이에게 오롯이 전해진다.
와인의 흔들리는 씁쓸함과 사탕의 차가운 달콤함은 그렇게 맛으로 촉각으로 색으로 우리를 흔들어 꿈틀거리게 한다. 사진과 회화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회화 같은 사진, 사진 같은 회화의 모습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교란한다. 두 작가의 작품들은 전혀 다른 매체임에도 얼핏 공통점이 많다. 정교히 묘사되고 클로즈업된 이미지가 갖는 촉감적인 물질성과 극사실적 환영, 잘 꾸며진 무대처럼 연출된 이른바 미장센의 화면 등 시각적인 부분 외에 순간과 영원, 혹은 허무와 욕망, 실재와 허구 같은 쌍들이 읽혀진다.
강주연 | 갤러리JJ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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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1997 서울예전 사진과 졸업
1994 동국대 인도철학과 졸업
Solo Exhibitions
2009 <사탕> 트렁크갤러리, 서울
2007 <팝콘> 갤러리쌈지, 서울
2005 <화분> 프로젝트스페이스 집, 서울
2004 <모래> 덕원갤러리, 서울
2001 <유리>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2000 <나비> 서남포토스페이스, 서울
Group Exhibitions
2014 사진의 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3 love actually, 서울미술관, 서울
2013 향기가 움트다, 일우아트스페이스, 서울
2012 매화가 있는 정원, 환기미술관, 서울
2012 art and cook,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1 hello tomorrow, CAIS gallery, Hongkong
2011 행복을 부르는 민화,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 서울
2010 10th포토페스티벌-After 2010, 가나아트센터, 서울
2010 <오, 명화>, 경기도미술관, 안산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외 다수
** 이 시리즈의 나온 것은 작가와 갤러리JJ의 지적재산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www.galleryjj.org
@galleryjj.seoul
@brettd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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