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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마라케시 Marrakech (24/24)

Brett 2021. 2. 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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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24번째 원래 마지막 회이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여행 15일차 넘어서야 마지막 행선지인 마라케시로 오게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마라케시 2번째 날의 오후까지 일정을 올린 후, 마라케시에서의 마지막 날과 카사블랑카를 통해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2개의 포스팅을 더 올리려고한다. 24+1에서는 마라케시의 마지막. 24+2에서는 기차로 카사블랑카를 향하면서 생각한 것과 아름다웠던 모로코의 아침을 올린다.

 

[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에서 마라케시로 Marrakech (23/24) 이전 편

 

[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에서 마라케시로 Marrakech (23/24)

[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 3번째 Essaouira (22/24)에서 계속. 에사우이라는 그야말로 내겐 휴식이었다. 3일 중 하루 절반은 아예 카메라를 거의 들지 않고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고, 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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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라케시에서의 첫 날은 그냥 길잃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푹 잠에 빠졌다. 그리고 역시 일출이 되는 시점에 저절로 정신이 번쩍들어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역시 경관이 빼어난 곳에서의 하늘보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주 삼라만상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떠오른다. 인류는 원래 아무것도 모르는데 뭘 아는 듯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고요한 이 적막은 실은 더욱 많은 말을 우리에게 건네준다. 들을 수 있다면. 우리가 언어라고 만들어서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라 육체가 저절로 감지하는 그런 직관적인 언어말이다.

 

만년설을 아직 간직한 아틀라스 산맥. 스위스에 이후에 수 차례 방문했었는데 가면 갈수록 알프스에 생각보다 눈이 없어서 걱정이 된다. 2010년 이후 보는 뉴스에서 '유럽이 뜨거워진다'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는데 정말 매해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이 아프리카대륙은 자연친화적으로 발전되길... 저 만년설이 사라지는 것이 갑자기 마치 탈모진행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해가 어느 정도 뜨니까 친구도 올라와서 같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멀뚱멀뚱.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블로그니까 얼굴 하나 올려본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마라케시는 핑크와 그린이다. 이 두 가지 색이 도시 대부분을 뒤덮고 있다.

 

아침 산책을 시작. 꽤 일찍부터 길을 나선이유는 오늘은 볼 것이 많아서이다. 실은 시간이 더 있다면 마라케시도 4일정도 여유있게 있을텐데 휴가를 15일 냈었기 때문에 아무리 미뤄도 17일이 최선이었다. (주말이 있어서 이틀을 더 미룰 수 있었기 때문에 17일의 일정이 되었다.) 어쨋든 오늘 하루만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내일 카사블랑카로 아침일찍 가야해서 후다다닥.

 

가로수 모양이 특이하다. 도시 정원사들이 얼마나 가꿔야 이렇게 유지가 되려나. 그런데 자마엘프나에서 서쪽으로 있는 이 동네와 북쪽으로 이브생로랑의 저택이 있는 곳은 유럽의 부호들과 모로코 현지에서도 꽤 잘나가는 사람들이 모여산다. 그래서 가로수도 이렇게 깔끔하다. 심지어 오렌지나무 ㅎㅎ 실제로 하나 따서 먹으...려 했지만 먹다가 걸리면 엄청 혼난다고 한다.

 

자마엘프나 쪽으로 걷는데 어제는 그냥 지나쳤던 시민공원

 

바깥에 차도를 걷는것 보단 이 공원을 가로질러가는 것 추천!

 

골목어귀로 나오자 정겨운 일상의 풍경도 나오고. 사진이 계속 핑크와 그린을 오간다. ㅎ

 

쿠투비아 모스크를 지나는 길이다. 내부는 물론 무슬림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지만 이 통로 부분은 지나갈 수 있다. 

뒤를 돌아보니 쿠투비아 미나레트 Minaret (모스크의 타워부분)이 파란하늘을 야자수와 함께 가르고 있다. 그 면이 날카로와서 마치 색종이 잘라서 하늘에 얹어놓은 것 같다. 쿠투비아모스크는 자마엘프나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다. 왠만한 유적들은 다닥다닥 서로 연결되어있다. (모두 도보로 10~20분 사이). 부유한 지역은 외곽에 있어서 이브생로랑 저택은 택시로 오후에 따로 다녀왔다. 

 

어쨋든 이 쿠투비아 모스크는 높이 77미터에 달하는 미나레트가 마라케시에서 나침반처럼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10세기에 건립되었으며 외벽은 석회암을 베이스로 하여 벽돌과 슬레이트가 외장재이다. 특히 주변에 온통 핑크색인 건물들과 달리 금빛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 원래는 더 커다랗게 지어졌어하는데 메카를 향해야만 하는 (Qibla키블라라고 함) 규율을 지키지않아서 건설중간에 정지를 당했다. 그래서 지금은 터만 남아있는 것. 내부에는 물론 작게 예배하는 곳이 있긴하다.

 

안타까워라... 역시 건축을 시작하려면 철저한 조사를 먼저해야한다. 키블라를 지키지 않아서 이렇게 베이스만 구축하고 끝이 나버렸다니... 그런데 도로 움직여서 재건축하면 되지 않을까? 아랍세계에서 가장 서쪽의 나라, 그러나 부유하고 독특한 이슬람 문화를 만들어 내는 모로코. 그래서 아라비아반도의 나라들이 가만두지 않고 경쟁의식을 가지는 것 아닌가 그냥 의구심이 들었다. 

 

마라케시의 바히아 궁전으로 향하는 중, 좁은 길을 걷는데 계속 오토바이가 지나간다. 정말 한 사람 지나가기도 벅찬데 오토바이와 보행자가 모두 쌍방으로 다 다닌다.  정말 정신없이 걸었다.

 

바히아 궁전 옆에는 엘바디궁전 El Badii Palace도 있지만 나는 바히아 궁전을 보고 바로 이브 생 로랑의 저택으로 가는 일정으로 움직인다. 

 

바히아 궁전 입구. Bahia Palace. 모로코 마라케시는 천 년을 지내온 베르베르인의 도시이다. 바히아 궁전은 '아름다운 궁전'이란 뜻이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보았던 베르베르인의 마을들을 보면 알다시피 군락처럼 있어왔다. 아랍계 민족이 커다란 제국을 이루고 거대한 건축물을 축조하며 천년을 지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소 최근이라 할 수 있는 1859년에 노예출신이지만 술탄의 자리까지 오른 '시 바 아메드 이븐 무사' Si Ba Ahmed ibn Musa에 의해 이 궁전이 지어졌다. 마라케시 자마엘프나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마치 신밧드에 나오는 시장처럼 어지럽게 중구난방으로 몸집이 커지던 도시에 궁전이라 하는 것이 세워진 것이다. 자마엘프나 광장 서남쪽으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도보로 15분 정도. 당대 최고의 궁전으로 유명한데 대문이 다소 소박한 느낌이다. 이 내부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좁은 문을 통과하니 싱그러운 녹지가 있는 중정과 아름다운 아라베스크 타일이 나타난다. 네모난 중정을 따라 이렇게 colonnade (회랑)이 이어진다. 

 

싱그러운 오렌지나무. 거리에서도 오렌지가 길거리에 주렁주렁 있었는데. 이래서 이 곳에선 그 비싼 오렌지가 껌값인가보다. 오렌지 서너개를 착즙한 큰 사이즈의 주스가 한화로 단돈 500~700원 정도이다.

 

이제 내부로 들어가본다. 주로 손님 접대를 하는 곳. 서있는 관광객들을 보니 세계 여기저기서 온 각종 손님을 맞이하는 왕족이 떠오른다. 술탄은 4명의 부인과 24명의 첩을 두고 있었는데 그들이 거주한 방들이 그대로 다 보존되어 있다. 여기서 한 가이드가 다른나라에 비해 아직 한국인은 그렇게 많이오지 않는다고 했다. 왜지??

 

내부사진은 나보다 훨씬 잘 찍은 작가들이 있으니까 나는 내가 좋다고 생각한 부분만 올리며 이곳의 특징을 말해본다. 일단 타일이 화려하게 수놓은 중정과 공공공간과 다르게 주거하는 공간의 디테일은 심플하지만 무카나스 muquarnas가 그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것은 마치 무카나스의 단면도를 보듯이 깔끔하게 잘려있는 threshold이다. 단순한 아치형태나 문지방이 아니라 모든 구조가 연결되는 부분은 이렇게 무카나스로 장식이 되었지만 흰색으로만 처리되어 마치 클래식 조각품같이 느껴지면서도 굉장히 모던하다. 

 

실내벽, 물질적인 것은 흰색인 것에 반해 공간을 채우는 빛은 화려하다. 그 공간에 존재하는 빛의 색은 공기중에서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흰 벽에 가시광선의 스펙트럼이 다양히 반사되며 나의 눈으로 들어온다. 천창에서 내려오는 빛이 시시각각 빛의 타일, 빛의 모자이크를 선사하며 왜 벽은 하얗고 밋밋하게 처리하였는지 그 지혜를 깨닫게 한다.

 

다시 중앙공간으로 나왔다. 저런 천창에서 쏱아지는 빛은 벽을 디지털 스크린처럼 매시각 변환시켜준다.

 

바히아 궁전의 전체적 모습을 한 번에 설명하는 부분. 전체적으로 바닥은 저런 톤의 타일이 깔려있고 상부는 최대한 디테일이 많이 들어가있되 색은 바닥보단 화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간부분은 거의 다 하얗게 비어있다. 오로지 빛에 의해서 저 흰 벽은 새로운 얼굴을 갖게된다. 이 3개의 단층은 각자 다른방식으로 아라베스크 양식의 매력을 뽐내는 듯하다. 이렇게 해석한 사람은 나밖에 없는건가. 혹시나 틀린말 했을까봐 다른블로그를 다 뒤져보았는데 이런 reading은 없었다. 그런데 전문 서적을 보니까 비슷한 해석이 있어서 일단 끄적인 글을 그대로 올려본다. 이 3가지 다른 측면의 공감각적 공간구성은 건축,미술,디자인을 하는 나에게 시공간 탐구의 새로운 지평을 선사한다.

 

이제 다시 골목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이렇게 핑크색 외벽에 길을 알려주는 표식이 보인다. 차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기에 표지판은 대부분 이렇게 벽에 휴먼스케일에 맞추어 자리한다. 생각보다 훨씬 정감가는 표지판이다. 한국의 골목에도 표지판을이 지역특수적으로 진화하여 디자인이 되면 좋겠다.^^

 

 

수크souk를 다시 걸어다니는 중. 꽤 오래 구경하며 몇 가지 기념품도 구매했다. 자마엘프나 광장에서는 너무 비싸게 파는데 20~30분 정도 동쪽으로 나와서 좀 낙후된 지역에 가면 동일한 제품을 반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리고 가이드에게 어디가 가장 낙후된 지역이냐고 물어서 찾아가 보았다. 구독자들에게 죄송스럽지만 사진은 한장만 올리고 나중에 검열하여 책으로 출간할 때 나머지 사진을 모두 공개하겠다. 위에서 서성이던 골목에서 20분을 더 동쪽으로 걸었다. 어차피 택시로 오후엔 이브생로랑 저택과 Jardin Majorelle 으로 갈 것이라서 그냥 생각없이 최대한 많이 멀리 걸었다.

 

이번 여행기 24편을 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보통 여행에서 나는 낙후지역을 꼭 둘러본다. 대부분 사람들은 낙후된 지역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색상이나 어떤 미적 쾌감을 주는 사진을 보면서 '아. 아름답다. 세상은 다양하구나'하며 감탄한다. 특히 인도 뭄바이의 빨래터나 모로코 페즈의 가죽염색공장 테너리Tanneries, 남미와 동남아 단독가구의 커피농장,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프리피앗, 일본의 야사쿠사 노인/유령마을, 이집트의 쓰레기 마을로 통하는 만시야 나세르 등 정말 리스트는 끝없이 많다. 실은 일반적으로 추하다고 치부되는 공간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장소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여기서추함은 못생긴 것외 원하지 않는 것, 싫은 것, 일반적으로 미와 반대된다고 생각되는 것을 다 포함해서 말한다). 어쨌든 이런 지역을 항상 찾아서 보는 이유는 사진/영상 등 시각적 자료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적 희열이 얼마나 가식적이고 불쾌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이다. 체험되지 않은 것은 모르는 것과 같다. 완전하게 틀리게 아는 것이다. 촉각, 후각, 청각, 미각 및 현장에 실재하는 것과 3차원 존재로서 직접 접촉하며 받아들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행위이다. 삶을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름 모를 어딘가지만 단순한 '위험'지역(미국/베네수엘라의 낙후성과 다른)은 아닌 엄연히 삶과 문화가 이어진 곳은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에서 느끼는 희열보다 더 큰 삶의 역동성을 배울 수 있다.

 

나오는 길에 조금 아쉬워서 한장 더... 공장처럼 정신하나도 없는 커다란 굉음이 계속들리는 곳이다. 지지이이잉. 끼이익. 빠악. 쿵. 챙챙. 사진은 고요하지만 그런 소리가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리고 그 소음과 함께 방출되는 혈액과 비슷한 철의 냄새. 타들어가는 듯한 불의 냄새. 그리고 콧속으로 자꾸 들어가는 각종 먼지와 뭔지모를 수증기.  

 

길을 조금 더 걷다보니 이렇게 골목직 곳에서도 장사를 하고 있다. 모든걸 엄청 비싸게 파는 자마엘프나 광장의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일단 흥정시작가격이 절반부터 출발. 그리고 거기서 절반 또 깎는다. 저 등은 왠지 큰 집이 있다면 몇 개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그럴 집이 없어서 패스.

 

이제 잠시 고요하게 명상을 하러 이브생로랑의 저택으로 향한다.

 

다소 멀다고해서 택시로 슝슝.

 

아니 도시밖으로 나가네? 메디나 성곽을 빠져나가서 계속 북쪽으로 향한다. 약 20분정도 택시로 나갔다. 역시 부자는 외각에 사는 것인가 ㅎㅎ

 

외곽지역 어딘가에 내렸다. 저 커다란 건물 안쪽으로 골목이 있는데 Rue Yves Saint Laurent이다.

 

 

아니... 잠시 휴식하면서 마조렐 가든에서 가만있으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다. 입장까지 약 1시간.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유럽인이다. 특히 프랑스인. 여기저기서 프랑스어가 들린다.

 

약 1시간 후에서야 입장한 마조렐가든 및 이브생로랑의 저택. 생각지도 못한 대나무가 인상적이다. 다음 글에서 저택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자.

 

[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마라케시 Marrakech (24+1)에서 계속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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