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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 잉카제국의 성스러운 계곡 Sacred Valley of the Incas

Brett D.H. Lee 2021. 7. 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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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에서의 하루가 몸은 여유롭게 그러나 머릿속은 바쁘게 지나간다.

[지난 포스팅: 페루 - 마추픽추 Machu Picchu 세계 7대 불가사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Aguas Calientes로 돌아가는 하산길.

 

내려오자마자 잠시 기념품샵을 들렀다가 식당으로 직행. 밝아보여도 저녁시간이 되었다. 30분정도 식사중이었는데 끝날 무렵엔 완전하게 어두워짐. ㅠ

그래서 쿠스코로 돌아가기 전 잠시 둘러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는 밤의 도시였다. 잉카 마사지샵이 있길래 시원하게 1시간씩 전신마사지 받고 맥주 2병을 사들고 공원에 앉아서 시원하게 들이킨 후 기차에 올라탔다. 

 

식사는 이렇게 건강해보이는 아보카도 샐러드 (라고 했지만 정말 아보카도를 통째로 주다니..) 얇게 흩날리는 치즈와 안에 들어있는 깍둑썰기되어있는 새콤한 야채무침이 생각보다는 입에 잘 맞았다.

 

나는 치킨커틀렛을 시킨건데 뭔가 희한한 것이... 얇게 썬 닭고기에 계란을 둘러서 구워낸 신기한 조리법이다. 이렇게 해먹는건 첨보네...

 

형은 스테이크라고 시킨것인데 그냥 얇은 등심구이가 나온 듯.

참고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는 마추픽추라는 절대적인 관광지때문에 갑자기 발전한 곳이라 음식부터 숙박까지 모두 바가지 씌우는 것은 물론 퀄리티도 한참 떨어진다. 시골에 관광객을 상대할 시설을 급 늘리다보니 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여행가들이 귀띔해 준 것이 마추픽추에 아침 일찍 들어가야 줄 짧다는 이유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숙박하는 것은 비추한다더라. 차라리 쿠스코나 오얀따이땀보같이 역사가 긴 마을/도시에서 일찍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쳐있다가 쇼핑하면서 신나신 형님 ㅋㅋ

 

위에 사진 2장은 페루 관광청에 올라온 것에서 가져왔다. 밤사진만 있어서 ㅠㅠ 낮에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마을 한 가운데에 기차가 지나가고 이 곳이 종점. 사뭇 베트남이나 인도 마을의 기차선로도 생각나게 한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는 번역하면 '뜨거운 물', 즉 온천지대이다.

Aguas Calientes = Hot Water / Hot Springs 

 

이곳에 이런 온천시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하는데 너무 중심지말고 좀 떨어진 곳의 시설이 더 좋다.

온천을 즐길 생각이었다면 이곳에서 1박을 했을 수도...

 

순식간에 어둠이 깔린 마을. 1시간 정도 뭔지는 모르겠는 '잉카 마사지'를 받고 나왔다. 그냥 꾹꾹 누르는 것이 동남아의 여느 마사지와 다를 것이 없었다.

 

기차 선로를 따라 걸으며 레스토랑 식사중인 사람들 구경하다가

기차 시간이 다 되어서 선로이탈(?)해서 역으로 들어가 탑승완료. 

이제 쿠스코에서 또 하루를 지내고 내일은 잉카제국의 성스러운 계곡을 둘러보자.

 

---- (잠자는 중) ----

 

시작된 하루. 아침 7시 조금 전에 눈을 뜨고 상쾌한 공기 들이킨 후. 식사시간. 오늘은 아주머니가 바쁘신지 조금 허술한 식사(?). 근데 저 빵은 보는 것보다 훨씬 맛있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데자뷰? ㅎㅎ 어제와 같이 쿠스코 중앙광장 초입에 있는 박물관 뜰에서 또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작은 봉고차가 와서 큰 버스가 있는 곳까지 우리를 데려간다.

 

오늘 가볼 곳은 성스러운 계곡 내에서도 피삭 Pisac, 오얀따이땀보 Ollantaytambo, 모레이 Moray, 그리고 우루밤바 Urubamba 이다.

현재 The Sacred Valley of the Incas 는 쿠스코 북쪽지역의 안데스 산맥을 따라 형성된 잉카 제국의 흔적이 남은 곳을 말한다. 유적은 페루 곳곳에 있지만 특히 이 지역에 그 당시의 생활을 엿볼수 있는 건축물, 지형지물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마추픽추가 전 세계인을 이곳을 방문하게 만드는 스타이지만, 이 계곡 곳곳에 고요하게 남아있는 유적과 그 형태는 그리고 실제로 지금도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것이라 피부에 와닿는 체험이 된다. 유적으로 '지정'된 곳이야 당연 안되지만 그 주변으로 같은 계단식 농경지를 만들어서 여전히 생활하는 주민들을 보면 아직 잉카인은 절멸하지 않은 것 같다.

어제 마추픽추 갔던 여정.

 

오늘 성스러운 계곡을 가면서 업데이트한 나만의 약도. 동서남북 위치와 각 유적의 거리를 대략 알 수 있다.

 

이 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커다란 유적이 많은 이유는 바로 '물'이다. 우루밤바 강이 흐르고 있어 고지대이지만 토양이 농사를 짓기에 적합하다. 그래서 이미 오래 전, 차나파타 Chanapata 문명이 기원전 800년대부터 이곳에서 작물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다. (아메리카의 대륙의 인류사는 유럽이 넘어오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미 세계의 모든 문명들과 함께 시작했다는 것은 꼭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기원후 1~11세기까지 무렵 Qotacalla 문명이  이 성스러운 계곡에 자리잡았고, 1420년 잉카제국(10~15세기)이 이 지역을 점령하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당시 가장 거대했던 제국이 된다. 그러나 곧 스페인의 침략으로 멸망한 잉카. 그리고 시작된 유럽인의 혹독한 착취. 하지만 그게 세계사에 데뷔한 시발점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현지에 케추아를 여전히 사용하는 원주민들은 (잉카인은 완전하게 절멸했다고는 기록되어있음) 밀려든 유럽인에 의해 만들어진 혼혈, 메스티소 Mestizo와  현재를 살아간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더듬이 버스 ㅋㅋ 자유여행만을 고집하는 편이지만 일일이 다 찾아가기 힘든 유적들을 빠르게 둘러보려면 이게 제일 편리하고 머리도 덜 아파서 관광버스모드 돌입 +_+

 

버스타고 성스러운 계곡으로 가는 중. 저 멀리 보이는 계단식 밭이 마치 아래에서 점점 번져올라가는 녹색 물감같다. 꼭 유적이 아니더라도 안데스 산맥 여기저기에 계단식 밭은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 이 곳은 한국어 표기법 상 '성스러운 계곡'이지만 실제 지형을 보니 계곡보다는 협곡이나 골짜기가 더 맞는 표현인 것 같은데다 여행일지에  적은대로 아래부터는 협곡'이라 쓰겠습니다. **

 

피사크 Pisac에 도착. 마추픽추에서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계단식 밭이다. 이 협곡안에는 유적이든 아니든 이런 밭이 굉장히 많은데 계속해서 현지인들이 더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오늘 일정 중 가장 긴 곳이 여기이다. 왜냐하면 우린 버스로 20분정도 올라갈 것을 빙글빙글 돌아올라가는 하이킹을 할 예정.  위에서 관람하는 시간 외에 그냥 올라가는 것만 1시간 정도. 하루만에 협곡내의 유적 다 돌아봐야하는데 시간상 가능할런지...

아무튼 일단 이 신기한 계단? 오르기 시작!

 

가이드:  저기 보여? 저기 꼭대기에 있는 곳으로 가야해... 

나:  헉?! 너무 높고 가파른거 아냐? 절벽인데?? 

어쩌긴... 그냥 가야지. 고고고!

 

생각보다 너무 더웠다. 20도가 채 안되는 기온의 고산지대라 바람도 세차게 부는데 헉헉대며 올랐다.

이제 정상에 도달해가는데 서있는 각도 때문인지 마치 바벨탑에 도착한 것같다. 이제 이 곳의 역사를 슬슬 들어볼까.

 

역시 뷰 맛집이군. 우루밤바 강을 따라 생성된 성스러운 협곡의 전체적인 얼굴을 마주한다. 

시원한 안데스 산맥의 바람이 고산병도 잊게 해준다.

 

해발 3440미터. 이런 고지대에선 1년 내내 최고기온이 20도 내외이다. 그래서 재배가능한 농작물의 종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잉카인들은 옥수수, 코카, 면화는 물론 각종 채소와 과일을 심어 고원으로 조금씩 운반하여 저지대 작물이 조금씩 산악기후에 적응하도록 하였다. 정말 고된 노동의 연속을 통해서 이 척박한 지대를 비옥한 토양으로 개발하고 제국을 이룩해낸 것이다. 

 

사진으로는 절대 표현이 안되는 이 아름다움. 어떻게 파노라마를 찍어도 별 짓을 다해봐도 카메라에 담기지가 않는다. 그나마 이 가파른 곳의 높이와 계단식 밭, 뒤로 펼쳐진 싱그러운 녹지, 그리고 산맥과 하늘을 찍어보았다.

 

저 멀리 반대편에도 이런 계단식 논밭이 있는데 저 곳은 유적이 아니라 현재 사용중인 밭이다. 아래 마을 사람들은 매일같이 올라가는 곳. 신기하게 집이 아래에 있고 논밭이 위로 솟구친 풍경.

 

옥수수처럼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작물은 아래 계단에서, 감자처럼 다소 차갑고 거친 환경이어도 잘 자라는 것은 위쪽 계단에서 재배한다. 논농사하기엔 힘든 주어진 지형에서 간단하지만 영리한 방식으로 다양한 곡물을 재배하는 잉카인의 지혜가 돋보인다. 계단 한개를 내려갈 때마다 온도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그 정도로 고산지대 기후에선 높이 몇 미터 차이가 굉장히  중요하다. 

 

앞으로 계속 설명할 모든 계단의 단차는 약 2~3미터 사이다. 그렇게 보면 이 계단이 우리가 아는 그런 계단의 스케일이 아니라 1칸이 곧 건물 1층으로 이해하면 된다. 무척 높게 솟아나는 땅.

 

가이드 등 뒤로 특이한 지형지물이 나타난다. 마치 일부러 잔디를 조성한 듯 푸르르고 덥수룩한 풀. 해발 3,500미터의 산봉우리에 있을만한 풀이 아니다. 이유는...

 

구멍이 숭숭~ 뚫린 암벽. 사람이 들어가는 곳이다. 응?

 

더 줌인해서 살펴보니 미니 동굴이 조르륵 줄지어 있다. 스페인의 침략 때 대피소로 쓰인 곳이라 한다. 아니... 안그래도 고원에 사는 잉카인들은 피난을 아예 암벽등반으로 했던건가? 그들의 살고자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마추픽추보다 이 눈에 띄지도 않는 구멍에서 더 아프게 다가온다. 

 

Puedo tomar un jugo de naranja y agua, por favor?

형에게 주스랑 물을 사보라고 알려주었다 ㅎㅎ 열심히 스페인어 배우시는 중

 

이제 하산할 시간...

 

그냥 가면 서럽지. 나는 내려갈 생각없이 사진을 찍어대고 있다. 형은 반대편에서 사진찍는 나를 찍었는데 왠일. 사진 완전 굿.

 

 

그 다음은 비슷한 형태의 잉카인의 유적, 모라이Moray를 아주 잠깐만 훓어보고 간다. 여기는 입장하자마자 위에서 한눈에 볼 수 있고 특별히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바뀌는 뷰가 없어서 가이드가 여기는 스쳐만 가고 대신 피삭과 오얀따이땀보를 길게 잡았다고 한다. 

원형 극장인지 농경지인지 모를 모라이 Moray의 계단식 밭. 나스카의 신비로운 그림처럼 여기도 하늘에서 보면 대지에 누가 끄적인 듯이 보일게다. 피삭이나 마추픽추, 곧 방문할 오얀따이땀보의 계단식 밭은 일렬로 주욱 내려가는데 여긴 빙글빙글 원형과 커브. 모라이 또한 해발 3500m에 고원에 위치하는데 원형극장 형태때문인지 가장 아래에는 제사를 지내는 제단과 우물터를 배치했다 (현재는 사라짐).  여기가 특이한 점은 단순한 계단식 밭이 아니라 전체가 해시계처럼 작동한다. 옆에 반원으로 된 곳은 달의 형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스케일을 보자면 1개 "계단"은 여기는 거의 4미터에 달한다. 맨 위에서 아래까지 약 아파트 20층 높이인 셈. 결코 작은것 아님!

 

더욱 놀라운 것은 앞서 본 피삭과는 다르게 모라이는 '분지' 형태라서 맨 아래칸의 온도가 훨씬 더 높다. 그래서 이 산속에서 태평양 연안에서 가져온 열대기후 식물도 재배가 가능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태평양 연안은 여기서 아주 멀지가 않다. 야자수가 있는 캘리포니아 해안과 만년설의 로키산맥이 LA나 샌프란시크코같은 도시에서 동시에 보이는 것과 같은 것. 어쨋든 그 열대성 작물을 여기까지 가지고 올라와서 재배가능케 한 잉카인의 지혜는 대단하다.

 

 

 

그리고 아쉽지만 살리네라스 Salineras de Maras 는 잠시 스쳐갔다. 나는 보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는 이미 손에 없고. 형님이 찍은 사진 몇 개로 대체한다. 언뜻보면 형태와 색감때문에 모로코의 가죽염색공장 테너리 Tanneries 가 생각나는데, 여기의 모든 것은 소금물이다. 각 소금물에 첨가된 다양한 화학물질때문에 조금씩 색에 차이가 나는 것. +_+ 이 높은 산중에 소금물이 솟는 황금같은 장소가 있다니. 지하수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각각의 pond는 4제곱미터 미만이고 깊이도 30cm정도로 얕은 편이다. 정말 욕조가 조르륵~ 나열된 듯. 이곳은 지금도 소금을 생산하는 중이라 작업자의 허락없이 함부로 내부에 들어갈 수도 없고, 대부분 관광도 어차피 이렇게 주변에서 내려다보거나 올려다 볼 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보는 것으로 투어는 만족.  위쪽에 담긴 소금은 최상급으로 분홍에서 흰색 사이의 빛깔이고, 아래로 내려갈 수록 품질이 내려가고 (산업용 소금) 갈색으로 변한다. 물이 나오는 위치가 조금씩 다르므로 사진에서 보듯 알록달록하게 이 소금언덕이 채색된다.

 

 

그 다음은 오얀따이땀보 Ollantaytambo 마을로 향한다.

헛... 또 등산을 해야하는 것인가...후덜덜하다.

 

그러나 씩씩하게 올라가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중.

 

저기 요새 꼭대기까지 가고 싶으면 1시간 반 자유시간 동안 갔다오라고 한다. ㅎㅎ 그래서 도전!

 

자.. 관광객이 많은 계단식 밭 Terraces of Pumatallis 은 쉽게 올라가고...

 

역시 여기서도 잉카의 마법같은 석조건축에 반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사진의 모든 건축물은 접착제, 모르타르, 나사같은 것 하나없이 오로지 중력과 돌의 퍼즐로만 세워진 것. 이런저런 각기 다른 모양의 돌을 깎고 다듬어서 완벽 100%의 맞물림을 완성한 초능력자 잉카인.

 

계단식 구조의 가장 윗층이다. 와 ~오얀따이땀보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반대편 산 중턱에 마치 날아와서 콕 밖힌듯한 요새 겸 창고 2개와 '잉카 창조의 신,  비라코차 Viracocha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바위가 눈에 띈다. 저 요새는 Pinkuylluna라고 하는데 마을의 각종 '귀중품'과 전투식량 등이 들어있어 침략자가 쉽게 가져갈 수도 없다. 근데 그러면 마을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은 평소에 풍족하게 잘 먹고 살만큼 누리고, 만약에 대비한 수량만 저기에 "매달아"놓는 것. 그리고 적군이 침략하면 저 위에서 화살이 아래로 날아든다. 최고의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되는 듯. 저 가파른 곳을 어찌 올라가;;;

 

클로즈업한 사진. 정말 비라코차 신의 얼굴이 보인다. 마을을 내려다보며 항상 지켜주는 듯하다.

 

그리고 계단식 밭의 꼭대기에 오르면 능선을 따라 비라코차 신을 위한 태양의 제단 Templo del Sol (Temple of Sun)이 있다.

 

아무리 봐도 신기한 돌과 돌의 접착능력. 어떻게 각기 다른 돌을 깎아서 물과 공기마저 관통되지 못하게 딱 맞물리게 하는지..

 

이 능선에서 보통 다시 내려가지만 나는 사람들이 잘 안올라가는 저 꼭대기에 가고 싶다. 그래서 30분간 거의 뛰다시피 오르내림.

 

이렇게 더 높은 곳에 올라오니 아예 마을 반대편의 협곡까지 360도 조망이 가능하다. 땀흘리며 올라온 보람이 있다. 잉카인도 여기에 앉아서 이 아름다운 협곡과 그 아래에 살아가는 사람들, 커져가는 문명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을 것이다.

 

아. 지쳐서 터벅터벅 다시 계단식 밭에 도착. 더 내려가야 마을.

 

다 내려왔당! 조금 밖으로 나와서 마을 안에서 계단식 밭과 그 뒤로 솟은 산, 그리고 요새의 흔적을 바라본다. 

 

 

이제 버스에서 고생한 다리를 풀면서 쿠스코로 복귀하는데..

그 전에 우루밤바에 있는 염색공장에 들렀다.

 

이런저런 설명을 잔뜩 해주었는데 이때 약간 정신이 혼미해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당 떨어짐. 저녁식사가 시급함)

 

알파카와 라마의 털을 꼬아 만든 yarn 실타래에 자연얻은 천연 염료로 일일이 한올 한올 염색후 말려두고, 그 것으로 각종 제품을 만든다.사진은 파란색과 빨간색 염색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실제 인디고 같은 푸른계통의 색은 예나지금이나 비싼 색이다. 그래서 중세부터 이어져온 유럽의 명화를 보면 푸른색은 성모마리아가 입고 있거나, 대주교 및 힘있는 귀족들이 입고 있다. (한국도 파란색 관복이 더 높은 신분으로 기억...한다)

 

밖으로 나오자 이제 해가 저물고 우루밤바 동네가 이쁘게 빛나고 있다. 아직 발전이 안된 시골이라 그런지 이게 지금 각종 옷감을 파는 장터의 모습이다. 정말 물물교환을 해야할 것 같은 이 느낌...

 

다시 돌아온 밤 12시의 쿠스코 중앙 광장.

 

오밤중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다 나와서 춤연습을 하지? 쿠스코에 있는 3일동안 이렇게 광장에 사람이 많이 나와서 요란스럽게 음악틀고 춤추는 것은 보지 못했다. 내일 무슨 날인가?? 물어보니 내일 Corpus Christi란다...

 

쿠스코의 5~6월은 이런 커다란 이벤트로 가득하다. 현재는 코로나때문에 모든 것이 멈추었지만 카톨릭의 나라 스페인의 영향으로 인한 Corpus Christi와 잉카제국의 태양신 Inti를 위한 Inti Raymi가 대표적이다. 브라질로 넘어가기 전 쿠스코의 마지막 아침에 이런 이벤트가 있다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이게 왠떡. 덕분에 오전을 즐겁게 보내고 리마로 돌아가서 잠시 경유할 동안 괜히 위험한 동네에 있는 유명 건축단지를 보려고 했다가 죽을뻔하고... ㅜㅜ 그래도 브라질로 무사히 건너갔다. 그 스토리는 다음에 계속...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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