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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억만장자 거리 NYC Billionaires' Row (2/2)

Brett D.H. Lee 2021. 12.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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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 뉴욕 억만장자 거리 NYC Billionaires' Row (1/2)

 

앞선 포스팅에서 억만장자 거리의 배경과 3개의 타워 (One 57, 432 Park Avenue, 111W57th)를 보았다. 이번에는 현재 최고 주거타워 높이보유 중인 센트럴파크타워와 클래식함을 갖춘 220 Central Park South, 그리고 억만장자 거리앞에서의 시위, 사회적 이슈에 대해 끄적인다.

 

 

-  센트럴 파크 타워 Central Park Tower  -

 

2021년 12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빌딩으로 1550피트 (약 470미터) 131층, 179세대 초호화 럭셔리 콘도이다.

최고 3개층에는 입주민을 위한 5성급 호텔 서비스를 갖춘 프라이빗 클럽이 있고, 14층 클럽에는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각종 식음료 서비스, 농구/스쿼시/배드민턴 등을 위한 gym 코트, 스파시설 등이 있다.

2베드룸이 약 6.5 million (75억원), 3베드룸 10+million (120억원), 4베드룸 33+million (380억원) 그리고 펜트하우스나 좀 더 특별한 유닛들은 500억원에 육박한다.

2021년, 그리고 2022년까지도 세계 최고 높이의 주거용 타워로 자리매김하는 센트럴파크 타워.

(2022년에 더 높은 주거타워가 완공될 계획이 아직 없으므로)

 

앞서 소개한 타워들보다 더욱 비현실적인 높이. 

여기서는 돈주고 살라고해도 고소공포증과 흔들림때문에 오래 못 살것 같다. 그래서 부자들이 다들 asset parking만 해놓고 가끔 놀러만 오는건가 싶다.

700피트만 넘어가도 바람 심한 날에는 흔들리는게 많이 느껴지던데 그것의 2배가 넘는 높이에 살면... ㅠㅠ

 

멀리서 똑바로 찍은 모습. 111 West 57th도 높지만 센트럴파크 타워가 더 높고 두툼해서ㅎㅎ 존재감이 강하다. 야간에는 저 타워가 다 빛나서 어두운 파크의 meadow에서 보면 불꽃놀이보다 더 재밌더라.

 

로비. 그냥 5성급 호텔 수준이다. 모든 거주자들은 white glove service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받을 수 있다.

 

110~125층의 유닛 도면. 

더 높아져서 그런지 지평선마저 점점 발 아래로...

 

3층 복층 펜트하우스. 1층에 Great Room과 125층보다 높은 곳에 있는 테라스. 저긴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나갈 엄두도 나지 않을 듯하다.

 

최고층에 있는 개인 테라스. 개인적으로는 저긴 럭셔리라기 보단 왠지 우주에 혼자 내던져진 느낌을 받을 것같다. 

Central Park Tower Image Sources: YIMBY, StreetEasty, Dezeen

 

 

 

- 220 Central Park South - 

Vornado Reality Trust에서 개발했고 설계는 현대 고전주의 New Classical architecture의 대표로 알려진 (신고전주의 Neoclassicism과는 다르다) 미국의 Robert A.M. Stern과 ASCE사무소가 합작하였다. 다른 타워들과 다르게 커튼월이나 커다란 창호 대신 언뜻보면 오래전에 지었을 법한 아파트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지역적 특색, 고전적인 것을 재해석하는데 그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시.

 

높이는 억만장자 거리에 현재 포함된 7개의 주거타워  중 가장 낮은 953ft (290m) 이지만 그래도 다른 고층과 비교하면 당연히 상당한 숫자.

현재까지 거래된 가격은 9millon (약 110억원)에서  $238millon (약 2800억원)까지. 2800억원에 거래한 것은 2019년 1월, 헤지펀드의 거물 Ken Griffin이 한 것이다. 2019년 당시 미국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residential 부동산이다. 현재는 3천 4천억원으로 마구 돌파 중.

다른 타워들은 입주율이 절반도 안되서 힘겨워하는데 여기는 무려 83%가 판매됬다.  

정말 언뜻보면 신축건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Villa 컨셉으로 고층을 짓다보니 그런가. 다른 유리빌딩보다 사진발이 덜받아서 그런가. 실제로보면 은빛으로 빛나는 Alabama 화강암과 세밀한 패턴이 입혀진 창호가 고전적 디자인에서 오는 엄숙함과 고상함을 뿜어낸다. 그리고 멀리서 억만장자 거리는 물론 주변에 많은 초고층과 함께보면 요즘 흔한 유리 커튼월로 도배된 것보다 이런 육중한 타워가 단연 눈에 띈다. (야간에는 잘 안보이긴 하지만)

 

그런데 옆면을 보면 그 비율에서 놀람. 그리고 창문을 자세히보면 다 다른 사이즈이다. 밑에서 위로 천천히 훓어보라. 조금씩 넓어진다. 

God is in the details. 세세한 디테일에서 놀라움이 선사된다.

 

실내. 높은 층고와 clererstory에서 차용한 듯한 멀리언 metalwork은 요즘 못보던 것이라 재미있다.

 

클래식함으로 무장한 인테리어.

도면도 skin+bone이 흔한 요즘 타워같지 않고 예전 빌라 플랜같은 poche가 재밌다.

220 Central Park Avenue Image Sources: Archdaily, StreetEasy, and Robert A.M Stern Architects

 

 

보너스.

- The Big Bend - 

현실화 된 것은 아니지만 억만장자 거리에 이런 것은 어떤가하고 건축가 ioannis Oikonomou가 제안한 The Big Bend. 왠지 이것도 언젠가는 지어질 것 같은 느낌이;;; 

가장 높은 것보단 가장 "길다란" 초고층으로 기획안을 내놓았는데 총 길이가 무려 4,000피트 (1.2km).

 

 

최고층에 어찌보면 외롭게 있는 최고 부자의 모습.

하늘 위에 서있는 사람. 돈이 뒤로 뒹둘고 있고 깨진 와인잔이 보인다. 

자신의 발 아래로 펼쳐진 지상의 모습은 무엇일까.

 

완공된다면 이런 모습이 될 The Big Bend.

The Big Bend Image Source: Archdaily

 

 

 

- Asset Parking의 폐해 - 

마지막으로 코로나를 계기로 더욱 심해진 양극화의 그림자가 걱정이 된다. 특히 지금 사회에서 자리를 잡거나 잡기시작하는 밀레니엄과 Zen Z가 이 양극화 속에서 자기 집 마련이 아예 불가해지고 있다. 이는 선진국이라면 오히려 더 심해지는 현상이다.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 북미지역, 호주, 한국, 일본, 중국 등 부동산과 주식이 미쳐 날뛴다. 그리고 각종 자산 종류별로 Asset Parking은 더욱 심해진다.

 

뉴욕의 억만장자 거리는 공간 상품화의 극한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Zoning regulation을 최대한 피해 구조적으로도 맨해튼 암반위로 최대한 폭을 줄이고 높이는 올리니 건축가와 각종 컨설턴트들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억만장자들의 자산을 지켜주는 꼴이다. 세계 0.0001%를 위한 주거환경을 뉴욕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낸다. 문제는 이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본다는 것. 부동산은 누가 올리느냐. 서민은 어디서 사느냐. 그러는 와중에 공중권도 다 사들이고 '안 좋은 지역'은 더 안좋게 만들고 (예전 미국에 있었던 redlining처럼)...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최근 뉴욕에 또 재밌는 시위가 벌어졌다.

 

Image Source: AFP 연합

 

Patriotic Millionaire "애국하는 백만장자들" 회원들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유닛 4채나 구매한 억만장자의 길에 있는 한 럭셔리 콘도 앞에서 세금내라고 시위 중이다. 연소득이 백만달러 (11억원+), 혹 자산 500만달러 (약 57억원)이 있는 "중간"부자들의 모임인데, 이들은 소득신고 시 소득자체가 높아서 실제로 납세를 가장 많이하는 그룹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훨씬 위에 존재하는 억만장자들은 대부분 신고할 소득은 없고 각종 탈세의 방법이 많은 편. 그래서 넘사벽 부자들인 억만장자들에게 훨씬 많은 양의 납세를 요구한다. 뭐...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씁쓸한 느낌. 백만장자에도 못 끼는 사람이 지구 인구의 대부분일텐데 말이지. 바이든 정부가 올해 4조 달러 (약 4500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안을 내놓으며 부자 증세를 추진하는데, 이에 백만장자들이 나서는 것. 마치 올해 초까지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던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실재랄까. 그 드라마는 드라마가 아니다. 우리 삶에 있는 일이다. 

 

그리고 부자들의 실제 거주용 주택은 웨스트빌리지, 어퍼이스트, 트라이베카에 있다.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공용공간이 있는 콘도보다는 완전히 독립된 타운하우스를 선호하면서 웨스트빌리지가 특히나 각광을 더 받는 중이다.  Sex and the City의 배경이기도 한 웨스트 빌리지는 실제로 주연이었던 사라 제시카 파커가 거주하는 곳. 많은 영화배우들과 들으면 다 아는 비지니스의 주인들이 이 곳에 실거주한다. (물론 그들은 다른 도시에도 집은 있다). 종종 부동산 상태체크도 하고 오픈하우스도 찾아가는 편인데, 웨스트빌리지의 타운하우스 중 그나마 괜찮다 싶은 절약형(?)이 약 1000억부터 시작해 고가는 약 4700억원(400million)도 본 적이 있다. 그야말로 멘탈 압살....

 

덕분에 이슈화되는 억만장자 거리의 콘도는 절반 이상이 주인없고, 판매된 것도 실거주용이 아니라 유령빌딩이 되었다.

초호화 어매니티를 갖추고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주민이 없다. 주변 건물도 같이 비싸져서 원래 주민이나 가게들도 빠져나간다. 

 

Image Source: AFP 연합

 

Patriotic Millionaire회원들이 걸어놓은 시위 전광판. 베조스,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들이 주식은 물론 "소득"이 아닌 부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중. 오히려 이런건 소외계층, 힘없는 서민들이 나설 것 같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왕족"은 아닌 "브루주아"계급들이 "시민"을 위한다는 명목아래 "왕"을 치는 격. (근대의 많은 혁명처럼) 역사는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되풀이 되는 것인가 보다. ㅠ

 

그래도 이렇게 산책하던 뉴욕이 그립다.

 

 

** 본문은 있었던, 있는 사실에 의거한 제 생각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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