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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3/3)

Brett 2021. 11. 2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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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네덜란드 로테르담 -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2/3)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의 레스토랑. 전시실 안쪽으로 있는 곳인데 셀프서비스이다. (로비쪽에는 파스타도 파는 작은 카페가 있다).

아쉽게도 이 코로나 이후 이 두곳은 모두 문을 닫았으며, 현재 사진에 보이는 이 공간은 새로운 레스토랑으로 단장될 것이고, 현재 미술관의 레스토랑+카페는 1편에 소개했던 The Depot 수장고 건물에 위치한다. 미술관 자체만큼 중요한 위치를 가지는 수장고. 미술관 각 department 공간 간의 새로운 hierarchy를 만들어내는 보이만스 반 뵈닝겐의 수장고.

늦은 점심 식사 후 정원을 거닐다가 다시 입장.

 

이번에는 기획전을 살펴보러 윗층으로 향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매해 열리는 패션전시만큼 꽤 큰 규모로 기획한 보이만스 반 뵈닝겐의 The Future of Fashion is Now.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물론 현재 실험적으로 듣도 보도 못한 wearable을 소개한다. (wearable은 단순한 옷이 아닌 건축의 외피처럼 인간의 피부의 연장선처럼, 마치 신체확장을 위한 prosthetics 인공보철물같은 개념. 오감을 확장하고 신체가 외부와 기존방식과는 다르게 접점을 찾아가는 것.

 

처음 들어가자마자 관람객을 반기는 화려한(?) 해골. 주변엔 마치 로마제국 시절 광란의 파티에서처럼 포도주와 와인병, 각종 음식, 식기류가 널부러져 있다. 샹들리에도 레몬, 포도 등으로 ㅎㅎ 인간에게 패션이란 무엇일까? 패션의 어원은 라틴어인 factio (팍티오)에서 파생된다. 그 뜻은 '창조하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유행, 유행대상 등도 포함한다. 공장 factory (생산하는 곳, 공간), 제조 manufacture (manu + factum 손으로 +창조하다), 패션 fashion 등 많은 단어들이 파생되었다.

 

특정 감각, 감성, 스타일이 갖춰진 복식품이 어떤 문화권/집단에게 일정기간 duration동안 받아들여졌을 때 이를 패션이라 하였다. 그래서 그 '일정기간'이 지나면 F/W, S/S처럼 새로운 패션의 방향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류의 기원부터 생명체는 항상 생존과 번식의 도구로써 스스로 장식을 해왔다 - 이는 모든 동물도 같은 이치. 최초의 인류는 뼈 목걸이부터 몸을 뒤덮은 문신, 남근을 가리면서도 부각시키는 장신구 등 많은 것을 몸에 걸치고 새겨왔다. 바로 집단적으로 인정이 되는 패션의 시작인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이 전시에 선보이는, 또 맥퀸이라던지 판 헤르펜의 작품 또한 기괴하나 인식의 새로운 지평으로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엑스레이처럼 겹겹이 각종 안감 뼈대부터 보이는 옷. 이 작가의 창작 레퍼런스로는 코르셋이 등장했다.

 

마치 추상화를 입은느낌이 들 것 같은 드레스. 왠지 엄청 무거울...거 같음 

 

개인적으로 너무 열광하는 작가 이리스 판 헤르펜의 작품이 꽤 다수 있었다. Iris van Herpen.

네덜란드 패션 디자이너로 2007년의 그녀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런칭했다. 기성 오뜨꾸띄르와 현대기술의 정수를 한데 엮는 것으로 유명한데 2021년까지 이미 그녀는 모든 패션전시와 쇼를 다 섭렵했으며 (4대 패션위크, 메트로폴리탄 전시, 영국의 빅토리아&알버트, 쿠퍼휴잇 디자인 박물관, 파리 팔레 드 도쿄 등) 제작된 옷은 여러 컬렉터와 미술관에 즉시 판매될 정도이다. 주로 3D 프린트와 각종 3D 모델링 툴을 이용하여 옷을 거의 건축과 정밀의료수술하듯이 만들어 낸다. 재료는 강철, 아크릴, 구리판, 석고, 점토, 자석, 철가루 등을 이용하고 공기, 바람, 에너지, 자기장 충돌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통해 패션과 과학의 합작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옷 중에는 움직이는 것들도 있고 자기장을 만들면 철가루가 마치 고슴도치처럼 갑자기 일어나는 구두도 있다. +_+

2010년 그녀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내가 받은 충격은 아직도 유효하다. 

 

워터하우스의 오필리아를 상기시키는 작품 디스플레이. 3D print된 저 갑옷같은 옷을 보라...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였던 Iris van Herpen의 작품

한국의 대표모델. 수주도 헤르펜의 패션쇼에 자주 등장한다.

 

워낙 특이한 것이 많았지만 가장 논란과 충격을 많이 가져온 진공팩에 담긴 모델들. 사진에는 역시 모델 수주가 마치 영화 블레이드 3편 (Blade: The Trinity)에서 나왔던 흡혈귀를 위한 인간혈액 공장의 팩처럼 담겨있다. 실제 진공상태라서 호스로 호흡을 가끔하는 것 외에는 공기가 없어서 쇼가 끝날때는 산소부족상태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어려운 이벤트였는데도 프로답게 계속해서 아름다운 포즈를 선보이는 수주.

판 헤르펜의 작품은 단순히 충격과 진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각 작품에서 파생되는 아이디어들이 실제 체온에 맞춰 변형되는 옷, 신체 성장에 맞춰 늘어나고 줄어드는 옷, 무드에 따라 색상이나 질감이 변하는 옷, 등 여러 실험이 이뤄지며 패션에서의 4차산업을 이뤄내고 있는 대단한 실험인 것은 분명하다. 

이는 필자가 너무 존경하는 MIT 미디어랩의 교수님, 네리 옥스만 Neri Oxman도 진행을 하는 것인데 그 분은 건축, 공간에서의 디자인을 하며 wearable, environmental art도 활발히 하신다.

 

MIT의 네리 옥스만의 실험실/디자인랩에서 만들어낸 작품.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겠다.)

 

계속해서 다음 작가로... 앗 이것은 메트로폴리탄에서 선보였던 Comme des Garçons

 

?애벌래? 

 

입어도 입은 것 같지 않을 듯한 티셔츠. 엘리사 판 율렌 Elisa van Joolen은 패션을 통해 사회, 정치, 경제 이면의 문제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가이다. 패션 디자이너 전에 어떤 프로파간다를 만들어내는 예술가로서 이해하면 되겠다. 

 

왠지는 모르겠으나 꽤 멋진 검은 옷 5인방. 

 

복면가왕인가... -_- 다소 사도마조히즘 sadomasochism 스러운 느낌... 미학/철학책을 읽다보면 어쩌다가 사드 후작 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Donatien Alphonse François, marquis de Sade)이 언급될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보부아르의 <우리는 꼭 사드를 화형시켜야하는가?>와 쥐스틴의 <미덕의 패배> 및 사드의 언어/단어를 높게 평가한 롤랑 바르트까지. 사드에서 파생된 이미지중에 아무래도 저 얼굴을 통째로 감싸는 마스크는 잊혀지지가 않는데 저런 이미지에서 나오는 변태적인 것, 성적인 것, 더러운 것에 있어 떳떳할 사람이 진짜 몇 이나 될까 싶다. 아무리 거부한다해도 인간 대부분은 포르노를 보거나 생각하고 (성적 환타지 포함) 남의 생각이나 육신을 궁금해하는 관음증 환자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더러운 것은 아니다. 생존하고 번식하는 동물로서의 인간 본성인데 사회가 고도화되며 종교, 문화, 사회, 정치 등 각종 프레임 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뿐...

<오페라의 유령>의 가면무도회 masquerade.

 

전시를 보고 나오는데 복도에 달리Dali의 그림이 똬악.

 

1층 로비로 나가는데 여기저기 매달린 나무들이 미친듯이 헤드뱅잉을 하고 있다. 달달달 떨리는 고무 벨트에 묶여 굉음을 내며 떨고 있다. 자해적(?) 환경문제 작품인가

 

그 반대편에는 아이들이 신나게 유리창에 그림/낙서 중. 쉽게 지워지는 펜으로 언제든 그릴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유리창에 낙서하면 기겁을 할텐데. 역시 네덜란드. 아이들이 그림 그릴 수 있는 구역은 교육센터로 가는 로비 한켠에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놀이터.

 

그리고 예전에 있었던 수장고 일부 (아랫층)와 위층에 있는 전시실.

 

잠시 수장고에서 꺼낸 콜라쥬 몇 가지를 구경한다.

 

정식 전시는 아니고 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몇 가지 번갈아가며 꺼내놓은 공간. 고요하고 못 보던 그림을 볼 수 있어 좋다. 현재는 Depot 신축한 곳에 더욱 많이 전시되어 있음. 

미술관 수장고 일부가 유리창을 통해 보인다. +_+

 

나가는 길에 발견한 야요이 쿠사마의 Infinity Mirror Room.

 

언제나 봐도 신비한 그녀의 작품세계. 언제든 시공간을 뛰어넘어 다른 세상에 안착한다.

 

계단 위로 그물이 보여서 기어올라갔더니 피필로티 리스트 Pipilotti Rist의 작품이 있었다 +_+ 와.. 이 미술관 좋은 작가들을 복도나 숨은 공간에 잘도 숨겨놨네... 참고로 피필로티 리스트는 세계적으로 워낙 많이 전시를 했는데 주로 영상작업이 많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샬럿 리스트 Elisabeth Charlotte Rist.

 

누워서 딩굴딩굴. 그물 기어올라가고 내려가기 힘든 사람은 못 보는 작품?

 

이제 진짜 나가야겠다. 그 다음엔 어딜가볼까... 로비로 나가려는데 여전히 헤드뱅잉 중인 나무들. 왠지 불쌍해보인다... 환경문제 말하는 작품이긴한데 실제 저 나무들은 왠 생지옥...

 

굿바이~

아. 로비 입구 바로 옆에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하나 더 있다.

 

요렇게 생긴 작은 카페. 파니니나 파스타 등 간단한 음식도 제공.

 

미술관 예전 입구였던 부분.

 

 

다음엔 어느 미술관으로 향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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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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