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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2일. 마지막 회 - 곧 다시 네덜란드 일상으로 (24+2)

Brett D.H. Lee 2021. 2.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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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여행 15일 - 마라케시에서 만난 이브 생로랑 Marrakech and Yves Saint Laurent (24+1)에서 연결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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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로코 17일간의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길 잃고 오후를 마라케시 길거리 구석구석 헤매면서 별 희한한 사람들 다 만나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 후 잠시 쉬는 중.

저렇게 부유하는 듯한 산맥의 광경은 언제나 멋지다. 고대 사람들이 신을 스스로 창조해내서 문화와 종교를 탄생시키며 문명발전을 이어나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같다. 종교적 발언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어쨋든 자연에서 얻은 것을 의인화하여 다신론적 스토리텔링으로 연결한 것이 곧 다양한 종교의 시발점이 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결국 신이라는 것, 믿음은 인간의 사유능력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 어떤 종교적 믿음과 그 신을 언급하는 것 절대 아님! 오로지 고대 신화에 대한 이야기)

 

3일 째 보는 같은 풍경 다른 색상 다른 느낌. 쿠투비아 모스크를 향해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마치 이제는 집 앞에 마실나가듯이 슬렁슬렁 걸어다니기.

 

유럽에서 성당 첩탑/시계탑이 항상 도시 중앙에 있듯이 모스크의 미나레트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자마엘프나 Jemaa el-Fna 광장으로 다시 진입. 이제 늦은 오후라서 모로코 떠나기 마지막 저녁시간은 여기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정했다. 다른 궁전이나 유적들을 갈 시간은 있지만 길잃고 한참 헤메다가 돌아온거라 그냥 현지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시장분위기만 집중해서 느끼기로...

 

여전히 바글대는 자마엘프나

 

3일 내내 보이던 이 흰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63번 venue의 아저씨. 이제 나를 기억하더라 3일동안 여기서 7잔정도 자몽+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약 400ml되는 컵에 착즙한 주스가 500~600원 정도. 비타민이 몸에 가득한 상태로 돌아다니니 생각보다 지치지 않았다. 역시 우리 몸은 먹는 것에서 시작된다.

 

인적드문 한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주스 홀짝이며 각종 구이요리에 연기를 뿜어내는 포장마차들을 쳐다본다.

 

저 오른쪽 높은 건물에 루프탑 식당/바가 있어서 저쪽으로 이동.

 

열심히 각자 무엇을 먹는 중. 

현지인도 있고, 모로코인 중 타도시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타국의 젊은 배낭여행자들이 다 뒤섞여서 각자의 언어로 떠들어댄다. 당연히 20개국어를 하지 않지만 들으면 어느 언어인지는 알 수 있는 것이 약 20개 들리더라. 예전 실크로드에 수 많은 장사꾼들이 이래서 똑똑해질 수 밖에 없던 것일까. 각 언어, 문화가 혼합되니 한 곳의 시점이 아닌 범지구적 시각이 생겨날 것이다. 

 

야시장 먹는 곳은 전부 집마다 숫자로 되어있다. 거닐다가 05번 집에서 간단히 꼬치를 몇 개 먹어보고 (양, 닭, 소고기 순서). 맛은.... 건강했다(?) 앞으로 먹는 것에도 충실히 사진찍어둬야겠다;;; 유럽이나 다소 '럭셔리'한 도시여행에선 그렇게 먹는 것 사진을 찍다가 왜 여기선 먹는 것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아마 다른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정신이 미각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나보다. 그러나 음식은 하루종일 엄청 먹어댔다...

 

시장의 왁자지껄한 소리와 온갖 음식이 불에 구워지는 향이 가득하다. 이런 뷰를 언제 또 보려나... 하면서 당시 살던 암스테르담 집에 갔다가 근무 조금하고 다시 터키로, 소아시아로, 동유럽으로 출발했기에 딱히 푸념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마라케시는 시장 자체를 적절한 거리에 있는 탁 트인 루프탑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당연히 신식 건물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누적된 역사의 켜가 건물이 증축된 흔적 여기저기서 보이기 때문에 더욱 좋다. 거기에 그 방식이 선진국처럼 깔끔한 historic preservation 문화보존 건축기법도 아니고 현지의 평범한 사람들이 점토건축을 기반으로 쓱쓱 올려나갔기에 직각없이 거의 다 살짝 기울어지고 투박한 핑크빛 표면이 인상적이다.

 

 

이제 해가 슬슬 지는 풍경. 빠르게 볼 곳만 보고 지나가버리는  (혹은 한 번 갔으면 또 안가는) 여행객이 많은 이 시점에 이렇게 한 곳을 계속 방문하며 아무 주변사람과 이야기하고 차 한잔, 디저트 한 조각 놓고 몇 시간이고 앉아있을 용기가 있을까.  필자도 처음엔 세상에 볼 곳이 너무 많아서 빨리빨리 여행을 즐겼다. 그리고 극과 극으로 다른 여행 방식을 시도해보았다 (호텔에만 있어보기부터 생각없이 놀기, 안 먹고 고행처럼 하루종일 구경만하기, 오지여행에서 생존체험하기, 돈을 다소 쓰더라도 왕처럼 여행하기 등). 지금도 빠르게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모든 여행에서 잠시 멈추어서 머릿속 정리가 필요할 때, 현지사람과 함께 섞여 타자의 삶을 들여다 볼 때, 그리고 사람의 언어가 아닌 자연의 언어를 들어야 할 때는 이렇게 시간을 쏟아부어 생각해야한다. 실은 마라케시에 볼 곳이 많은데 딱 2곳만 다녀와서 아쉬웠지만 왠지 여기선 가만히 대여섯시간을 있어야한다고 느꼈다. 오히려 내적으론 더욱더 바쁜 여행시점이 된다. 지나온 모든 시간, 장소, 추억 등이 다 수면위로 튀어올라오며 현재 내 감각으로 체험되는 것과 비교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생각이 창조되는 것이다. 그렇게해서 진화하는 생명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일상에서도 계속해서 '다르게보기'가 실천되어 매일 색다른 융합이 일어날 것 같다. 물론 너무 하루종일 그러면 다인격적으로 될까봐 중심은 잡아가며;;;

 

황홀스런 하늘, 우주의 쇼. 이 블로그의 여행사진은 다 노필터이다! 정말이지 실제로 보면 저 색의 깊이감이 느껴지는데, 그 깊이는 전달이 되지 않아 아쉽다. 마치 우주 밖까지 내다볼 수 있을 것 같이 공허한 하늘의 깊이.

 

 

 

어둡고 고요한 밤하늘과 밝고 소란스런 대지를 쳐다보면서 하루가 끝이 났다.

 

다시 아침. 어서 카사블랑카로 돌아가야한다. 호텔에서 바라보는 이 아침뷰도 이게 이 여정에선 마지막이다.

 

호텔위에서는 밝아보였는데, 막상 아침 6시쯤 출발하려니 지면은 어둡다. 굿바이 마라케시.

 

아무도 없는 카사블랑카행 기차를 타고 출발.

 

그래도 아침식사라고 직원이 와서 이것저것 판매하더라. 샌드위치와 커피, 물을 주문했다. 간만에 플라스틱컵에 담긴 에스프레소. 소량의 환경호르몬을 섭취했다;;;  난데없이 이 때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는 나도 웃겼다. 요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저런 포장종이나 공책에 FSC라고 적혀있는 것이 많고 플라스틱도 친환경적으로 인증되서 나오는 것( 예를 들어 ECO- F&B인증 등) 이 많다. 저 종이를 뜯으며, 또 플라스틱 컵을 만지작 대며 잘라보고 별 짓을 다했다. 종이는 재생지가 맞는 것 같은데, 저 플라스틱은 확실히 예전 90년대식으로 마구 찍어낸 환경호르몬 가득한 컵인 것 같다. 아무튼 아침식사부터 친환경 건축자재 생각으로 요란하게 시작한다. 

 

밖은 안개때문에 오히려 더 볼거리가 많았다. 처음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올때는 또렷히 모든 것이 보이는 낮이었는데 (1화 다시보기) 지금은 거의 모든 것이 회화같다. 물감을 옅게 풀어서 흐르듯이 터치한 느낌. 뿌옇기때문에 해석이 마음대로이고 그만큼 더 볼거리가 많아지는 것이다. 의미심장한 물체들이 계속 나타나고 나는 저게 무엇이지하고 관찰을 계속 하며 4시간을 보냈다.

 

기차에서 찍은 것 치곤 계속해서 잘만 나오는 사진들. 오히려 사물이 없을 때와 있을 때를 구별해서 찍느라 정신없음.

 

조금 시간이 지나자 태양이 구름사이로 까꿍.한다.

 

그리고 살짝 무서웠던(?) 움직이지 않고 저렇게 가만히 서있는 사람들. 이 때는 기차가 아주 느리게 가고 있어서 저 사람들을 1분 가량 보았는데 꿈쩍을 안하더라. 아주 살짝 팔이 움직움직했다. 덕분에 신기한 사진 득템. (그 외에도 이 기차여정 4시간 동안 계속 촬영했는데 나중에 더 선별해서 공개하겠다)

 

 

그리고 난데없는 감성셀카. 아무도 없으니 이 기차창밖을 보는 누군가를 찍을 수가 없었다. 대신 내가 그냥... 카사블랑카 근처에서야 몇 명이 탑승했고 거의 대부분 시간을 앞뒤로 아예 텅 빈 기차를 오롯이 혼자 영위했다.

 

카사블랑카 외곽지역이다. 이제 아침느낌이 제데로 나는군.

 

슬슬 출퇴근하는 듯한 사람도 타기 시작했고. 생각해보니 내가 있는 이 칸은 1+2 배치로 비지니스칸이었다. 어쩐지 좋더라니... 근데 티켓 살때는 그냥 아무거나 젤 싼거달래서 10디르함인가... 그정도 밖에 안했는데 (4시간 기차여행을 12000원이면 저렴하다). 비지니스였나... 그냥 아무도 없으니까 일반석 티켓인 내가 여기 앉던말던 상관을 안 한것 같다.

 

카사블랑카 중앙역에 도착. 여기서 이제 공항열차로 갈아탄다. 15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잠시 밖에 길이 어떤지만 보고와야겠다.

 

역 앞에는 어느 나라나 그렇듯 택시들이 대기중. 여긴 빨간택시네. 다 다른 종류의 차량이네 색만 빨갛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세련된 디자인의 카사블랑카 시내 트램. 대중교통망을 새로 정리를 해서 아주 좋다고 한다. 역시 이것도 빨간색이다. 카사블랑카 (casa blanca 직역하면 '흰 집')의 대중교통/택시는 '빨개요'.

 

기차타러 다시 그냥 들어간다. 이게 중앙역 모습.

 

그리고 공항 도착! 참고로 모로코에선 공항, 역,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서 사진촬영 함부로했다간 바로 카메라 뺏기고 그 자리에서 카메라 sd카드에 있는 것 삭제해버린다. 조심하시길!!! 여행 첫 날 멋모르고 이 공항에서 나가는 기차타는 곳에서 이젠 괜찮겠지하고 카메라 들었다가 아주 혼쭐이 났다. 여권도 검사하고. 카메라로 이런 시설 찍으면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본다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인 오늘은 그냥 슬쩍슬쩍 걷다가 저절로 찍히는데로 카메라를 메고 다니기;;;  등잔밑이 어둡다. 내 앞을 걷고 있는 저 사람이 공항에서 관광객이 사진 찍는지 감시하는 사람이다. 오히려 뒤에 딱 붙어서 있으니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더라. 사람은 뒤에도 눈이 달려야하는 이유이다. (실은 걸려도 혼만나고 풀어주니까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보딩시작된 13:10분 암스테르담행 비행기. 악... 일이 밀려있는데 가자마자 야근하는 것 아닌가. 일하기 전에는 AMSTERDAM하면 반고흐가 떠오르고 플랑드르의 풍경, 풍차, 치즈 등이 떠올랐는데 일하고 나니까 저곳이 그냥 집이고 건축회사로 느껴진다. 사람은 그래서 계속 만족하지 못하는 이기적 존재인가. 한 번 쟁취하면 그것을 망각하고 또 다른 것을 쟁취하려든다. 돈이든 사랑이든 관심이든 뭐든... 지루하다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다. 스스로 채찍질해서 다시 일상을 새롭게 보는 시각을 가져야겠다. 암스테르담도 1년정도만 살려고 온 것인데...

 

화려한 마라케시 공항과는 다르게 다소 연식이 있는 카사블랑카 공항은 밋밋하긴 하다. 그런데 역시 깔끔하다. 모로코가 '후진국'이라고 표현한 사람이 많은데 이는 완전 틀린말이다. 과연 후진국의 정의가 무엇인지도 의문이다. 미국은 그럼 선진국인가? 과연 미국에 살아보지도 않고 그런 말이 나올지. 실제로 서민을 위한 서비스도 매우 열악하고 동사무소 개념도 없어서 뭐 하나 서류처리도 굉장히 오래걸리고 힘들다. 빈부격차가 한 길에서도 확연히 보이기도 하고 총소리를 자주 들으며 미국에서 살았다. 코로나라고 요새 한국에선 재난문자가 자주 온다. 그것만큼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 수업 중에 '어느 구역에서 총기사고 있음. 그쪽은 가지말것'이란 문자를 종종 받는다. 콕 찝어 미국의 한 이면을 말했지만 그 외 선진국과 후진국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아마 유럽과 미국은 '강대국'이란 타이틀이 더 어울리지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엔 힘들 것 같다. 100개국을 다녀본 결과, 생각보다 별로인 나라인데 정치적, 군사적 우위에 있기에 세계에 그 나라의 문화가 널리퍼지고 목소리가 큰 곳이 있는 반면 '완전 후지다'라고 규정된 나라인데 막상 가보니 엄청 깔끔하고 빈부격차 적게 잘 살고 있기도 하다. 어찌보면 '서양나라', '제1 세계' 나라의 문화 속에서 다시 나라가 발전했기에 한국에선 제 3세계 생소한 나라의 문화를 잘 모르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도 몰랐기에 계속 다니면서 끝없이 문화충격을 받아가며 더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갈구하는 것이니 이는 누군가를 질타하는 의미로 쓴 글이 아님을 다시 강조한다. 일단 모로코는 알고보니 '후진국'이라고 할 나라가 아니다. 내가 모로코 가겠다니까 그런 후진데를 왜... 라고 했던 한국인들이 너무 많았어서 그래서 걱정이 되기에 언급은 해본다. 세상에 후진 곳은 없다. 보는 시각이 발전한다면 모든 것이 다 배울 것으로 보이는 법이다.

 

2020, 2021년에는 보기 힘든 빽빽한 비행기 풍경. 언제 자유여행이 되려나. 나는 집을 이사를 하니까 서울이든 뉴욕이든 LA이든 날라다니지만... 여행 자체는 하지 않는다. 도시만 옮겨졌지 집콕생활은 계속 진행형. ㅠㅜ

 

역시 지구는 푸른별로 빛날 때 아름답다. 비행기에서 보는 둥그스름한 저 지구의 표면선은 언제나 소름돋게 아름답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Schipol. 저 Dutch Delicious가 반갑다 이제는. 유럽에 있는 동안 (14개월) 비행기 탑승횟수가 지금 세어보니 40회정도 되더라. 그래서 저 가게에서 수프나 샌드위치 사서 가는게 일상처럼 느껴진다. 아니 80회? 매주 여행했나?.... 매 주말 여행했다. 기차든 비행기든 타고 암스테르담에서 6~7시간 내에 갈 거리는 모두. 바빠바빠. 모두 저가비행기로 매 주말 젤 특가로만 마구 찍어 갔기에 터키도 20만원으로 가고 북유럽이야 7만원정도로 다녀왔다. 아마 모든게 오밀조밀한 유럽에서 사는 특혜 아닐까.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기차

 

암스테르담에서도 3곳에서 살았는데 그 첫 번째 집은 동남부쪽에 있는 Amstel 역 근처이다. 걸어서 5분이면 가는데, 중앙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열차가 지나가는데 역은 작고 굉장히 고요하다. 기차역이 이렇게나 조용할 수 있나 싶다. 근처에 공원에 앉아있어도 정말 아무소리없이 적막이 흐를 정도이다. 기술력이 좋은건가... 그리고 이 Albert Heijn은 CU와 백화점 식료품점이 합쳐진 느낌의 체인점인데 네덜란드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모든 식재료와 지하철 티켓구매, 전화카드 충전, 점심식사용 샐러드 및 완성식품들... 거의 모든 국민이 여기서 해결한다. 고유한 네덜란드 브랜드이다. LIDL이라고 독일계 브랜드도 있지만 퀄리티와 재료 다양성이 알버트하인이 좀 더 우위인 듯하다. LIDL은 코스트코처럼 대용량으로 파는 제품이 많다.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다가도 네덜란드인과 이야기할때 이 알버트하인 이야기하면 굉장히 좋아한다. 바로 이것저것 일상이야기로 넘어가니까 스몰톡할 때 유용하더라.

 

암스텔 역은 이렇게 생겼다. 빛나는 유리 박스같은 느낌. 공항까지 여기서 15분에서 20분 걸린다. 기차여행도 여기서 대부분 출발하기에 앞으로 나의 유럽지역 여행기에서 암스텔역은 매회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 외에도 유럽 여행은 3차례 따로 길게 한적이 있긴하다. 갔던 나라여도 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집에 오자마자 알버트하인에서 구매한 식재료를 바로 썰어서 식사완료. 암스테르담에 살면서 생각보다 집에서 요리 엄청해댔다. 화려하진 않지만 필요한 일상의 음식을 빠르고 건강하게 만들어내는 노하우는 여기 살면서 더욱 늘어간 것 같다. 실제로 회사에 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다는... 대부분 알버트하인에서 2~4유로짜리 샐러드를 사먹는데, 가격과 영양을 따지니 그게 더 나을 수도... 미국, 호주, 남미, 동아시아 등 생각보다 식재료가 저렴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것이 비싸다고 생각한 유럽에서 막상 살아보면 일상지출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레스토랑에 가거나 인력을 필요로한 서비스 이용은 한국은 물론 미국보다도 비싸지만, 근무하고 집에와서 밥먹고 미술관 다니면 딱히 지출될 돈도 없고... 미술관도 유럽 대부분 나라마다 아예 정기권을 가지고 갔기에 매일 갔는데도 지출액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 (특히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은 정기권 자체가 엄청 저렴하고 영국은 원래 무료니까... 유독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동유럽의 미술관/박물관 입장료가 값이 나간다)

 

암스테르담에 살던 집 앞의 풍경. 아마 일상을 매일 감사하며 행복을 느꼈던 것은 여기서 살았던 14개월이 아닐까 싶다. 물론 가족과 함께했던 모든 곳은 다 나의 고향이 된다. 100개의 나라를 돌아보고 근무하고 또 여행처럼 살다보니 이제는 우주의 한 먼지같은 존재로서 지구 어디든 실은 겁도 안나고 (물론 총칼이 난무하는 곳 제외) 잘 적응해서 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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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저의 모로코 여행기 26개의 포스팅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년 넘는 저의 세계방랑기를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올려보네요. 현재진행형인 저의 노마드적 삶은 곧 다시 현재 거주지 뉴욕에서 곧 LA로 옮겨집니다. (그러나 지금은 잠시 한국) LA가기 전의 시간 동안에는 제가 예전에 거주했던 이 암스테르담을 기준으로 또 유럽 여행기 및 해외생활기를 연재하겠습니다. 유럽에 속한 나라는 벨라루스와 몰도바를 제외하고 다 가보았기에 한 번에 연달아서 연재는 못하겠고 테마별로 나누어서 일단 네덜란드+벨기에 (및 독일 라인강일대) 미술관을 중점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저의 미술과 건축 및 각종 다른 글도 사랑해주시고 별로인 부분은 가차없는 평가댓글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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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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