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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15일 - 볼루빌리스 Volubilis, Morocco (5/24)

Brett 2020. 12. 2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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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펑크나는 바람에 아틀라스 산맥에서 시간을 보내고 메크네스는 별로 보지를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광장과 주요건축물, 야시장, 그리고 루프탑에서 식사를 했다. 밤에 호텔에서 못내 아쉬워서 잠시 나와서 길거리 음식도 사먹고 현지인들은 뭐하나 구경했다.

메크네스에서 늦은 밤. 밥 만수르 성문 앞 광장의 길거리는 밤에 더욱 붐빈다. 
야밤에 후추를 사러 나온 아주머니들? 꼬깔처럼 쌓아놓은 각종 향신료를 쓱쓱 담아간다. 앞쪽에 장식으로 세워놓은 부분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뒷쪽 아래부분부터 담는다.
물건을 역시 꽉꽉채운 갑판대
다시 호텔로 와서 묵직한 호텔키를 받고... 호텔아퀴나스. 3성급. 1박에 390디르함 (약 48,000원)
또 무슨 소리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는 아랍어 방송틀어놓고 보다가 잠들었다. 
아침을 먹고 호텔앞에서 다시 차를 타고 오늘의 첫 행선지 볼루빌리스Volubilis로 향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광활한 대지를 멍때리게 보면서... 안개가 짙은 날이다.
점점 물안개로 변하는 듯. 페즈와 메크니스의 중간지점에 있는 볼루빌리스 로마유적지. 다른 한국여행자들 글을 보면 페즈에서 물레이 이드리즈Moulay Idriss를 거쳐서 이곳으로 향하는데, 나는 반대방향으로 돌아서인지 메크네스-셰프샤우엔-물레이-페즈 순이다.
워낙 물안개가 두껍고 해는 낮고, 구름도 많은지 전체적으로 채도가 안 느껴진다. 아침에 2시간 정도는 저절로 산수화 속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볼루빌리스 도착. 안개때문에 저 멀리 보여야할 커다란 기둥과 개선문 등이 안 보인다...
조금씩 전진. 이 내리막길이 입구이다. 물안개 때문에 바닥이 다 젖어서 빙판 위처럼 엄청나게 미끄러웠다. 이곳은 대서양과 지중해성 기후가 산맥에 부딫히는 위치라서 이런 물안개가 자주 나타나고, 즉 바닥이 미끄러운 날이 많아고 한다. 조심조심가시길...
내려오면 인원/신분체크하는 작은 안내소를 거친 후 입장. 입장료는 10디르함 (1200원 정도)
모로코에 남은 로마유적 중 가장 보존상태가 좋고 주변경관도 훌륭하여 19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경치좋은 길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4.5km 떨어진 물레이 이드리스에서 트래킹해서 온다고도 한다. 참고로 이 곳은 등재된 기준이 고대로마시절부터 이슬람 지배기, 스페인과 프랑스 지배를 거치며 여러 문화적 교류가 있었다는 증거와 일부 사라진 리비아-베르베르와 모리타니아의 흔적이 명확하게 남은 몇 안되는 유적이어서이다.
유적으로 들어가기 이 곳을 소개하는 작은 박물관 건물 전경. 심플한 매싱의 나무와 콘크리트 건물이 주변경관을 해치지않으며 자리한다.
가이드의 설명. 이 곳은 기원전 3세기 카르타고 상인들과 베르베르인들이 터를 잡고 살면서 모리타니아Mauritania의 수도로 자리잡았다. 이후 로마와의 3번에 걸친 포에니전쟁Punic War에서 패배한 카르타고는 역사에서 사라지고, 방패역할을 해오던 강력한 북아프리카의 나라가 사라지면서 이 곳은 곧 밀려든 로마군인에 의해 로마제국에 흡수된다. 서기 40년, 정식으로 로마의 도시가 되면서 번영을 누렸다. 토양이 비옥하여 작물이 굉장히 잘 자라는 위치인데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올리브는 지금까지도 아주 유명하다. 한창 번영하던 2~3세기에는 약 2만명이 거주했는데, 당시 지중해권에서 이 정도면 중형 도시에 속했다. (물론 로마시는 훨씬 컸지만, 그 외 도시들은 이 정도로 다들 고만고만했다). 그렇지만 토착민인 베르베르인의 침략이 계속되어 로마는 3세기말 볼루빌리스 통치권을 서서히 상실하였고 북아프리카에 사는 민족들이 18세기까지 계속 살았다. 아주 잠시 이드리스 1세가 세운 이드리스 왕조의 수도가 되었지만 곧 모로코의 일부가 되었다. 많은 건물은 무너졌지만, 우뚝솟은 개선문, 포럼의 한 부분, 그리고 모자이크는 표면이 꽤 잘 보존되어있다.
볼루빌리스의 건물들은 대부분 제르훈 대산괴 인근에서 채취한 청회색의 석회를 사용해 지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원형을 제데로 유지하고 있는 수많은 모자이크 바닥으로 유명하다. 비록 다른 북아프리카 지역의 모자이크 수준의 예술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형태와 주제가 생생하고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투어 도중 여기저기 있던 모자이크들.. 신화, 기독교 성화, 수렵채집, 자연의 모습, 사람의 일상 등 정말 다양한 주제의 그림이 있었다. 
대포가 있다? 2천년이 넘도록 온갖 민족들이 다 쳐들어왔었고, 이 곳도 계속 사용되어 왔으니 고대시대부터 중세, 근대의 흔적까지 다 있는 것 같다.
많이 부식되었지만 건물의 단면들이 층층히 보여서 오히려 좋았던 포럼의 아치들. 그 앞에서 친구들과 사진.
개선문. 비록 엔타블러춰entablature위로는 다 사라졌지만 아래에는 그 형태가 남아있다. 217년 칼리쿨라 황제를 기념하여 만든 것이다. 1930년대부터 약 60년에 걸쳐 복원했다.
슬슬 날이 개면서 하늘색이 띄고 기둥과 벽에 명암이 깃들기 시작한다.
주거단지 터
갑자기 해가 강해지면서 약 10분만에 완전하게 날이 "깔끔"해졌다.
언덕에 올라 내려다 본 볼루빌리스
이 언덕은 지금도 실사용 중. ㅎㅎ
이제 이른 점심을 먹고 셰프샤우엔에 가려고 서두르는 중. 그 이유는 셰프샤우엔이기때문 ㅎㅎ
농경지를 또 보면서 차는 달린다.
중간중간 이런 동네가 나오고
특이한 상태의 길. 나무들이 왠지 힘겨워 보인다. 모든 가지가 왜 다 잘라져 있는지...? 
이 길에 있는 식당에 들렀다.
열심히 메뉴를 보며 고민 중.
하나 둘씩 음식이 나오고. 타진요리를 매끼 먹다보니 감자튀김이 드시고 싶었던 한 친구
느긋하게 이른 점심을 수영장 옆에서. 수영은 하지 않고 일광욕만 했다.
그 다음 목적지인 '하늘색 도시'로 유명한 셰프샤우엔Chefchaouen으로 간다. 다른 날 처럼 저녁에 이동하지 않고, 점심 직후에 빠르게 가는 이유는 작은 마을이지만 볼거리가 워낙 많아 이곳에서 이틀을 꽉 차게 보낼 예정이다.

[Travel] 모로코 15일 - 쉐프샤우엔 Chefchaouen, Morocco (6/24)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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