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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주말여행 - Portland, Oregon (2부) - 호텔, 카페, 미술관.

Brett D.H. Lee 2021. 10.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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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포틀랜드 주말여행 - Portland, Oregon (1부)

 

 

// 포틀랜드 방문 리스트 // (1부 보았으면 바로 지도 아래에 본문으로 슝~)

볼거리:  파웰 서점 Powell's City of Books,  피톡 맨션 Pittock Mansion,  포틀랜드 미술관 Portland Art Museum,  포틀랜드 미술관 렌탈 Rental Sales Gallery @ PAM,  조던 슈니처 미술관 Jordan Schnitzer Museum of Art,  포틀랜드 컴템포러리 PDX Contemporary,  챕맨 초등학교 Chapman Elementary School,  일본 정원 Japanese Garden Portland,  장미 정원 / 축제 Rose Garden and Festival (매년 5월에 개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부티크호텔:  혹스턴 호텔 Hoxton Hotel,  에이스 호텔 Ace Hotel,  우드락 호텔 Woodlark Hotel, 소사어이티 호텔 Society Hotel, 목시 호텔 Moxy

포틀랜드 시내 주요 동네:  놉힐 Nob Hill,  펄 디스트릭트 Pearl District,  올드타운/차이나타운 Old Town / Chinatown,  대학가/아트디스트릭트  PSU/Arts District,  다운타운 Downtown, 이스트포틀랜드/허쏜 East Portland/Hawthorne

카페:  Stumptown 스텀프타운 커피,  Barista Coffee 바리스타 커피,  Good Coffee 굿 커피,  Heart Coffee 하트 커피,  Spella Caffe 스펠라 커피

Café Umbria 카페 움브리아,  Peet's Coffee 핏츠 커피,  Dutch Bros 더치 브로스, Coava Coffee 코아바 커피,  Case Study 케이스 스터디 

레스토랑/먹거리:  데일리피스트 Daily Feast,  그라싸 Grassa,  지-러브 G-Love,  브런치 박스 Brunch BOX,  부두 도넛 Voodoo Doughnut

더 숲 The Soop

포틀랜드 근교 : 소비 섬 Sauvie Island,  후드 산 Mount Hood,  후드리버타운 Hood River 

 

포틀랜드 구역

걷기 딱 좋은 포틀랜드의 사이즈. 저거 다 걸어봤자 하루면 다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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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여행 2일차 -

주말여행 첫날은 다소 고요하게 흘러가다가 저녁에 쇼킹한 버드쇼 Vaux's Swift를 보고나니 지쳐서(?) 금세 잠이 들었다.

숙소는 올드타운에 부띠끄호텔에서도 꽤나 이름있는 Hoxton은 아니고 그 옆에 있는 적당히 알려진 The Society Hotel에 묶었다.

참고로 포틀랜드에는 아직 5성급 호텔은 없지만 현재 리츠칼튼이 새로 짓는 고층타워에 입주한다 (포틀랜드 여행 3부에 올릴예정인데, 건물 너무.. 못생겨서 리츠칼튼에 걸맞지 않다고 내가 만났던 시민들과 다른 호텔 리셉션 직원의 혹평이 있었다. ㅎㅎ 아무나 붙잡고 수다떠는 버릇때문에 별걸 다 알게됨.)

 

어쨋든 포틀랜드 도심엔 3~4성급 부띠끄나 개인이 운영하는 작고 디자인 특이한 호텔이 도시 사이즈에 비해선 많은데 과연 '힙스터의 도시'라는 포틀랜드 이미지와 딱 들어맞는다. 카페도 스타벅스, 던킨같은 아주 대형브랜드는 거의 없고 해봤자 매장 3~4개되는 로스터리들이 대부분. 

 

The Society 호텔 로비. 로비가 곧 카페 겸 쉐어오피스이다. 포틀랜드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거쳐가는 ACE Hotel과The Hoxton은 호텔 로비를 투숙객 외의 모든 방문자에게 사용토록 해주는, 소위 'shared public space'를 컨셉으로 아예 잡고 디자인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로비에서 커피마시고 잠시 일기적고 나간다든지 사진만 찍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머문 이 곳도 같은 컨셉 그리고 무려 LEED GOLD메달을 수여했다. (미국 친환경 건축 인증중에서 Platinum다음으로 높은 레벨인데 실은 실버는 어찌저찌 따내도 골드 이상으론 굉장히 힘들다. 나는 이거 실무에서 해봤기에 잘 알고있음. 이 사진의 거의 모든 것이 재사용된 자재들이다. 어디 앤티크 천의 일부를 쓴다던지 (극장의 커튼 등)... 기둥도 어디서 가져온걸 refubish하고 당연히 전기도 되도록 자가발전해서 운영한다. 주변에 힐튼, 하얏트, 매리엇, 인터컨티넨탈도 있지만 이런 중소기업/호텔을 밀어줘야함.

 

귀여운 리셉션/체크인 데스크. 상하수도 파이프 쓰던걸 칠해서 저렇게 등을 매다니 industrial하면서 수작업으로 칠한 벽화와 함께 그야말로 "힙하고 인텔리한" 갬성이 물씬 난다. 

 

호텔방 내부.  정갈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느낌. 푸른빛이나는 검정색 악센트와 (창문, 문, 바닥카펫, 가로선) 나무로 된 가구가 대체적으로 흰색의 내부에 잘 어울린다. 꽤 강한 대비인데 나무와 적당한 인공빛과 자연빛이 적절히 버무려져 찻집같은 느낌도 나고...

 

화장실은 그냥 쏘쏘. 그런데 엄청 깔끔함. 하얗게 하얗게.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5성급 호텔만큼 두텁고 부드러운 수건과 이불이다. 3성급치곤 거의 4.5성급 느낌으로 2박3일을 지냈음.

 

호텔 루프탑이 있는데 완전히 잊어버리고 가질 않았다 ㅠㅠ 다운타운 다 보인댔는데 흑흑... 어쨋든 호텔에서 퍼온 사진 첨부. 호텔은 초록색 건물이라 완전 튀니까 못 찾을일 없다. 길 코너에 커다랗게 The Society라고 간판 매달려 있음.

 

* 경험상 이런 부띠끄 호텔들은 조식제공이 되지 않으므로 카페/레스토랑에서 사먹거나 그냥 주변에 좋은 브런치집에 간다. 포틀랜드는 워낙 커피가 유명하니 커피만 간단히 한잔들고 호텔에서 정말 3분이면 걸어가는 이곳의 명물 '부두도넛 Voodoo Donut'으로 향한다. 그런데 호텔 나서자마자 왠 장거리달리기 대회 ㅎㅎ 형형색색 옷을 입고 시원한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데 호텔앞이 워터스테이션이었다. 저기 뒤에 공룡이 물을 원하는 마라토너에겐 생수 지급 중 ㅋㅋㅋ

 

금세 도착한 부두도넛. 브랜드의 색이 핫핑크라서 금세 알 수 있다.  

 

이때 아침 7시반이었다. 아니 누가 아침부터 도넛가게에 이렇게 줄을 서?? 0.0!! 코로나 전에는 1시간가까이 줄 서는 것은 기본이라 한다. 지금은 또 아침이라서 줄이 짧은 것이고. 뭐가 그리 대단할까... 두근두근

 

한 15분 정도 기다렸다. 포틀랜드는 아무래도 아침기온이 쌀쌀하니... LA에서 너무 얇게 입고 올라온 나에겐 15분 안움직이고 가만히 서있으니 몸이 바들바들 떨릴정도로 추웠다. 한번에 2명만 들어갈 수 있어서 좀 놀랐음. 캘리포니아랑 뉴욕은 뭐 아예 코로나 없는것처럼 마스크 다 벗고 돌아댕기고 가게 안에 그냥 꽉꽉 채워서 밥먹고 그러는데. 확실히 다양하게 온갖 사람이 다 있는 대도시보다 더 확실하게 방역하는 포틀랜드. 이 희한한 컬러들이 난리치는 가게 안으로 들여보내주오...

 

뒤에 사람들때문에 눈치보여서 오래는 못있겠고 빨리 사진하나 찍고.. 주문 시작. 저기 온몸을 캔버스인양 사용하신 핑크아이 여성분께서 친절히 도넛 설명을 해주었다. 실은 너무 많고 다 화려해서 선택하지는 못하겠어서. 무엇이 가장 처음에 만든 것이고 대표적이냐. 그리고 가장 현재 잘 팔리냐고 물었다. 꽤 여러개를 추천받았는데 각 도넛1개가 한국의 도넛 사이즈의 3배는 되는 커다란 것이라서 딱 2개만 달라고 했다. 히비스커스캐러멜그레이즈..  그런데. 오마이갓.

 

작은 샘플 조각을 먹을땐 몰랐던 캐러멜글레이즈의 전체형태. 두둥. 왜 베이컨이 저기 올라가는거지?? 0.0!!! 끼약.

아무리 단짠단짠이라지만. 저건 신선한 멜론과 프로슈토도 아니고 인공적 캐러멜과 기름진 베이컨? 오잉

직원 누나가 내 마스크가 이쁘다며 귀여운 너를 위해 히비스커스를 하나 더 주겠소. 라고 하며 3개나 주셨다.  캐러멜글레이즈도 그냥 일반 그레이즈 가격으로 책정해서... 토탈 사딸라에 구매했다. 원가로는 각각 3.5불이상. 왠일? 나도 이런 대접을 받아보는구나 ㅋㅋㅋ

 

신나서 벽화 배경으로 한 컷. 도넛이 정말 거대해서 3개를 이런 14인치 케이크 담는 통에다가 담아서 준다. 3개인데 완전히 꽉꽉 눌러서 들어감.. 12개 시킨 사람은 정말 왠만한 유화그림 들고가듯 넓은 판지에 이고 가더라..  커피랑 도넛먹으면서 그냥 그 다음 카페/브런치집/미술관 가려했는데... 이 박스때문에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 두고 나와야해서;;; 이. 이런 좋지만 귀찮은 일이.

 

다시 한번. 요롷게~ 생겼으니 포틀랜드 가면 꼭 가보기 추천~ (미서부에 꽤 많이 있지만 포틀랜드 여기가 본점!)

이 올드타운 지점은 현재 24시간 오픈이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열심히 뛰고계신 선수님들. 그와중에 저 오렌지티셔츠와 형광양말 무엇? ㅋㅋㅋ

근데 덕분에 평소 고요한 초록색 소사이어티 호텔앞이 간만에 시끄럽댄다. (슬픈이유는 즉 올드타운이자 차이나타운인 이 부근이 전부 슬럼화 되면서 관광객이 줄다가 최근 Hoxton과 Society가 들어오고 또 부띠끄샵도 재등장하며 서서히 살아나는 조짐이 있다고 한다. 건물사려면 그럼 여기가 투자기회? ㅎ)

 

혹스턴 호텔 입구 (스트리트 사이드, Burnside 대로변에 또 입구가 있음). 실은 Hoxton은 골목길에 Society호텔과 나란히 있다. 부두도넛 가는 남쪽방향 2블록 아래.

 

호텔에 도넛 2개는 두고 한개는 들고 길을 걷는다. 커피를 다 마셔버려서 스텀프타운에서 커피랑 먹으려공..

Burnside 대로는 포틀랜드 도심은 물론 광역전체를 남북으로 나누는 긴 길이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금세 이곳의 명물 파웰 북스토어는 물론 이 길의 남쪽으로 가지친 많은 길의 골목골목 재미난 카페와 바가 잔뜩 있다. 거기서 좀 더 내려가면 미술관과 대학가.

파웰 북스토어는 10시부터 오픈해서 아쉽지만 내일 공항가기전에 들르는 걸로. 오늘 오전은 미술관으로(에서) 느긋하게 걷기 + 건축투어 몇가지.

 

 

일단 The Hoxton 호텔을 지나가니 여길 잠시 알아보기로. 뉴욕에서 근무할 때 윌리엄스버그의 Hoxton호텔을 디자인 한 적이 있다. 물론 주니어 시절이고 중간에 영입된거라 로비와 입구 부분만. 

(여기서 아래 Hoxton 이미지7장은 필자가 일했던 회사에 copyright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포틀랜드 혹스턴의 입구로비. 이게 입구 들어서자마자 있는 풍경이라고 하기엔 그냥 분위기 좋은 바, 넓은 거실같은 느낌이다. 그게 Hoxton, Ace, Society호텔의 특징. 요새 핫한 Moxy호텔도 이렇게 하고 아예 힐튼이나 하얏트 등 호텔의 공룡업계도 이렇게 힙스터, 영앤리치, 쉐어드 스페이스의 갬성을 적극 도입하려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하얏트에선 안다즈Andaz 호텔인데 아직은 정통 부띠끄호텔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 

 

저 바같은 곳을 지나면 엘리베이터 로비가 있는데 여기도 아무데나 드러누워도 될 판. 매치가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희한하게 어울리는 가구들이 마구 뒤섞이면서도 또 정리는 되있는 오픈스페이스이다. 곳곳에 랩탑/핸폰을 충전하고 일할 수도 있어서 오히려 스타벅스보다 더 좋은 듯. 분위기 있는 호텔에서 조금 가격이 더 있지만 반나절 일하면서 음료마시고 간식먹고... 필요하면 칸막이 있는 곳에 미리 앉아서 간단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나는 워낙 호텔을 거실드나들듯 슥슥 잘 들어가서 노는 편이라 하얏트를 데려다 놔도 잘 노는데... 이제껏 혹시나 하는 맘에 호텔로비 이용 못했던 사람들은 이제  이 포스팅을 보고 당당히 들어가서 즐기길(?)

 

요놈은 뉴욕 윌리엄스버그에 있는 The Hoxton. 아래쪽에 검은 marquee가 있는 곳이 입구. 저 부분이랑 들어서자마자 계단이나 리프트로 한층 푹 내려간 로비까지 가는 길을 디자인 했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작은 부분을 디자인해도 실제 지어지면 뿌듯하긴 하다.

 

로비. 여기도 그냥 아무나 와서 논다. 저기 창문으로 보이는게 지상이다. 밝은 채광과 높은 층고, 오픈플랜, 복잡하지 않게 둥둥 떠있는 샹들리에와 펜던트. 등이 이 지하공간이 답답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입구에서 계단따라 내려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게 역시 오픈바, 오픈키친. 좌측으로 몸을 틀면 위에 나온 로비공간이고 우측으로 몸을 틀면 호텔 식당이다. 브런치 먹으러 맨하탄에서 굳이 잘 안오는 윌리엄스버그까지 나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거실' 뒤로 보이는 계단과 그 너머에 있는 식당. 아 소파에 누워서 디자인 매거진 훓어보던 뉴욕 리즈시절(?)이 그립구려.

 

Hoxton호텔 마지막 사진으론 스탠다드 킹베드룸을 올려본다. 생각보다 엄청난 것 같진 않네? (실은 필자도 지금 포스팅하면서 설계에 참여안했던 객실부분 처음 봤음 ㅋㅋㅋ) 

 

 

이래저래 Hoxton 호텔을 잠시 둘러보고 계속해서 서쪽으로 걷는다.

아무리 주말 아침8시지만 너무 아무도 없는거 아닌가? 아침에 카페나 브런치가게 몇 군데 외에는 사람만나기 참 힘듦. 미국의 도시를 대략 60곳 정도 다녔는데 뉴욕, 시카고, 샌프란 정도빼고나면 도심에 보행자가 매일 가득한 곳이 많이는 없는 듯.  그런데 포틀랜드는 아주 높은 고층이 많진 않고 요 사진 말고 좀 더 중심가로 갈 수록 나무가 많아서 고요한 산책이 매우 쾌적.

 

지나가는 길에 내일 들러볼 파웰 북스토어 (개인이 운영하는 서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너무 넓어서 지도도 나눠준다. 입구는 1층 소규모 같지만 뒤로 보이는 밤색건물도 다 쓰고 지하로도 뻥뻥 뚫려있어 블랙홀처럼 계속 빨려들어감. 내부는 내일..

 

딱 3분 더 걸었을까 금세 에이스호텔 1층에 있는 포틀랜드의 가볼 카페 1순위. 스텀프타운 Stumptown. 실제 본점은 여기서 서쪽으로 5~7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데, 오늘은 미술관에 가려고 조금 서쪽라인으로 왔다. 위에 언급한 "오픈형 로비" 컨셉을 최초로 한 곳이다.  지금은 코로나때문인지 저 입구 좌 우측으로 계속 이어져야할 레스토랑, 바, 카페가 다 막혀있었다 ㅠㅠ 아쉽다... 다행히 스텀프타운 카페는 호텔로비에서 통과는 못하지만 길거리 입구에서 들어갈 수 있음. 

 

스텀프타운은 이제는 좀 규모가 커져서 스타벅스만큼은 아니지만 뉴욕, 엘에이, 샌프란, 시카고 등 다른 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그래도 1, 2호점은 와서 보고 2~3일전에 막 로스팅해서 내놓은 콩이나 선물로 사가야지 ㅎㅎ

 

도넛들고 쭐래쭐래 여기 커피랑 먹겠다고... 남의 호텔로비에 ㅋㅋㅋ

호텔에서 여기까지 주욱 안 쉬고 걸으면 6~7분밖에 안 된다.  그런데 위에 첨부한 지도를 보면 거의 다운타운 동서로 다 간 것.  남북으로 좀 더 길긴한데 맨 아래 포틀랜드시립대까지도 20~25분이면 도착한다. 뭐, 그냥 거실1에서 거실2로 옮겨다니는 정도? ㅋㅋ 이 지구, 세상이 내 집이니까.

 

에이스 호텔 로비. 체크인 옆으로 이렇게 간단히 테이블이 있고 저기 좌측에 문지방 너머 스텀프타운 카페가 자리한다. 사진이 더 없지만 혹스턴 호텔처럼 이렇게 가구가 여기저기 전기콘센트와 USB아웃렛이 많다. 

 

잠시 쉬다가 미술관을 향해 걷기 1분도 채 되지 않아 Heart Coffee가 나타나고 (이렇게 계속 연달아 나오는지 실은 몰랐음. 그냥 리스트해놓은 카페가 10분 이내거리에 줄지어 있다네)

 

이름도 귀여운 하트커피 내부. 카페 설계중이라 열심히 카페 내부사진과 뒤에 재료세팅하는 곳, 스토리지, 설거지하는 곳까지 다 슬쩍슬쩍 둘러보았다. 이 주말여행 중 카페를 18곳 갔는데 직원들이 다들 '얘는 왜이러나...' 싶었을거다.

 

들어갔으니 커피를 마시던지 콩을 사던지.. 해야했는데 하루 4잔이상 마시면 안 좋을거 같아서 대신 나의 가방에 쌓여만 가는 콩자루들 ㅋㅋㅋ 앞으로 반년은 마실 커피콩을 포틀랜드에서 다 구매한 듯. 좋은 콩 대부분 주변에 선물로 나눠주며 생색 내봤음.

 

 

포틀랜드 미술관 바로 근처에 있는 Daily Feast 다이너인데. 브런치가 아주 유명하다. 줄이 너무 길고... 오전에 미술관은 봐야 오후에 친구랑 후드산에 갈 수 있기에 그냥 쉐이크나 한잔...

 

 

쉐이크 사진은 깜빡하고 안찍음... 그냥 생각없이 쭉쭉 마시며 포틀랜드 다운타운을 거의 다 관통하는 이 긴 공원길을 따라 미술관 앞에 도착. (전체 길이는 대략 15분 걷는 거리밖에 안됨. 포틀랜드 작음!)

 

그리고 짠. 후문이 나에게 먼저인사.

 

여기가 정문. 그런데 정문으로 통해서 들어가는 부분이 현재 다음전시 설치로 인해 옆문으로 들어간다 (사진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면 넓은 플라자가 있는데 근/현대미술 별관이 따로 있다. 그 사이로 들어가는데 오히려 여기가 더 정문 같음.. 뮤지엄샵과 레스토랑도 이 플라자 입구 옆에 위치.

 

공원 옆 아기자기한 사이즈(?)의 포틀랜드 미술관. 정말 꼼꼼히 나름 시간들여서 봤는데 2시간이면 충분했다. (물론 관심사가 아닌 고대유물이나 중세미술이 있는 본관의 2개층은 좀 빠르게 훓어봤음.)

 

입구. 안내데스크에서 정면으로 마주보는 곳에 뮤지엄 샵이 있고 그 뒤로 계속 걸어가면 뮤지엄 레스토랑이 있다. 현재는 레스토랑은 코로나기간동안 문닫은 후 아직 재오픈할 기약이 없다고...

 

여기서 옆건물로는 지하로 연결된다. 일단 컨템포러리 윙을 먼저 봐야했기에 그쪽으로 이동. 

 

위에 천창은 바로 아까 그 들어왔던 플라자의 바닥이다. 나무가 흔들리는게 희미하게 보이는데 이 지하터널(?)이 재밌게 된다. 사진 우측의 흰 벽뒤로는 200명정도 들어가는 대강당이 있다. 

 

딱 봐도 다 누가 누군지 알 것같은 19세기말의 인상파부터 큐비즘 초기작, 나비파, 야수파, 등 좌르륵 있다. 마네, 모네, 피카피카(?) 피카소,  로트랙,  고갱,  뷔야르, 쇠라 등.

 

왼쪽부터 키르히너, 브란쿠시, 뭉크, 뒤스부르크. (연관성은 모르겠음... 이 벽따라서 그냥 1900년대 좌악~)

 

대가들의 습작은 꽤나 많다. 이름은 다 유명한데 작품 자체는 막 마스터피스에 근접하는 것은 이 미술관에 없었다. 근데 재밌는 것은 유럽대가들 작품 사이사이에 전부 동시대 미국작가를 배치. 가장 끝에는 막스 베크만과 한국계 미국작가인 David Park. 완전 신기+_+ 미국작가 중에 중요해서 저기 끝에 큰 것을 걸었을텐데 한국계. 처음 알게된 사람이다.

 

왼쪽이 Max Beckmann의 The Mill (1947). 오른쪽이 David Kim의 The Cellist (1959)

데이비드 킴은 1911년 미국에서 태어나 1960년에 타계했다. 어린 시절 추상표현주의에 심취해 여러 실험을 했으며 1950년대에 화려하게 미국 아트씬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나 곧 죽음을 맞이해 아마 그 끝을 보지 못하여 덜 알려졌을 것이다. ㅠㅠ 그는 주로 figurative에 집중했는데 그러나 무엇을 그리는냐보다는 "어떻게"그리느냐에 관심이 많았다. 물감을 주로 두껍고 투박하게 덧칠하며 구도를 잡아나가는게 특징이다.

 

데이비드 킴이 있던 복도가 끝나고 바로 옆으로 Helen Frankenthaler, Josef Albers, David Smith, 등 거장들이 툭툭 나오고.

저기 자그마한 파랑 빨강의 요셉 알버스 작품은 정말 탐난다. 

 

요셉알버스를 보고 반층 올라오니 칼더의 모빌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벽에는 제니 홀저인듯했지만 누군지 실은 몰랐던 다른 포틀랜드 로컬 남성작가 작품.

 

오오 시원한 모던아트의 방이구려. Kenneth Noland, Helen Frankenthaler, Motherwell 등의 커다란 작품들.

 

Judy Chicago, Ronald Davis, Joe Goode, Lynda Benglis등 꽤 요새 더욱 탐스런/거래 잘되는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린다 벵글리스의 Omega, 1973.

 

으음 역시 댄 플래빈 Dan Flavin의 형광등은 어느 미술관이나 한개는 다 있군. ㅎㅎ

 

미술관이 최근 컬렉션에 추가한 작품 열댓개를 모아놓은 3층. 마침 요즘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핫한 할머니 작가들 중 한 분인 캐서린 브래드포드의 작품이 여기에 있다니! (좌측 파란 작품) 이거 한개로 나는 포틀랜드 미술관이 허접하지 않구나. 라고 생각했다 ㅋㅋㅋ 큐레이터들이 열일하고 있네.

캐서린의 작품 중 swimmer들이 나오는 시리즈에는 푸른색의 물감을 물에 연하게 타서 그림위에 여러번 덧칠을 한다. 그래서인지 뭔가 푸르스름하면서 다 물속인지 우주밖 어딘가인지... 신비한 분위기를 낸다. 

 

컨템포러리 윙을 다보고 이제 건너편 본관으로 간다. 한 층당 면적이 매우 작아서 금세 관람.

 

본관 맨 윗층에는 현재 포틀랜드의 블랙 커뮤니티 작가들의 작품 전시. 최근들어 BLACK 아티스트의 활동이 너무나 활발해졌다. 2010년대 전반적으로 유색인종 중 특히 아프리카 출신의 작가들이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꽤나 각광을 받고 Afro-futurism으로도 사조가 생겼다. 그런데 Black Lives Matter 무브먼트 이후 더욱 정치적인 이유인지, 거의 모든 미술관에서 흑인작가전이나 컬렉션/상설전에 흑인작가 비율을 급격히 늘린 것을 알 수 있다. (미술관을 적어도 매달 2~3회는 가는데 이 현상이 그냥 육안으로 보이더라...)

 

들으면 어차피 다 아는 cliche들이지만 이러쿵 저러쿵 여러 다른 장치, 프레임을 씌워서 작품이 되기도 하고 프로파간다가 되기도 한다. 인종차별은 물론 성차별, 성소수자차별, 문화차별, 이슬람/동양인혐오, 블랙피싱, politically correctedness 등 이제는 머리에 쥐가 날 지경...

 

이슬람 작가

 

아랫층에는 현재 (인디언 보호구역바깥에서) 살아가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작가들. 이게 굉장히 좋았던 것이 Native American Art라고 해서 "또 토템이나 옛날 인디언 부족 미술이나 공예품 보여주나보다"하고 빨리 보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그들의 "현재" 미술을 보여줘서 놀랐다. 몇 백개의 미술관을 다녔지만 Native American Art 이란 타이틀을 가진 전시실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원주민의 미술을 본 것이 처음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왜 Native America Art가 굳이 부족시절때의 것만으로 연계해서 생각하는지도 스스로 의문이 든다. 이것도 엄연히 문화와 인종차별 아닌가. 한국에 비유하자면  Korean Art의 범주안에 고려나 조선시대만 강압적으로 채워넣고 현재의 한국 모습은에도 끼워넣을 수 없다면 차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고보면 나를 포함한 한국인 혹 잘사는 동양나라의 동양인들도 알게모르게 각종 차별을 하고 살고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도 인도나 동남아사람 겁나 차별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에선 백인/흑인이 우릴 차별하면 역정을 낸다. 갑자기 스스로 반성 중;;;

 

하필 전시 메세지도 "원주민의 삶은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던 그 때에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린 당신들 같이 현재를 사는 중이다"... 위 사진은 젊은 원주민 작가들의 작품. 전시 제목은 Portraiture이다. 즉 그들의 현재를 말하는 인물화들.

 

그리고 2층은 그냥.... 유럽 중세부터 근대까지. 저기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를 대표하는 마담 퐁파두르의 초상이 눈에 띈다.

 

뮤지엄샵은 살짝 정신없게 진열이 되어 있다. 뉴욕이나 유럽처럼 세련된 맛은 없지만 살짝 소도시의 정겨운 느낌, 벼룩시장 제품처럼 한땀한땀 만들어진 제품들도 좋았다. 엽서나 사야하나 생각 중에 친구가 도착. 후드산, 후드리버쪽에 가려면 2시간 조금 넘게 운전해야해서 그냥 나갔.. ㅠㅠ 

부두 도넛이 아무리 커도 결국 디저트이고 커피만 들이부었더니 속이 쓰리다. 뮤지엄 카페는 꼭 들러서 상태체크를 하는 나의 사명이 있는데 포틀랜드 미술관 카페/레스토랑 다행히(?) 문을 닫아서 나에게 쓴소리는 듣지 않아도 됬다 ㅎㅎ 미국의 미술관들이 museum fatigue를 풀기엔 너무 부족한 편의시설로 항상 욕을 먹었는데 (유럽 미술관들에 비하면 말이다).

 

 

 어쨋든 이제 주린배를 채우고 눈을 쉬게 하기위해 후드산으로 출발! 저기 산 기슭에 있는 Grateful Garden에서 수제맥주와 피자를 먹으러 간다.

 

룰루랄라. 오. 산이 살짝 몽블랑같이 끝도 뾰족하고 혼자 위풍당당하게 솟아있네?

 

시원한 수제 맥주 두잔! 특이하게 달콤한 배pear가 토핑인 피자 기다리는 중. ..

 

포틀랜드 주말여행 - Portland, Oregon (3부)에서 계속.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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