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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미슐랭 레스토랑 AQUAVIT - 북유럽을 품은 파인다이닝 Scandinavian Fine Dining

Brett D.H. Lee 2021. 4.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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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지난 3주가량 너무 바빴었는데 이제야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죄송한 마음에 포스팅 2개 올리며 다시 꾸준한 블로거가 되도록 다짐합니다.^^ 우선 첫 번째는 어제 경험한 북유럽식 파인다이닝, 그리고 두 번째는 세계여행/해외생활기 시리즈의 네덜란드-하를렘 편으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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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돌아와서 2주간 스스로 자가격리도 마치고, 백신도 1차 접종하고 열심히 근무하다가 어제 저녁, 무려 14개월만에 뉴욕에서 외식을 했습니다. 물론 지난 반년 정도는 한국에 있었으니 외식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뉴욕에서는 무서워서(?) 이렇게나 오래되었다는... (지난 2020년  3~8월에 뉴욕 상황이 너무 안 좋았어서 외식은 포기했었죠.) 이제 다시 LA로 이사가기전에 친했던 지인 3분과 함께 간만에 파인다이닝을 하러 나갔지요. 우리의 타겟은 뉴욕 미드타운에 자리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AQUAVIT입니다. 워낙 미식가인 지인덕에 온갖 파인다이닝하러가서도 매번 헤드셰프나 매니저가 직접 나와서 설명해주고 메뉴에 상관없이 마구주는(?) 서비스를 받았어서 언제나 믿고 따라갑니다. 이제 고고!

 

(참고로 저의 모든 포스팅은 존대어아니고 그냥 개인 기록형식이라 밋밋한 어투입니다.^^)

 

www.aquavit.org/

 

 AQUAVIT 레스토랑 주소는

 65 EAST 55TH STREET, NEW YORK, NY 10022

 5번가 애플스토어, 트럼프타워, 록펠러센터 등에서 멀지 않은 중심에 딱 자리한다. 

출발~

 

주말 저녁. 정말 사람이 가끔 보인다... @ 파크애비뉴

 

Aquavit은 커다란 오피스 건물의 1층에 저 귀퉁이에 자리한다. 건물이 못 생긴건가... 그리고 사람도 아무도 안보이네. 코로나의 여파가 이정도인가;;;

 

가까이 다가가니 안에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 같다. 역시 실내에 다들 있구먼

 

음식사진은 열심히 찍었는데 어쩌다보니 실내 풍경을 찍은게 없다 ㅠ 다들 너무 차려입고 고요히 밥을 먹길래 관광객(?)처럼 보이기 싫어서 ㅎㅎㅎ 실내 사진은 NY Times에서 이곳의 오너이자 Executive Chef 및 Pastry Chef인 엠마Emma Bengtsson를 소개하며 실은 사진으로 대체.

 

입구를 들어서면 호스트가 서 반겨주고 그 뒤로 이렇게 식전주를 홀짝대거나 술만 마실사람을 위한 라운지바가 있다. 

 

그리고 왼편으로는 이렇게 30테이블이 될까말까한 작은 홀이 있다. 코로나때문에 간격은 위 사진보다 더욱 띄어놓았고 약 15개 테이블의 손님만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그 15개 테이블은 완전 만석. 내부는 전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이분이 셰프 Emma Bengtsson. 원래는 디저트만드는 Pastry Chef였는데 이곳의 오너가 엠마에게 Executive Chef자리를 넘겨주고 떠나면서 엠마가 결국 오너가 되어 지금까지 AQUAVIT을 이끌고 있다. Pastry Chef가 헤드셰프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보통 메인 디쉬를 만드는 셰프들이 헤드가 되는데 여긴 어쨋든 독특.. 엠마도 실은 모든 디쉬를 직접 다 개발해내며 지휘자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서 우리는 이 레스토랑에서 만드는 것을 다 맛볼 수 있는 Full Tasting Menu with Wine Pairing을 하였다. 원래 테이스팅 메뉴는 무려 15코스인데 역시 코로나여파로 인한 인원감축으로 원래 있던 5코스를 재구성하여 테이스팅 메뉴로서 서빙한다. 물론 15개를 5개로 줄였으니 한 디쉬당 양이 늘었다. 그런데 막상 먹는데 보면 각 코스에 A파트, B파트 등 나뉘다보니 실제로는 한 9가지를 먹은듯;;; 와인, 샴페인, 이곳의 시그니처 juice와 AQUAVIT 증류주 등도 죄다 한 병씩 주더라...

우리는 customize 된 식사를 했기에 가격은 1인당 팁 포함해서 $300이었다.

 

실내는 전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으로만 구성되있다. 굉장히 무드있고 정갈한 테이블 위의 모습. 

 

일단 식전 샴페인. 피노누아.

 

BEET를 넣어만든 훈제향 가득했던 식전주스. 되게 오묘하다. 야채주스인데 위스키처럼 훈제된 향도 나고..

 

첫 애피타이저. 왼편에는 개구리알같은 시아 씨앗이 동동 떠있는 오이와 북유럽 초록토마토를 착즙한 주스. 오른편은 북유럽의 각종 허브와 북유럽 배추(잎은 시금치같이 생김)가 나물처럼 버무려져 따듯한 감자무스에 올라간 타르트. 아주 얇은 크러스트의 바삭함과 야채의 아삭함 그 사이에 구름처럼 모든 것을 묶어주는 따스한 무스가 정말 압권. 1개 더 먹고 싶을 정도.

 

굉장히 특이한 주스였다. 뭉글뭉글한 씨앗과 시원한 것 같은 느낌의 착즙된 야채의 물(?)이 식도를 깨끗이 씻어내주는 북유럽의 청량한 공기같았다. 맛은 살짝 시큼한 토마토와 오이 물. 주스라고 하기엔 너무 물같았다.

 

그리고 조금 달았던 화이트 와인.

벌써 술 3종류째.

그리고 감자와 양파를 곱게 갈아만든 매쉬드 포테이토+어니언에 고소한 견과류와 꽤 두둑한 양의 캐비어. 아니 매쉬드 포테이토에 양파를 갈아넣고 짭짤하게 하니까 이렇게 캐비어를 잘 감싸줄수가. 캐비어 알이 다시 어미 뱃속으로 들어가는듯 따뜻하고 포근한 무스안으로 쏘옥.

 

그것과 같이 먹으라고 준 스웨덴식 와플. 보기엔 그냥 와플같지만 엄청 얇다. 씹으면 바로 바사삭하고 부셔지고 꽤나 짭짤했다. 

대리석으로 된 수저에 캐비어. 꿀꺽.

 

그리고 특이하게도 식전빵이 전식이 다 나온 후에 등장. 엥? 왜냐고 물으니까 여기 식전빵은 꽤나 묵직하고 양념이 되어있어 본식과 전식 사이에 나온다고 한다. 각종 곡물로 만들어서 한 입을 베어무니 정말 여러가지 곡물의 향과 맛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여기에도 훈제향이 장난아니게 많이 난다. 빵에서 오크통과 고기의 훈제향이 나다니. 신기방기. 근데 묘하게 어울리고 중독성이 있다.

 

그 다음은 북유럽의 아주 작은 양파를 저민것과 광어회fluke. 초회같은 비주얼인데 신맛보다는 아주 고소한 수프에 찍어먹는 느낌이다. 그리고 저 잎사귀는 cabbage랬는데 엥? 생긴것은 클로버같은데 배추의 일종이란다. 더 재미난 것은 씹는순간 이 도톰한 잎에서 꽤 많은 양의 물이 나온다. 마치 연꽃잎에 담긴 물같다고 할까. 이 조합은 뭐지? 하면서 재밌게 먹었던 디쉬.

 

그 다음엔 대구 cod이다. 역시 대구는 보드라워. 옆에 담긴 야채는 Ramp라고 하는 것인데 언뜻 시금치같이 생겼고 맛은 양념을 해서인지 몰라도 백김치 같았다 ㅎㅎ 생각보다 훨씬 한국적(?)인 맛이 강했던 대구요리.

 

아차 술을 한참 먹다가 이제 찍었다. . 이 레스토랑에서 직접 만드는 술 2가지인데 왼쪽은 그 다음 나올 오리고기를 위한 포도주스 마리아주이다. 오른쪽은 레스토랑 이름과 같은 Aquavit 증류주. 여러가지 맛이 있는데 나는 gooseberry맛. 그냥 보드카에 베리주스 넣은 듯한 느낌?

 

그리고 너무 잘 구운 오리고기. 역시 북유럽의 야채 나물(?)과 함께 나온다. 어찌보면 한국 나물과 비슷. 야채를 데쳐서 양념에 버무려 사이드에 꼭 이렇게 나온다. 이 야채는 뭔지 안 물어봄.. 약간 해초에 무채가 들어간 느낌의 사이드. 어쨋든 오리는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육즙이 아주 일품. 

 

그리고 후식이 시작되기 전 치즈 3종류와 오렌지 마멀레이드, 곡물 비스킷이 나왔다. 푸른곰팡이 치즈가 여긴 생각보다 톡 쏘지 않고 부드러워서 먹기가 편했음.

 

그리고 이곳의 하이라이트. 신기하게도 모든 메인디쉬보다 엠마의 명작인 Arctic Bird's Nest. 북구의 새 둥지. 둥지는 일일이 선을 그어서 구워낸 바삭한 pastry이고 그 둥지 안에는 goosebery 셔벗이 들어있다. 그리고 새알은 엠마가 일일이 모양을 잡아서 만든 아이스크림 (안에 오렌지 셔벗으로 된 노른자도 있음!!! 디테일ㅎㅎ)위에 화이트초콜렛으로 알껍질을 만들고 다시 다크초콜렛을 분사해서 점박이 알로 만든다. 그리고 둥지 주변으로는 식용꽃과 말린 베리류, 코코넛 칩, 식용 금, 허브잎 등이 마치 자연속의 아름다운 새 둥지를 떠올리게 하듯 흩뿌려져 있다. 이것 깨부셔가며 먹기가 아까울 정도.

 

이제 이 '새 둥지'에 '눈'을 조금 뿌려준다. 얼려서 grind가루로 만든 요거트이다. 곧 입으로 들어갈 아이스크림에 시원함을 더욱 북돋아준다. 한 입 크게 먹자 정말 입안에서 자연의 맛이 파티를 여는 듯했다. 꽃과 허브, 베리의 향, 북유럽의 눈처럼 시원하다못해 시린 셔벗과 아이스크림의 믹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혀를 터치하는 달콤한 초콜렛과 코코넛의 고소함. 아. 난리났다....

 

배가 이제 터질듯이 불러오는데 너무 이쁜 '스웨디쉬 프린세스' 케잌과 수제 초콜렛과 젤리. 케잌은 정말 솜처럼 가벼웠고 초콜렛은 오렌지향이 가득했다. 젤리는 수박과즙 마시는 듯한 시원함이 좋았다.

 

아쿠아빗은 식사가 끝나고 계산할 쯤 손님에게 이렇게 선물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완전 훈제향이 올라오는 피라미드 모양 입자를 가진 소금. 나중에 집에서 요리할 때 넣어 먹어야지. 룰루~

 

 

 

마지막으로 현재 아쿠아빗의 메뉴를 올리며 식사 후기를 마친다. 

참고로 이 포스팅에서 우리가 먹은 것은 아래 나온 tasting에서 몇 가지 추가됨. 술도 원래 pairing 보다 조금 더 나왔다.

 

** 이제 네덜란드 해외생활기 겸 미술관/건축이야기 포스팅 곧바로 올라갑니다~**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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