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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3번째 Essaouira (22/24)

Brett D.H. Lee 2021. 2. 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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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 Essaouira (21/24) 에 이어서...

 

자 이제 시장안으로, 또 항구안으로 들어왔다. 파란색 작은 보트 수천대와 커다란 고기잡이배, 그리고 저 멀리 2척의 새로운 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다소 질서없이 여기저기 각자의 시공간에 따로 노는 듯한 분위기이다.

 

뼈대, 구조물만 보이는 배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건축학교에서 저렇게 생긴 모형을 나무작대기로 참 많이도 만들었는데...

 

항구 내부는 정신없다. 어디가 도데체 뭐하는 곳인지, 시장은 어딘지, 어딘 공장같고, 어딘 배 수리 중, 어딘 배를 정박 중, 어딘 잡은 해산물 내리는중... 정신없는 카오스 속에서도 그들은 각자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고 열심히 오전 일과를 수행 중이다.

 

모로코의 시장에서 사진찍기란 굉장히 힘들다. 이 사진을 찍자마자 생선 다듬던 아주머니 (아저씨인줄 알았다)가 무시무시한 식칼을 든 채로 일어나서 찍지말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래서 카메라는 목에 그냥 건채로 슬쩍슬쩍 찍으며 걸어다니다보니 몇 개 건진 것은 없다. 시장이라고 해봤자 그런데 이런 길거리에서 잡아온 것 늘어놓고 흥정해가며 파는 것이다. 딱히 시스템이 없다.

 

입구쪽에서 아까 호피무늬 입고 생선을 사던 아주머니가 또 나타났다. 나중에 또 보았는데 생선을 정말 20명은 먹을만큼 사서 들고 가더라...

 

둘러보다가 딱히 할 것이 없고... 저 생선을 먹고 싶지는 않고해서 나가려는데 위를 올려다보니 부둣가를 따라 창고건물이 있는데 올라갈 수 있는 모양이다. 젤라바를 입은 한 노인이 해리포터의 디멘터처럼 앉아있다. 머리위로는 여전히 갈매기가 서성이고...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저 지붕위를 걷기에 나도 올라가보았다. 

 

올라오니 파란 문이 줄지어 있는 꽤나 질서정연하고 이쁜 루프탑이다. 정리만 제데로 하고 칠 다시하면 셰프샤우엔의 파란 마을처럼 예쁜 곳이 될 것 같다.

 

시야가 높아지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아진다. 항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물작업하다가 지친 사람도 보이고... 저렇게 힘없게 철퍼던 앉아있다니. 정말 힘들던지, 아님 정말 하기 싫던지. 둘 중 하나.

 

한 노부부 관광객도 하나 더 올라가서 창고 지붕위를 거닐 고 있다. 안전장치는 없다. 떨어지면 그냥 바로 옆 바다로 풍덩 빠지는 것이다. 가끔씩 얼굴로 날아드는 갈매기때문에 놀라서 미끄러지는 일 없어야한다.

 

이전 포스팅에서 중앙광장에서 본 모습을 올렸는데, 작은 섬이 이제 내려다보인다. 예전에는 저곳에 이 마을에서 죄 지은 사람 가둬뒀다고 한다. (!!)

 

갈매기의 시선과 함께 항구를 내려다보기. 아까 그녀석인가? (이전 포스팅 참조)

왜 자꾸 따라오는거야. 갈매기를 애완동물로 삼을 수 있나.

 

아예 저공비행 중이신 갈매기 3인방. 하도 눈 앞에서 걸리적대서 팔을 휘휘 저으니 다시 위로 올라가더라. 덕분에 이런 새 사진도 많이 건졌다. 

 

하늘에는 정신없이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와중에 지상에는 이렇게 길고양이가 여기저기 잠들어 있다.

 

딱히 더 할 것은 없어서 슬슬 항구 밖으로 나가는 길. 어디선가 빠드득 소리가 나서 보니 완전 커다란 게가 서로 부딫혀가며 누워있다.

 

이제 밖으로 나와 다시 파란 배들이 있던 곳이다. 그런데  이렇게 매번 이 나무배를 올릴때마다 여러명이 밧줄로 당겨서 고생해가며 올려야한다니... 시스템이 결여된 것인가? 항구의 기본적인 것은 대부분 큰 배를 위한 것이고 작은 이 파란배들은 딱히 시스템없이 복잡하게 돌아간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사진에서는 이렇게 서로 돕는 모습이 아름다워는 보인다. 참고로 거의 스쿼트자세로 힘껏 줄을 당기는 노란바지는 바로 나의 가이드 친구였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백인 4명은 여행 일원들. 부연설명은 않겠다만 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새해인사와 함께 코로나를 이겨내자는 응원의 사진으로 이 장면을 올렸다. (Brett의 여행 인스타 팔로우하기~)

 

나가는 길에 오렌지+자몽주스 사들고...

 

어젯밤 무서워서 거닐지 않았던 주거지역 성곽을 둘러서 시장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딱히 뭐 없다. 그냥 파란 택시와 파란 마차가 줄지어서 대기할 뿐. 20분 걷다가 심심해져서 그냥 그 다음 성문으로 '입성'했다. ^^

 

슬렁슬렁 메디나 안을 다시 걸어본다. 온갖 소리와 냄새,  시각적 자극이 집중되어 있는 메디나.  2박 3일의 에사우이라 여정은 그냥 현지인과 흥정 많이 해보고 저들의 사는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리고 낮에는 친구들도 다 각자 흩어져서 여기 일상에 빠져보는 것이었다. 저녁식사는 같이 어디서 한다고 주소는 적어주었는데 아랍어를 못해서 어찌 찾아갈지는... 흠흠.

 

두리번 두리번.

 

아니 왜 자꾸 내눈앞에 비아그라 약초가 나타나는 것인지. 시장 곳곳에 계속 나타난다. 아예 여기는 요리 향신료와 함께 다 팔고 있다. 맛있게 식사하고 사랑을 열심히 하라는 것인가? 아무튼 저 형형색색 가루가 다 뭔지는 모르겠으나 너무 색이 총천연색이라 마치 마법약같다. (물론 구매하지 않았음)

 

 

일본에서 좀 살다와서 일본어가 유창했던 베르베르인. 지금은 여기서 타코야끼를 판매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물론 우리의 대화는 일본어가 아닌,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며 했다. 이 분이 영어가 살짝 안되어서 스페인어로도 몇 문장을 섞어야 했었다. * 참고로 모로코인들은 프랑스어나 스페인어를 꽤 잘한다. 두 나라의 식민시절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스페인에서 도망쳐 나온 아랍인, 무어인, 유태인 등이 모로코에 자리잡은 수가 많기도 하다.

 

에사우이라에는 갤러리가 꽤 많았는데 그 중 하나 올려보겠다. 

 

대부분 갤러리들에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피카소나 끌레, 모네, 레제같은 유럽 마스터들의 복사본 같은 것이 꽤 많다. 그 외에는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으로 만들어진 조형이나 형상이미지였다. 그들의 방식대로 마음껏 '해석하기'가 나는 좋게 본다.  어떤 사조의 흐름을 모르고 그냥 주어진 형상, 색, 어떤 것에 대해 그저 표현하고 바꾸고, '잘못 보기'란 창의에서 좋은 시작점이다. '잘못 보기'란 실은 없다. 이미 세상에는 '정확히 보기'란 없기 때문에.

 

그래도 그나마 마음에 든 입구에 놓여있던 조각. 깜찍하면서도 기괴한 그로테스크가 함께 있다.

 

정말 길냥이들이 참 많은데 다들 귀엽다. 백, 황, 흑. 마치 우리 인종처럼 각자의 색을 가진 고양이 세마리가 함께 잠들어 있는 모습이 특히 더 평화로워 보인다. 집에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상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을 자세히 관찰할 시간이 실은 매우 부족하다. 고양이가 자면서 꼼지락대는 모습을 보며 귀는 어떤지, 꼬리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저 멍하게 그 현상을 보고 있었다. 

 

어느 골목길. 이제 마구 길잃고 메디나 여기저기 다 쏘다니는 중이다. 한 편집샵에 들렀다.

 

모두 버려진 옷을 재가공하고 디자인하여 만든 옷이다. 수익의 일부를 친환경 단체에 기부한다고 했다. 그리고 에사우이라는 역시 힙한 젊은이가 많아서 그런지 친환경,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에 관심이 높다고 했는데, 이런 친환경 소재 디자인+편집샵이 꽤 많다고 한다. 그런데 딱히 사고싶은 것은 없어서... 뭔가 그래도 확 와닿는 디자인이나 필요한 옷이 있어야 했는데, 다 여자옷이었다. ㅠ 어쨋든 에사우이라는 디자인, 문학, 음악, 미술 등 모로코에서는 가장 힙한 곳임은 확실하다.

 

어느새 어둠이 깔리고... 이제 동서남북 방향을 잡을 시간이 되었다.

 

어쩌다보니 아까 지나갔던 갤러리 앞을 다시 들렀고.

 

밤에도 문을 연 갤러리 앞을 지나서

 

기념품이나 몇 개 사려고 들어간 구멍가게에서 꽤 친절히 모든 고객에게 설명을 해주시는 주인 아저씨. 여기 진열품 절반이상은 문학책이었는데 원래 서점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책만 팔아서 생계가 유지가 힘들어서 잠화점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아저씨가 문학이야기를 하며 이 도시의 역사를 몇 가지 읊어주었다. 그 내용은 나중에 나도 책으로...

 

이제 저녁시간이라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레스토랑 찾아가는 길. 아니 도데체 어디길래 이런 좁고 길고 어두운 골목에... 한참을 찾았다. 밝은 초롱불이 여럿 있다고 했는데, 여기인가보다. (이 단서로 도데체 어찌 찾으라는 건지...)

 

우여곡절끝에 도착. 식사를 하며 베르베르인이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로 부르는 아랍국가의 팝송을 듣게 되었다. 난생 처음듣는 오묘한 멜로디와 하모니에 도취되어 술을 들이켰다. 

에사우이라에서 3번째 날이다. 눈뜨자마자 쪼르륵 내려가서 조식을 먼저 챙겼다. 정신없이 내려와서 사진이 제데로 찍힌 건지도 모르는채 조식부페로 직행! 저 창밖으로 해변이 항상 보여서 식사를 하고 커피잔만 든채로 저 회랑앞을 거닐었다. 

 

'차이와 반복'인가. 어제 먹은 그 메뉴 비슷하게 또 차려놓고 혼자 느긋이 아침식사 시작. 오늘은 피곤해서 그냥 8시까지 잠을 푹 잤다. 오늘은 오전만 잠시 에사우이라에서 산책하고 점심 때 드디어 이 여행의 마지막 도시이자 모로코 여행의 꽃, 마라케시 Marrakech로 떠난다.

 

 

[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에서 마라케시 Marrakech (23/24)에서 계속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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