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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2번째 Essaouira (21/24)

Brett 2021. 2. 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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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에사우이라 Essaouira (20/24) 에 이어서...

 

이튿 날이 밝았다. 아침 6시 조금 넘어서 서둘러 옷을 입고 조식먹기 전에 일출을 보러 해변으로 간다. 호텔 바로앞은 이렇다.

지난 포스팅에 말했지만 나는 이상하게 일출보는 것이 마치 새로태어나는, 혹 부활하는 느낌과 같아서 이 우주의 쇼를 사랑한다. 어두움 속에서 점차 세상에 빛을 부여하며 각종 색과 형상을 내가 인지하는 것을 다시 인지하게 해주는 고마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살짝 남쪽을 바라보니 붉은 기운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빨강에서 파랑으로. 스펙트럼이 아름답다.

 

북쪽을 바라보니 위쪽이 붉고 아래쪽이 파랗다.  같은 장소 다른 방향, 다른 하늘이다.  맨 처음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동일하게 색이 변하지 않는다. 정확히 서쪽을 본 첫 사진을 보면 남쪽에서 북쪽 (왼쪽에서 오른쪽) 붉음과 푸름의 순서가 반대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지구는 둥그니까 동쪽에서 뜨는 해가 당연히 하늘을 붉고 푸르게 물들게 하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 아닌 것 같다. 자연과학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 우주의 리듬을 사유하며 내가 여기에서 저 현상을 감상하고 전율을 느끼고 있음이 중요한 것이다.

 

아침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보인다. 

 

그리고 급격히 많아진 갈매기의 수. 해변을 뒤덮고 있어서 꽤 무서웠다. 계속 모여든다. 제일 많았을 때 찍지 못해 아쉽긴 하다. 새가 많으면 조금 무서워하기에...

 

갑자기 푸드덕 날아오늘다. 내 쪽으로 날아오지 않아서 다행... 새가 수십마리 달려들면 정말 정신이 혼미해지고 새가 날개짓하며 떨어뜨리는 온갖 세균 생각에 일단 공포를 느낀다. 넓은 해변 뒷편에서 그냥 관조적 자세로 쳐다보는 중. 멀리서 보면 참 아름답다. 저 안에 있으면 폭풍우처럼 힘겹겠지만 뭐든 멀리서 역동적인 것을 바라보면 아름답다.

 

잠시 후 갈매기를 다 쫓아낸 것이 이 강아지였음을 알게되었다. 계속 해변을 뛰어다니며 새를 쫓아다닌다. 

 

이제 잠시 뒤를 돌아볼까. 호텔과 확 밝아진 아침 하늘이 보인다. 10분정도 더 거닐다가 배가 고파져서 이제 조식을 먹으러 가야겠다. 멀리서 조깅하는 예닐곱명의 사람을 빼곤 나 혼자였다. 바닷소리를 계속 듣고 하늘의 쇼를 보고있으니 각종 대도시에서 근무하며 찌들었던 나의 지각력이 다시 생기를 머금은 것 같았다. 마치 엄청 건강한 음식을 섭취한 느낌이랄까. 눈에 루테인을 직접 주사한 것 같았고 귀에 아로마테라피를 한 것 같다.

 

간만에 조식 모습을 찍어보네... 실은 유럽이나 남미 여행에서는 호텔도 자세히 찍었는데 유난히 모로코나 터키같은 곳에 가면 다른 볼거리에 취해서 호텔이나 간단한 음식사진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눈으로 간직할 것이 아니라 몸으로 섭취해야하는 것이라 그랬나... 카메라가 쉽게 들리지가 않았다. 앞으로 여행기를 올릴 것이기에 지금부터의 여행에선 음식이나 호텔사진도 좀 잘 찍어야겠다.^^

 

간단한 조식. 왼쪽에는 떡처럼 쫀득한 빵/화덕구이고, 오른편엔 생각보다 엄청 바삭하면서 촉촉한 팽오쇼콜라와 데니쉬.

모로코는 빵을 정말 잘 굽는다. 프랑스 식민지배 받았던 베트남, 모로코, 서아프리카의 나라들은 대부분 빵이 굉장히 훌륭하다. 

 

나는 조식을 굉장히 많이 먹는 편이다. 점심은 여행 중에 볼거리에 취해있다보면 건너뛰는데 아마 그래서인지... 생각해보니 집에서도 브런치를 가장 많이먹고 좋아하는 편이다. 아침에 느긋하다는 것이 진정 럭셔리 아닐까? 부자들은 아침에도 느긋할 수 있다. 그만큼 시간이 유연하고 허락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늦은 저녁을 오래 먹는 것보다 되도록 일찍일어나서 아침식사, 혹 브런치는 책도 읽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인생을 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

 

(저는 럭셔리 여행가가 아니기에 막 수준 높은 레스토랑 사진이 많지는 않습니다. 정말 필요할 때는 물론 수십에서 백만원도 넘는 식사를 하지만 여행 중에는 특별히 이유가 있어서 좋은 호텔의 조식, 좋은 레스토랑의 코스메뉴를 일일이 다 올리지 못한 점은 어쩔 수 없네요. 그건 그걸 전문으로 하는 블로거에게~~~) 

 

2번째는 팬케이크. 꿀같지만 꿀은 아닌 2가지 소스를 가져왔다. 갈색을 띄는 것은 아르간이 첨가된 것이고 노란것은 무슨 꽃이랬는데 마치 어렸을 적 아까시나 사루비아 꽃을 길거리에서 뜯어서 쪽쪽 빨아먹었던 그 맛이다. 지금은 그렇게 길에서 꽃 따서 먹으면 공해때문에 병 걸릴 것이다. 실은 그렇게 먼 과거는 아닌 아련한 8090년대의 추억이다.

 

그리고 오렌지 주스는 당연히 10잔 정도 ㅎㅎ 커피는 북미처럼 사발에 가져다 주지 않는다. 유럽식 에스프레소를 내려주는데, 유럽에 살 때는 익숙해졌었다. 생각해보면 커피를 뜨거운 물과 함께 섞어 커다란 컵에 담아 계속 마셔대는 아메리카노는 정말 커피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아침 혼자 왕창 먹고 다시 8시가 넘어서 호텔앞으로 나왔다. 이제 가시거리가 멀어져서 뚜렷하게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요새가 보인다. 저 곳이 오늘 탐방할 수산물 시장이 있는 항구이다. 해변을 따라 20분 총총 걷다보면 금방이다. 워낙 볼거리가 많고 중간중간 과일주스 스탠드나 해산물구이 포장마차, 각종 기념품 샾이 작게 있어서 지루하진 않다.

 

전체적인 해변의 지도. U-자형으로 굽었는데 세계에서 대표적인 해변은 대부분 이렇게 생겼다. 리오 데 자네이루의 이파네마 Ipanema와 코파카바나 Copacabana의 지도와 포토샵으로 겹쳐보니 형태가 거의 일치하더라. (흑. 직업병이다)

 

해수욕과 서핑, 글라이딩, 등 각종 해상스포츠를 즐길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해변따라 쉽게 걸을 수 있는 타일도로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

 

꽤 걸어와서 호텔쪽을 바라보니 구불구불 해변의 라인이 보인다. 

 

한 여성분이 멋드러지게 자세를 취하고 한참동안 통화 중이셨는데 슬쩍 찍어보았다. 

 

길거리에 젤라바 입고 졸고계신 아저씨. ㅎㅎ 주말 이른 아침의 일상이다. 원래 사람의 일상은 이렇다.라는 느낌을 준다. 

 

에사우이라의 택시는 Petit Taxi로 불리고 이런 화려한 블루를 가졌다. 눈에 확 띄게 형광 Cyan색이다.

 

다시 도착한 중앙 광장. 

그 바로 옆은 이렇게 둑이 있는데 이 앞을 한 10번은 지나쳤다. 사람들이 이 곳을 굉장히 애용하는 것을 알 수있는데 계속해서 여러 사람들이 이 곳에 걸터 앉아서 혹 기대서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도 먹고, 종종 대서양을 배경으로 길거리 공연도 한다.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한 그래피티는 참 아름답다. 특히 일상의 스토리를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표현한다. 이 곳에 앉아서  500원짜리 즉석 착즙 오렌지 주스를 사서 마시며 멍때렸다. 멍....

 

걸터앉아 둑 너머를 보면 이렇게 곳곳에 바위가 보인다. 반대편 백사장이 있던 곳과는 다르게 암초가 가득하다. 그리고 이 암초는 갈매기들의 서식지가 된다. 

 

그 주변으론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길거리 장수들이 있다. 여기도 위계가 존재한다. 시장안에는 늘어놓고 팔던데, 여기는 개개인이 그날그날 잡은 각종 어류를 손질 중이다. 가이드 말로는 이런 사람들은 시장사람에게 대신 팔아달라는 딜을 맺기도 하고, 직접 관광객에게 구워서 요리해주기도 하고 또 시장밖의 포장마차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고 했다. 시장안에서 해산물을 사면 또 그 자리에서 손질하여 조리 후 먹도록 해준다. 시스템은 뭐가 어찌되는지 나는 아직도 모를 정도로 굉장히 복잡한데 그 안에서도 그들은 살아가고 있다. 

 

매섭게 계속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사진에 다 담지 못하는 수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새 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여기 걸어다니라고 하면 벌벌 기어다닐 것 같다. ㅎㅎ

 

머리위에 이정도는 기본으로 날아다닌다. 푸드덕 푸드덕... 근데 사진으로 보니 또 장관이다. 아름답다. 그 때 느낀 세균에 의한 오염 공포와 갈매기의 매서운 부리와 발톱은 사진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저 멋진 하늘위의 '새'라는 날수 있는 존재들이 보일 뿐이다. 그것들의 곡선은 매우 아름답다. 하늘을 수놓는다는 표현처럼 그냥 쳐다보고 있으면 또 현장에서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1시간 정도 지나니까 나도 현지화되어서 갈매기가 옆에서 뭐를 하든 신경이 더 이상 쓰이지 않았다.

 

 

이녀석은 내가 정말 바로옆 에 딱 달라붙어도 안 날아간다. 오히려 포즈를 취해주는 것처럼 슬슬 돌더니 정확히 옆면을 보여주었다. 내가 움직인 것이 아니다. 나는 쳐다보고 있는데 처음엔 정면으로 보더니 점점 90도로 돌아 이런 자세를 취해주었다. 실은 사진작가가 아닌 나는 갈매기를 카메라로 하는 관찰은 이 때 처음해보았다. 

 

저 망루위에 내 친구들이 어느새 올라가있다. 잉? 뭐지? 언제올라간거지? 내가 소리쳐 물었다. "거기 올라갈만해?" 돌아온 대답은 "아니 돈내고 올라올 만하지 않아!" 하하... 돈을 내야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냥 시장에 있는 공짜 망루로 향했다. 원래 현지인이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곳이 진짜 뷰포인트이다.  그나저나 갈매기들이 마치 보초들처럼 일렬로 조르륵 자리한다. 어쩌다 이런 화면 구성이...

 

슬금슬금 시장으로 향하는 중. 푸른색 택시처럼 에사우이라의 보트들도 다 파란색이다. 

 

점점 많아지는 파란 보트들 ㅎㅎ

 

아니 이렇게 빽빽하게 보트를 두면 어찌 빼서 운항을 하지??? 50분의 1도 안되는 양을 찍은 것이다. 엄청~ 많다.

보트 주인인지 그냥 멍히 앉아서 휴식 중.

 

한쪽에선 보트를 수리중이다. 마치 고등어처럼 배는 희끄무리하고 등은 파란색이다.

 

이제 대서양에서 갓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시장으로 들어가본다. 그와중에 갈매기들이 왜이리 많은지... 사진들을 보며 눈을 감으니 그때 경험했던 비릿한 해산물의 냄새와 귀를 찌르는 듯한 깍깍깍 대는 갈매기 소리, 그리고 소금기를 코로 흡입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짠내나는 바람이 다시 나를 관통한다.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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