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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15일 - 쉐프샤우엔-2 Chefchaouen, Morocco (7/24)

Brett 2020. 12. 2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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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샤우엔에서 이튿날이 밝아온다. 일출 전에 얼른 등산해서 마을 구경하고 조식을 먹기로 했으므로 졸리고 피곤해도 일단 출발한다. 나머지 친구들은 정말 다 뻗어서 못가겠다고... 혼자서 출발한다. 이런...

해는 이미 떴지만 아직 완전히 밝지는 않았다. 산맥이 있어서 그런지 빛과 그림자의 경계가 명확하게 움직이며 마을로 오는 것이 보인다. 처음엔 저 산이 전체가 그늘졌지만 이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마을쪽으로 다가오며 노랗게 바뀌고 그렇게 아침이 시작된다. 
아랫집 빨래는 잘 마르고 있다? 바람에 부는데 빳빳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살짝 얼어있는 것 같다. 무진장 추웠거든...
아직 호텔옥상.. 저기 보이는 사원으로 올라갈 것이다. 줌인 엄청해서 찍었는데, 실은 꽤 멀어서 육안으로는 흰 점처럼 보인다.
파란마을에선 하늘색바지를 입어줘야지
아니 집들이 왜 이렇게다 깜찍한건지. 아무도 없는 주거지역을 걸어가는데 모든 집이 다 엽서에 나와도 될것 같다.
아침에 졸려서 꾸벅대는 고양이. 모로코에는 길고양이가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다. 그리고 하나같이 다 귀엽다. 사람이 지나가면 와서 재롱부리고 도망가는 유혹을 한다 ㅎㅎ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해야하는데 길은 다 파랗게 되어있어 길 잃지 않고 마을 밖의 산등성이를 탈 수 있다.
지금까지 온 길. 좌측에 붉은 게이트를 통과해서 조금 내려왔다가 지금부터는 계속 올라갈 예정

 

실은 육안으로는 길이 이 정도로 어두웠다. 카메라로 계속 조금씩 밝게 찍다보니까 완전 아침인것처럼 보였을 수 있는데, 실은 아직 어두운 매우이른 새벽. 12월달의 아침 6시20분쯤이었다.
중간중간 나말고도 여행자가 있긴 했다. 서로 찍어주기 ㅎㅎ
이렇게 생긴 바위산길을 묵묵히 오른다. 호텔 밖으로 나와 거의 1시간째 올라가는 중. 아니 친구들은 다들 자는데 왜 혼자 개고생 중? 
중턱에서 본 마을의 모습.
으쌰으쌰 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호텔나온지 막 1시간이 되었다
올라오니 사람이 있다. 현지인들이었다.
해가 뜬다. 움직인다. 아침과 어둠의 경계가 저렇게 움직이나보다. 그늘에 있으면 위에 어둡게 일부러 찍은 사진처럼 보이는 표면이 다 검은데, 해가 닿는 부분은 확 밝아진다. 희끄무리하게 아침이 전체적으로 밝아지고 밤엔 어두워지는 도시의 삶에서 못 느낀 정확한 경계이다.
그늘에서 더욱 채도가 높은 쉐프샤우엔
이 둘은 언제부터 여기 있던게냐. 이 아름다운 마을을 매일 보며 살았던게냐.
룰루랄라 물길따라 하산길. 호텔까지 처음 올때의 시간의 절반인 30분만에 도착했다.
내가 지금까지도 페북이나 다른 SNS에 배경으로 쓰는 사진. 나른한 주말의 아침이랄까. 어린아이가 바게트를 2개 사는건데 왜 이 모습이 정겨울까? 생각해보면 내가 예전에, 아주 예전에... 살던 주공아파트에 있던 슈퍼마켓이 저렇게 한쪽에 음료냉장고가 있고, 한쪽엔 낮게 과자를 배열해 놓았다. 그리고 안쪽으로 계단이 한두턱 내려가도록 되어있었다. 딱 그 느낌이어서 그랬나 보다. 카메라 루시다의 푼크툼punctum같은 것이다.
돌아오니 아침상이 차려져있다. 호텔이 크지 않아서 투숙객이 당시 우리10명과 다른 커플 2팀밖에 없어서 저만큼만 내놔도 우리에겐 풍성했다. 뭐든지 감사~
아침을 간단하게(?) 이렇게 차려서 3접시나 먹어주시고... 보다시피 나는 올리브광이다.미국에서 녹색 흑색만 먹다가 여기서 저 강낭콩 색으로 된 올리브를 매일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네덜란드만 가도 적색올리브가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미국엔 없는 식료품점이 많다. 대부분 그냥 녹색, 흑색..
어제 슬쩍 안에 보았던 그 집인데, 문짝 하나 엄청 크고 두껍다. 그냥 들어가볼걸...
벽에 그림처럼 각기 다른 원색의 화분들. 소꿉놀이 세상에 온 느낌이다. 오늘은 정말 메디나의 온 구석구석을 그냥 걸으며 앉아서 쉬다가 현지인 만나면 인사하고 또 멍때리고... 그러는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젤라바입으신한 어르신이 집안사람과 대화를 하고 계신다.
청량한 하늘색과 붉은 기왓장이 잘 어울린다. 한국의 기와도 저렇게 부분적으로만 써볼수 있을까? 왠지 검은 우리의 기와는 왠만한 색에 대비되도 그 모던함이 더욱 빛날 것 같다.
이 길은 약간 보라색이 더 첨가됬네?
현지아이. 왔다갔다하면서 쫒아오길래... 괜찮을까하고 찍어봤다. 이제 슬슬 갈 시간이 가까워진다.
이제 늦은 저녁전에 페즈에 가기위해서 이 마을을 떠나야한다. 중앙광장의 요새에 다시와서 근처에 상점으로 들어갔다
상점에서 1디르함짜리 과자들을 사서 먹어보았다. 음... 과자는 역시 한국과자가 으뜸이다. 
짐을 싸서 로비에서 출동?신호를 기다리면서 간식을 또 먹는다. 차려져있으니..
쉐프샤우엔의 광장을 뒤로 하고 천년의 고도 페즈로 향한다
산과 하늘의 연속
잠시 신기한 광경 구경하고 가실께요. 하고 다들 내려서 구경 중.
아. 이 아틀라스에 잠시 생겼다 사라지는 호수들은 직접 눈으로 봐야만 한다. 아무리 찍어대도 그 느낌은 전달이 불가하다. 물이 계속해서 소용돌이치는 느낌을 주고 산은 또 산대로 꿈틀대고 있는 것 같다. 딱 느낌이 반 고흐의 붓터치였다. 계속 보면 내 눈이 잘못된건지, 환각증세가 온 건지... 시야가 빙빙돌았다. 참으로 신기한 자연의 세계이다.
줌 인을 해도 그 느낌은 보여드릴수가 없다 ㅠ
어쨋든 또 페즈에 도착하기전 도로변에 있는 큰 아웃렛에 들렀다.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일명 모로코의 코스트코 라코마Lacoma이다.
먹을 것이 수북히 쌓아놓고 파는 중
향신료도 통으로
우리는 술을 사러 ㅋㅋ
이제 페즈에 도착해서 후다닥 짐을 내리고 사왔던 술과 함께 식사를 하려한다.
나는 especiale flag를 마셨다. 맛은 그냥 그런.. 약간 밍밍한 것이 하이네켄 같았다 (하이네켄 비방한 것 아님. 네덜란드에서 생활했던 나에겐 하이네켄은 생명수였다. ㅋㅋ 회사에서 매주 박스째로 갖다주고 해피아워를 했기때문.. 그건 이제 그냥 물이다.ㅋㅋ)

 

고단한 몸을 잠시 눕히고 금세 잠이 들어버렸다. 저녁먹자마자 취침. 대신 내일 페즈의 하루는 정말 볼거리로 꽉 차있어서 아마 2개로 나눠서 올려야 하겠다. 페즈의 프리뷰는 단연 가죽염색공장. 흠사 빨래터 혹 물감 빠레트같은 이 신비한 광경은 그 다음 페즈Fes편 (8/24)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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