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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여행 -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Wieliczka & 바르샤바 쇼팽 공원 (Ep. 9/9)

Brett D.H. Lee 2021. 6. 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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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여행 - 크라쿠프 음악의 밤 Krakow & 비엘리츠카 Wieliczka (Ep.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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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이라기보다는 마치 지하세계의 스틱스 강을 건너는 느낌으로 기억된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이야기를 이어간다. 헥헥 대면서 135미터를 내려오며 그 바닥에 보이는 푸른 빛 지하 호수는 매우 신비로왔다. 다시 하라면.... 그래도 또 내려갈 의향있음!

 

동굴? 광산?의 아래쪽에 흐르는 강, 호수 등 여러가지 지형이 있다. 왠지 스스로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가 된 느낌? 어딘가 그냥 길 잃고 헤메다가 보물이라도 발견할 것 같다. 

그리고 더 좁은 어딘가 틈새 crevass안쪽 깊이 들어간다. 이 계단은 누가 시공한거지? 이 좁고 가파르고 어두운 곳에 계단은 물론 교회 건물에 거대한 식당에 각종 부대시설 다 만들어 놓고 투어가 끝나면 엘레베이터로 지상으로 한번에 올라간다. 초고난이도 시공이겠다.. 위험수당은 더 많이 나오나? 왜 이런게 먼저 궁금할까... 직업병 도졌나보다.

 

 

뿅! 하고 지하 암반의 틈새로 계단이 관통하여 나온다. 그리고 다시 드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이 깊은 지하에 폴란드 최초의 통치왕조였던 피아스트Piast 왕가의 마지막 '대왕'  카지미에시3세 Kazimierz III Wielki 의 동상이 늠름하게 자리하고 있다. 분위기때문인지 더욱 엄숙하고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 Hades 처럼 무섭기까지 했다. 참고로 이 지명의 비엘리츠카가 바로 '대왕'을 뜻하는 폴란드어 Wielki (비엘키)에서 비롯된다. 즉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대왕의 소금광산이란 것이다. 

가끔 어미가 -i, -ka, -za, -z 등 마구 헷갈리게 있는데 영어, 폴란드어, 라틴어, 독일어 등에 한국어 표기법이 마구 뒤섞이며 쓰여서 언어학자가 아닌 나는 매우 헷갈렸다. 실은 이 글은 쓰는 지금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있음;;; 이쪽 언어학 하신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그리고 잠시 이 예배당에 모여서 설명을 듣는다. 이제 이 예배당의 반대편 문을 열면 그 유명한 St. Kinga's Chapel이 나타난다. 이 곳은 광산의 수백개의 chamber중에서도 가장 잘 보존되고 문화유산이 밀집되어 있는 공간인데 조각가 출신인 3명의 광부가 오랜 시간동안 만들어낸 역작이라고 한다. 그 세명의 이름은 Józef Markowski, Tomasz Markowski and Antoni Wyrodek이다. (그냥 영어나 폴란드어로 읽을 수는 있지만 한국어 표기법을 모름...) 이후 다른 광부들도 이 곳에 더 작품들을 첨가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내부의 모든 장식은 100% 소금이라고 한다. 이제 문을 열고 도데체 어떤 곳인지 살펴보자.

 

 

오마이갓!!! 지하에 이런 멋진 공간이. 정말 '지하 왕궁'을 지어놓으면 잘만 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더 신기한 것은 저 샹들리에부터 벽의 모든 장식, 부조, 조각, 단상까지 다 소금이라는 것.

 

그냥 이제 감상하는 시간.

 

소금 결정으로만 이토록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된다니! 자연과 인간의 손재주가 절묘하게 만난 작품이다.

 

아무리 봐도 100% 소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

 

벽에는 여러가지 성화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최후의 만찬>이다. 광부들이 만든 것인데, 그들은 진정 예술인이었다. 땅속에서 힘든 일을 하는 와중에도 이렇게 훌륭한 공간과 작품을 만들어 내다니. 

 

성인 saint들도 빠짐없이 벽 여기저기를 채우고 있다. 모두 암염 rock salt, halite 을 조각한 것. 실은 저 기둥부터 건물로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암염이긴 하다.

이제 chapel을 벗어나 이렇게 나무 장작 쌓아놓은듯한 구조물 아래로 난 터널을 통과해서 그 다음 챔버로 향한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가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간이 나타난다. 여기는 소금 광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챔버인 Michałowice Chamber이다. 중세부터 이어져온 채굴과 광산 구조물을 가장 잘 보존한 곳이지만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내부의 많은 장식이나 돈이 될 만한 것은 다 뜯겨져 나갔다. 그래도 이 구조물 자체는 그대로 남아서 천만다행이다.

 

신기해서 그냥 멍하게 위를 올려다보며 걷다가 헛디뎌서 넘어질 뻔. 중간에 있는 계단으로 계속 올라가면 어느새 사진에 보이는 천장부분에 도달하게 된다. 그 공간감을 느끼는 자체만으로도 여기서 체험할 것의 90%는 하는 것이다. 지상의 건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

 

그 위에는 이렇게 작은 기념품샵과 마실 것을 파는 곳이 있다. 아직 마지막에 있는 메인 식당과 뮤지엄샵은 아님. 살짝 더 가야한다. 

?!?? 살짝 더 간다더니 도로 이 험난한 길을 올라갔다. 다리몽댕이(?) 뽀개지는 줄. 여기에 투어는 ONE WAY 도 있지만 조금 더 긴 것도 있고, 가끔은 투어 구성원이 젊고 질문도 많이했고, 인원이 적으면 더 다닌다고 한다. ㅎㅎ 나는 운이 좋아서... 매우 많이 걸었다. 원래 2시간 조금 안되는 투어인데 3시간 가까이 돌아다닌듯. (허헉...)

 

중간에 그 3명의 광부/조각가의 한 명인 조세프의 이름을 딴 GROTTO도 만나고.

 

이제 식당과 뮤지엄샵이 있는 곳에 도착! 이곳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임을 알리는 대문짝만한 암염 부조가 투어의 끝을 알린다.  

 

잠시 광물 쇼핑을 하고... 실제로 희귀한 것은 작은 샘플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사를 자주하는 노마드에게는 사치품과도 같은 짐이 된다.

 

아침 9시반에 들어갔는데 이미 1시가 되었다. 원래 2시간정도 투어를 한 사람들은 이미 식사 다 마치고 자리를 뜨고 있더라. 광산에서 3시간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니 생각보다 더 피곤했고 배가 무척 고팠다. 양배추안에 다진고기와 야채를 가득 담아 푹 쪄낸 stuffed cabbage는 나의 또 다른 소울푸드이다. 캐나다에서 살았지만 유럽 본토, 특히 동유럽쪽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요리를 어려서 먹다보니 이 양배추-만두(?)같은 stuffed cabbage의 맛은 김치찌개와 비견될 만큼이다. 맛을 설명하자면 속은 정말 동양의 만두와 거의 같고 겉은 데친 양배추 자체의 맛이다. 폴란드에서는 Golabki 라고 부른다.

바르샤바로 돌아가야하는 기차를 곧 타야하기에 배추찜 하나 당 폴란드 맥주 한병을 원샷했다. (기차에서 낮잠 자려규...)

 

배터지게 먹다보니 기차시간 다된지도 몰랐다. 그리고 시계를 보고 놀라서 기차역까지 냅다 달렸다. 사진이고 뭐고 그냥 달렸다. 그리고 기차에 오르자마자 곯아떨어져 3시간을 내리 숙면했다.

 

시공간여행? 3일전에 있었던 바르샤바로 다시 왔다. 암스테르담으로 복귀하기 전에 꼭 쇼팽공원을 들렀다가 가고 싶어서 일부러 낮시간에 이동을 굳이 한것이다.

 

Ulica Bagatela에 있는 Łazienki Park 라지엔키 공원이라고 찾으면 금세 갈 수 있다. 쇼팽공원이라고 찾으니 도무지 않나오는데 현지에선 쇼팽의 동상이 저 공원에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어 표기처럼 '쇼팽 공원' chopin park로 검색하니 나오질 않더라. 중앙역에서 저 Ulica Bagatela 가는 방향으로 가는 것 타면 된다. 시내에선 왠만한 것이 다 겹치게 가다가 20~30분 후에 갈라져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공원까지는 아무거나 타도 된다. 타면서 노선 확인은 그래도 할것. 벽에 다 붙어있음. 아니면 Łazienki Park 라지엔키 공원에 서냐고 물어보면 된다. 

 

정말 눈시리게 싱그런 녹지가 금세 나온다. 라지엔키 공원은 폴란드 왕족의 Royal Baths Park로 쓰던 곳인데 바르샤바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영국의 버킹엄 궁전이 있는 곳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내부에는 궁전과 각종 부대시설이 있고 인공호수가 꽤 여러 곳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쇼팽 모뉴먼트가 있는 곳이다. 

 

잠깐이지만 꼭 보고는 싶었던 쇼팽 동상. 1926년에 세워졌었지만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이 폭파시켰다. 이후 1946년에 다시 원본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여 복구한 것이다. 

 

연주에 심취한 쇼팽 옆으로 그의 길고 긴 손가락과 그 끝의 폴란드의 상징 독수리의 머리가 표현된 형상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혹 불길처럼 그를 휩싸고 있다. 조국을 떠나 파리에서 활동하며 폴란드의 혼을 담아낸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등을 만들어낸 쇼팽. 그토록 폴란드에 돌아가고 싶었던 그는 파리에서 타계하고 시신도 파리에 묻혔지만, 심장만큼은 유언대로 여기 바르샤바에 안치되었다.

  

그리고 공원을 잠시 산책하며 1674년에 완공되어 왕족과 귀족들이 모이던 Palace on the Isle (Baths Palace)도 구경해본다.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 빈의 벨베데르와 같은 용도이다. 크라쿠프에서 바르샤바로 천도한 1611년 이후 새 왕궁을 위해 대규모 공사를 한 결과물이다. 주변에는 왕족의 손님, 여인들, 친척이 지내거나, 일 또는 여가를 위해 만들어진 White House (백악관 아님! ㅋㅋ), Myślewicki Palace, Old Orangery, 야외 원형극장, 등이 있다.

 

궁전앞에 갑자기 공작새 출현! 이 공원에는 공작새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아무도 이들을 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물원 아닌데서 공작새는 나도 처음봐서 신기함. 가까이서 이렇게 방목(?)해놓은 공작새는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푸른색과 청록색이 내부에서 빛을 발하듯 반짝반짝거린다.

 

궁전 앞 호수. 이곳에서 여러가지 야외 공연이 많이 열린다고 한다. 매일! 가끔은 아주 유명한 연주자도 오고... 역시 음악의 나라답다.

 

그랜드 피아노를 형상화한 조형물.

 

여러 "palace" 건물은 이런 다리로 연결이 서로 되어있다. 언뜻 한국의 궁궐 동선이 떠오르기도 한다.

 

 

뭔가 연주회가 열리는 모양인듯.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착석하기 시작한다. 이 싱그런 녹지속에서 클래식 공연을 자주 들을 수 있다니. 나라가 '아주'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바르샤바 시민은 이런 곳에서 또 소확행을 하는구나. 싶다. 나도 꼭 듣고 싶었는데... 그러나 나는 이제 암스테르담행 비행기를 타야한다 ㅠㅠ 아쉽지만 폴란드도 다음에 또 오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바르샤바 쇼팽 공항 내부. 특별한 디자인이 있지는 않다.

 

 

암스테르담행 저녁 8시 비행기. 아... 내일 출근해야해 ㅠㅠ

 

폴란드 국적기 LOT항공.

 

 

굿바이 폴란드~ 씨유 레이터~

 

뭘 이리 많이도 샀을까... 폴란드 여행기 이제 끝~

근데 책자는 전부 공부하는 용도고 물건은 아주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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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북아프리카 여행은 정말 500회 넘게 쓸 양이 있어서 저도 한번에 다 정리할 엄두가 안 나네요^^ ㅎㅎㅎ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다른 대륙을 섞어가며 올릴까 합니다.

다음 주 부터 남미의 페루 Peru 여행기 8~9화정도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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