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가고 싶었던 북아프리카 나라 중 하나인 모로코에서 2주동안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사하라사막과 아틀란스 산등성이에서 보내는 것은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나의 싸구려 네덜란드 핸드폰은 아예 통신불능 상태였다. 그저 눈 앞에 주어진 자연환경을 즐겼다.
내가 모로코를 콕 찝어서 회사 스케쥴이 허락하는 최대한으로 길게 여행하고픈 것은 이집트와 터키처럼 대륙의 사이에서 여러 문화가 교차하며 복합적인 문화가 생겨난 곳이어서이다. 보고 느낄 부분이 절대적으로 많다. 예전부터 이 곳은 이슬람계가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뻗어가려는 교두보였다, 그래서인지 모로코 여행하는 동안 스페인어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렸다. 프랑스어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고대 로마시절의 수많은 유적과 한니발의 흔적, 그리스에서 먹었던 지중해의 공통된 식재료, 이슬람의 영향으로 문화적으로는 중동에도 포함되는 모로코. 몽골인처럼 유목생활을 천여년을 해온 사하라 사막의 베르베르인과 함께 한 시간.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기 위해 아예 도시를 만든 것 같은 여러 세트장과 마치 바벨탑이 현존하는 것 같은 마을, 유럽인들이 자주 놀러오는 대서양의 핫플레이스, 수많은 문인들이 들러 작품을 썼던 탕헤르, 땅에 물감팔레트가 설치된 듯한 가죽공장 등... 2주 내내 매일이 두근대고 바빴다. 그 많은 스토리를 조금이나마 사진과 함께 추억하며 소개하고프다. ^^
험프리 보가트Humprey Bogarth와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이 주연으로 출연하여 2차세계대전 당시 유럽을 탈출하여 미국으로 가려는 수많은 난민들이 모인 이 항구도시에서의 절절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 <카사블랑카> (1942)는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로 '하얀 집' 이란 뜻인 casa (house) + blanca (white)이다. 원래는 포르투갈이 15세기에 먼저 식민지로 건설하였으나 포르투갈 왕국이 스페인 지배하에 있는 동안 스페인어로 바뀌었다. 두 언어는 매우 유사해 어차피 Casa Branca에서 Casablanca로 미세하게만 변형된 것이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안파'Anfa가 있는데 이게 중세시대부터 아프리카 북부에 퍼져있던 유목민족, 베르베르인Berber이 부르던 명칭인데, 많은 중세 회화와 지도에는 이 곳이 Anfa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그 당시 모로코가 프랑스 보호령으로 있었어서 프랑스어 간판이 많이 보인다. 지금은 다시 이슬람 국가로 아랍연맹 안에서도 힘이 강력한 국가이다. 이토록 여러 문화와 식민지배가 버무려져서 탄생한 나라, 그리고 특히 이 카사블랑카는 세계여행자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 중 하나이다.
기차표. 중간에 갈아타야한다. 내려서 그 자리에 있으면 오는 다음 열차를 타면 된다고 했다.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가는 기차는 약 2시간마다 있고, 다른 주요도시도 1~2시간안에는 그 다음 기차가 온다. 가격도 저렴. 90디르함+40디르함= 130디르함 = 만오천원 정도 ($14 USD). 나는 당일현장구매였지만, 온라인 예매하면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다.
필터없이 그냥 올리는 모로코의 풍경사진.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대지가 어떻게 저렇게 붉지? 흙이 완전 적색이다.
모로코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아틀라스 산맥은 아프리카 북부에서 가장 높은 산 아틀라스 (4,165m)가 있는데, 그 일대가 꽤 높은 고원지대이다. 그래서 낮밤의 기온차가 굉장히 크고 건조하다. 참고로 아프리카 최고봉은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에 있는 킬리만자로 (5,895m)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Titan신족의 아틀라스가 왜 이곳 아프리카 북서끝 모로코에 있을까? 이유는 당시 사람들이 생각한 세상의 서쪽 끝이 대서양이고, 서쪽 바다와 마주하는 현재 모로코 지역의 높은 산맥이 신들의 저주를 받은 아틀라스가 세상을 받치는 형벌을 받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신화에 따르면 페르세우스가 고르곤을 죽이고 돌아오는 길에 이 곳에서 잠자리를 청했는데, 아틀라스가 이를 거절하자 화가 난 페르세우스는 고르곤의 머리를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놀란 아틀라스는 돌로 변하여 지금의 산맥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대서양 또한 그의 이름을 따서 Atlantic Ocean으로 불린다.
그리고 현지 사람들
그렇게 5시간은 금방 흘러 마라케시에 도착하였다. 모로코 여행의 꽃인 마라케시. 실은 유럽인들은 모로코 여행 시 마라케시를 먼저 그리고 많이 들른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의 역과 공항은 특별히 돈을 더 들여 관리하고 있고, 마라케시 공항은 심플하지만 bold한 디자인으로 한동안 많은 잡지에 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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