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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2/3)

Brett D.H. Lee 2021. 11.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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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네덜란드 로테르담 -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1/3)

 

중앙역에서 걸어내려오다보면 우측으로 (서쪽방향) 이렇게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신축한 오피스 부분이 보인다. 뒤로 총총 걸어가면 붉은 벽돌로 된 본관.  

 

로비 전경

 

오늘은 전시 전경과 이 곳의 컬렉션에 대해 간단히 둘러보자.

미술관 전반적인 역사와 현재 신축한 수장고 설명은 1편에서..

 

첫 시작은 어딜가나 그렇듯 고대나 중세부터. 

성화는 내가 잘 몰라서 빠르게 보았다.

 

그라니 히에로니무스 보쉬 Jheronimus Bosch는 예외. 그로테스크의 끝판왕 같은데 그 매력이 장난이 아니다. 참고로 히에로니무스 보쉬 센터는 네덜란드 작은 소도시, 덴 보쉬 Den Bosch에 있다 - 보쉬 센터 포스팅은 여기에

 

현재 두 작품은 수장고 Depot에 들어가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밖에 있었다. 언제든 미술관은 작품을 이랬다 저랬다 바꿔거는데 뉴욕에 살면서 메트로폴리탄이나 모마는 거의 매주 들락날락하며 그림들이 이동하는 것(?)을 직접 보게되었다. ㅎㅎ 미술관도 열일을 하며 끊임없이 그림을 여기저기 다르게 배치하는 중. 암스테르담에선 매주 국립미술관을 들렀는데 생각보다 유럽의 대표작들은 쉽게 자리이동이 없다.

 

어쨋든 좌측의 작품은 The Pedlar, 1500., 우측은 Saint Christopher, 1490.

보쉬의 그림은 성화를 그려도 "성스럽다"보다는 실제 인생의 고난을 다 짊어진듯한 느낌과 그로테스크한 인간의 삶, 부조리를 낱낱히 파헤치는 듯해서 너무 좋다. 실제 인생은 결코 아름답고 행복하지많은 않다. 멀리서 남의 인생을 바라보면 그렇겠지만 가까이 보면 각자의 고통이 있게 마련. 특이하게도 성인saint을 그렸는데 배경에는 동물을 잔인하게 목 메달아 죽이는 인간의 모습, 적나라하게 찢겨진 물고기의 뱃가죽, 강간하고 달아나는 듯한 현장, 이상한 괴물같은 형상들, 깨진 항아리 내부에 불타는는 건지 피가 끓는건지 붉은 내부 등... 

보쉬의 그림에는 많은 무서운 디테일이 숨어있다. 일례로 필자는 축축하고 어두운 주말에 보쉬센터에 갔었는데 그 고요한 교회건물 내부에서 정말 무섭지만 편안했던 이상한 경험을 했다. 인간의 본성이 그런 것이니... 했던건지 아니면 그 악마적인 것 마저 수용할 용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래는 예로 하나 추가해보는 보쉬의 작품. Christ in Limbo, 1575

 

 

 

얀 반 아이크 혹 휴버트 반 아이크의 '무덤가의 세 마리아' (1425~35). 아직 정확히 어느 작가의 작품인지 판별이 나지 않은 작품이다. 미술관의 목적으로는 이렇게 그림의 진품여부를 각종 연구를 통해 판가름 해주는 것도 있다. 지금은 수장고의 각종 연구실에서 다양하게 진행 중. 관람객들은 신축된 수장고 Depot에 직접 들어가서 직원들의 작업들도 어느 정도는 엿볼 수 있다. +_+

 

어떤 그림은 앞면의 작품 외에 뒷면에도 이렇게 스케치나 또 다른 습작이 숨겨져 있는데 이렇게 유리 박스로 봉인해서 양쪽을 다 볼 수 있게 해주니 그림 복원에도 관심을 가게 만든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그림은 물론 많은 문화재의 복원과 유지 작업. 

 

피터 브뤼겔의 바벨탑 디테일. 

Pieter Bruegel, The Tower of Babel, 1568 

 

당시 부유했던 네덜란드 브루주아 계급의 가정의 모습과 풍속화를 많이 남겼던 페이메이르, 렘브란트, 피터 드 회흐, 프란스 할스 등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네덜란드 황금기Dutch Golen Age의 화가 Emanuel de Witte. 동시대의 Vermeer와 비슷한 것도 있지만, 이 작가는 건축, 공간자체에 집중을 한 것이 많다. 위는 언뜻보면 de Witte이 아닌 줄... 

 

엠마누엘 데 위테의 <델프트의 구 교회 내부> Interior of the Oude Kerk, Delft, 1650

 

가장 보편적인(?) 네덜란드 황금기의 풍속화. 정말 하도많이 봐서 이제 뭐가 뭔지 가끔 헷갈린다는

 

그리고 이 곳의 명물. 가장 하이라이트인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Maurizio Cattelan의 <무제 (맨홀)> Untitled (Manhole), 2001.

아마 카텔란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더라도 2019년 아트바젤에서 바나나를 벽에 테이프로 붙인 Comedian, 뉴욕 구겐하임 화장실 한 곳에 실제 사용가능한 황금변기를 설치하고, 또 교황이 바위에 맞아 쓰러진 작품으로 세계를 떠들석하게 만든 작가라고하면 아~! 하고 금세 회상할 수 있다.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에서는 미술관 바닥 자체를 정말 파내고 사람이 아랫층에서 기어올라와 작품을 감상하는 희한한? 작품을 선보인다.  어딜가나 끊임없이 이슈를 몰고 다니는 카텔란. 정치, 사회적으로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내며 누군가에겐 신이 되고, 누군가에겐 악마가 된 작가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속으로는 생각하고 답답해하는 것, 혹 위선 속에 있는 우리의 어두운 마음을 속 시원하게 뚫어주는 쾌감도 있는 블랙 코미디언 같은 존재이다.  

 

그의 말을 따오자면:

"내 작업은 단지 이미지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것. 말로 떠드는 대신, 힘 센 이미지로 생각을 전파하고 싶다."

 

2016년 뉴욕 구겐하임에 설치된 실제 황금 변기. <아메리카> America, 2016.

이것때문에 관람객들이 무조건 대소변을 보려고 이 화장실 앞에 줄을 길게 서는 장관(?)을 연출했다. 진짜 제데로 자본주의의 양면을 비꼬는데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고, 사람들은 그렇게 욕하면서도 똥싸려고 줄을 서는 희한한 심리전을 보여주었다. 웃긴 비하인드 스토리로는 약 70억원에 낙찰된 이 작품은 2019년 전시 도중에 도난당했다. 이 또한 자본주의와 인간의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 생각된다. 

 

카텔란의 <9번째 계시> 1999. 교황 요한 바오르 2세가 운석에 깔린 모습인데. 카텔란이 천주교의 모국인 이탈리아인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종교계에서는 당연히 그가 악마라고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해하려고도 했다. 이 정도면 이 작가는 정말 목숨을 걸고 작품활동 하는게 아닌가 싶다. 카텔란의 해명으로는 이 작품은 신성모독이 아니라 단지 교황도 다른 인간처럼 아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할 뿐이라 했는데, 정말 할말이 없게 만드는 해명 ㅎㅎㅎ 필자는 여기에 어떤 의견도 표현하지 않겠다. (무서워ㅠㅠ)

 

기도하는 어린 아이의 뒷모습인가? 했는데 앞을 보니 히틀러이다. 이 작품은 <Him> 1999. 하필 이것을 선보인 곳이 폴란드여서 더욱 논란이 되었고 맹비난을 못이겨 이듬해 바로 철거하였다. 카텔란은 히틀러가 어릴 적 로마 카톨릭 교인이었는데 종교에 대한 풍자,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풍자였다고 해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가장 논란이 컸던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 Comedian 2019. 

아트 바젤 Art Basel에서 벽에 진짜 바나나를 테이프로 붙여놓은 것인데 무려 $120,000 약 1억 5천만원에 팔렸다. 3개의 에디션이 있고 1개의 AP (artist proof)가 있는 엄연한 limited edition작품;;; 웃픈?것은 이 당시 페어에 있던 바나나를 또 다른 퍼포먼스 아티스트 David Datuna가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 뜯어서 먹어버렸다. ㅎㅎㅎ 작품이 사라지는 순간이자 더더욱 논란이 증폭되는 순간이다. 과연 이 작품은 그럼 언제 사라지는 것일까? 썩어서 문드러질 때? 먹었을 때? 아니면 역사 속 이렇게 영원한 이미지로 남을까? 현대미술의 대한 풍자일까? 많은 철학적 화두를 던져대는 그의 작품은 아직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아무튼 다시 보이만스 반 뵈닝겐으로 돌아와서...

카텔란의 작품과 함께(?) 다른 작품들을 감상 중 ^^

 

여긴 고흐, 고갱, 앙소르, 르동, 마네, 모네 등 한국인에게 매우 익숙한 거장들이 한데 모인 전시장. 19세기말, 20세기 초의 작가들

생각보다 많은 고퀄리티 작품. 대작은 아니어도 각 작가의 색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컬렉션에 매료된다.

 

키스 반 동겐 Kees van Dongen의 매력적인 그림. 야수파와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반 동겐은 강렬한 색감과 심플한 구도로 캐릭터화한 인물화가 대표적이다. 마티스와 코코쉬카, 키르히너 등에 영향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한국에는 덜 알려진 작가이다.

 

반 동겐과 앙소르의 흔치 않은 그림. 사람, 캐릭터가 없이 그냥 빈 공간을 그들만의 어휘로 표현이 잘 되었다.

 

 

 

이 미술관에서 꼭 봐야하는 작가 중 하나로 살바도르 달리가 있다.

꽤 많은 양이 있어서 놀랐음.

 

달리와 마그리트의 작품이 있는 전시실.

 

기획전시실 빼고는 관람이 끝나서 아주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잠시 1층 복도로 나옴. 레스토랑으로 가는 복도도 알차게 네덜란드 가구, 인테리어 전시가 하고 있다.

 

여러 생활용품 전시.

 

탐나는 디자이너 의자들. 몇 가지는 개당 천만원도 웃돈다..ㅠㅠ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희한한 형상.

 

정확히 이것이 무슨 디자인 용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색감과 반질반질함이 매력적인 오브제.

 

뮤지엄 레스토랑. 이 곳은 크기로는 앞쪽 로비에 위치한 카페보다 훨씬 크고 뒤로 분수대와 초록초록한 마당이 있다. 

앞쪽 카페는 서빙도 해주고 파스타도 있고... 좀 더 딱딱한 분위기인데 뒤는 각자 먹고싶은 것 트레이에 담아서 끝에 계산대에서 결제 후 알아서 식사. 야외로 가도 되고 실내에 앉아도 되고..

 

두리번대며 먹을 것 챙기기.

 

 

생각보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실내에 앉기로.

 

오픈 연어 샌드위치와 식전빵, 그리고 Lassi. 왠일로 이런데 라씨를 팔지? 

 

식사 후 뒤뜰로 나와서 배를 꺼트린 후 패션 기획전을 보기로 한다.

 

한 20분 정도 걷고...  요렇게 전체적인 미술관의 옛 건물/본관을 찍고 나머지 전시를 보러 다시 내부로 들어간다.

기획전으로 패션의 현 주소를 짚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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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3/3) 에서 계속됩니다.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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