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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주말여행 - Portland, Oregon (3부) - 자연 속 휴식

Brett D.H. Lee 2021. 10. 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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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포틀랜드 주말여행 - Portland, Oregon (2부)

 

- 주말여행 2일차 오후 -

오전에 혼자 포틀랜드 미술관과 부띠끄 호텔, 카페구경을 마치고 12시가 조금 넘어서 친구와 다시 만났다. 이제 오후엔 2시간정도 떨어져있는 곳에 있는 Mount Hood 후드산 기슭에 있는 농장과 맥주양조장에서 시간을 천천히 보내기로 한다. 그 전에 포틀랜드 다운타운에서 차로 약 15분, 버스로는 25분정도 서쪽의 언덕으로 향하면 그 꼭대기에 Pittock Mansion 피톡맨션에 갈 수 있는데 이 도시와 후드산을 한눈에 담기에 최고의 위치라고 한다. 약간 남산이나 북한산에서 내려다본 서울같은 느낌?  

 

부웅. 쉬이이익. 드리프트(?)까진 아니어도 꼬불꼬불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마구 질주.

 

앞차를 총총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나무가 더욱 높고 빽빽해진다. 역시 북부의 모습.

 

몇백년은 된 것 같아보이는 피톡맨션. 입장료는 성인 $12.

실은 이 맨션을 보러왔다기 보다는 포틀랜드가 한눈에 보이는 정원때문이다. 많은 관광객들도 뷰포인트만 찍고 그냥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쨋든... 1914년 헨리 피톡과 조지아나 부인, 그리고 9명의 가족들이 거주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로 당시 아주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포틀랜드가 어떻게 이 가문에 의해 철도, 통신, 유통, 제조 등이 발전하며 현재 미서부에서는 그래도 LA, 샌프란, 시애틀, 샌디에고 다음인 5번째로 큰 도시가/생활권이 (정확히는 metropolitan 광역권 다 뭉뚱그려 합쳤을 때) 되었는지 그 역사를 훓어볼 수 있다.

이 도시에서만큼은 이들이 로스차일즈 가문인듯.

 

집 뒤로 넓은 뜰, 각종 정원이 있다. 나는 그저 뷰포인트가 궁금했을 뿐... 

 

오우. 사진으론 다 담아낼 수 없는 멋진 뷰. 저 멀리 몽블랑 혹 후지산처럼 뾰족한 설산, 후드산 Mount Hood가 정확히 보인다. 바로 아래에는 포틀랜드. 저 도심에서 10분만 올라왔는데 꽤 높다. 무려 300km가 넘는 거리에 있는 후드산이 이리도 잘 보인다니.

 

친구 아이폰으로 줌인해서 한장 더. 예전에는 저 눈이 거의 산아래까지 꽉 차게 있었다. 지금은 가을이라 다시 눈이 뾰족한 봉우리를 감싸지만 올해 여름, 섭씨 40도가 보름 내내 지속된 Heat Dome이 캐나다와 미북서부를 감쌌을 때 너무 녹아서 봉우리가 검은색이 었다고 한다.  기후변화, global warming은 실제상황.

 

잠시 멍때리고 있다가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빨간 gable 지붕과 꼬깔모양의 conical roof가 마치 동화 속 작은 성을 떠올리게 한다. 저런 형태는 독일이나 동유럽에서 많았는데..

  

그냥 갈 수는 없으니 슬쩍 로비만 구경하고 나오느라 사진은 없어서. 피톡맨션 웹에서 몇 장 가져왔다. 

Image source: Pittock Mansion website 

 

 

반층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세컨드 로비 겸 응접실, 대화합실이 사진 오른편에 있다. 헨리 피톡은 처음 포틀랜드에 정착하고 무급 식자공으로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했고 계속된 사업시도와 성공으로 오레건 주 포틀랜드의 일간지 The Oregonian의 발행인이자 편집자가 된다. 원래 오레고니언 창립자 Thomas Dryer가 정치에 발을 들이며 잡지사가 몰락해가자 이를 피톡이 인수하여 회생시키고 지금까지 이 주의 대표 소식지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다.

 

 

포틀랜드에 각종 도시 인프라를 건설하고 교육과 정보교류를 위한 시설을 설립, 후원하며 주민들에게 큰 신임과 존경을 한몸에 받은 헨리 피톡과 아내 조지아나는 여기서 겨우 5년 남짓 거주하고 타계했다. 1958년 그 자식들과 친척들이 모두 이 맨션을 떠난 후 서서히 망가지는데 1962년 큰 스톰으로 인해 심하게 손상되었다. 포틀랜드 시민들은 이 맨션을 복구하기 위해 스스로 모금운동과 복원을 실시하여 1965년에 공공에게 박물관으로서 재개장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피톡맨션을 꼼꼼히 더 볼걸.. 하고 조금 아쉬우나 언젠가 또 갈 수 있겠지...

후드 산으로 출발.

 

2시간 동안 차안에서 온갖 수다를 떨다보니 금세 후드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친구가 여기 후드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Grateful Garden에서 배pear를 올린 피자와 맥주를 먹어봐야 한다며 이끌고 왔음 ㅋㅋ  

 

이번 주말은 사람이 정말 너무 많다고 한다. 평소엔 거의 한 두명밖에 없고 고요해서 산 보면서 멍때리기 좋다던데.. 지금 수확철이라 사람들이 사과, 호박, 등을 pick하러 왔다. 미국은 농장가서 먹을 과일이나 채소 피킹하는게 생각보다 보편화된 듯. 회사동료들도 거의 다 1년에 수확철 종류에 따라 4~6번이나 간다고... 나는 해외생활 20년 넘게하면서 두세번 밖에 안 가봤음 ㅠㅠ 좀 더 야외활동을 늘려야하겠다...

 

저 건물 안에서 식사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야외에 앉길 선호. 당연히 뷰가 더 좋은 것도 있겠지만 안에 들어가면 서빙을 해주니까 팁을 줘야하거덩... 같은 것이면 이왕이면 팁 안주는 셀프 서비스로.

여기엔 딱 2가지 피자와 4가지 맥주, 5가지의 와인만을 판매하고 있다. (이 숫자는 철에 때라 한두개 늘어나기도 함)

피자는 페퍼로니와 배. 딱 2개. 오... 배를 올리면 피자가 사각사각.. 애플파이같아지나.??

 

포도밭 앞에 앉아서 맥주 2잔과 함께 또 수다 삼매경.

 

포도가 이미 다 수확했는지 매달려 있는 것은 초록색 모종만...

 

여기저기 두리번 대는 중. ㅎㅎ 누가 호박 픽킹했나보다.

 

여긴 그 건물 내부. 안에서도 충분히 경치 즐기며 시원하게 있을 수 있음. 밖은 햇살이 뜨거워서 금세 살이 빨개져서... 

이제 또 먹으러? 후드리버타운의 Ferment 양조장으로 고고.

 

운전 중. ... 나무 중에도 timber construction을 많이하는 캐나다, 미북(서)부의 건축을 사랑하는 편. 요즘 목자재도 너무 가격이 올라서 지금 하는 프로젝트도 타격을 많이 받는다 ㅠㅠ 나무 없어서 건축비 뛴다더니. 여기 나무가 아주 많은데? ㅎㅎ 후... 훔..훔쳐가고 싶다.

 

후드리버타운은 이렇게 생겼다. 친구사진 도용 ㅋㅋ 포샵하고 사용 허락받음. 이 사진은 건너편 워싱턴 주 언덕에서 촬영.

멋드러진 후드 산 아래 콜롬비아 강. 그리고 주민이 7천명 정도인 아주 작은 마을 Hood River. 

 

여기를 온 이유는 물론 그냥 쉬는 것도 있지만 이 Ferment 양조장 방문을 위해서. 벌컥벌컥!

 

마을 어귀에 다다르고 한눈에 보이는 Ferment Brewing Company 건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물 재료의 조합.

redwood, blackened steel, concrete and glass. 이 조합만 보면 아주 좋아 죽음.

 

 

아래 8장 Image source: Skylab architecture (이 건물보고 찾아본 회사인데 여기서 한 작업보면 여기 취직하고 싶을 정도;;;) 

건물 입면.

나무를 검정으로 처리한 윗부분의 매스. 가장자리는 모두 메탈 trim이 들어가있다. 수직 패턴과 전체적으로 수평인 건물의 매싱과 리듬이 굿.

 

1층은 양조장인데 일반 고객들은 여기 계단을 통해 2층 메인 식당/바로 직행.

 

몇 가지 포인트만 검정으로하고 대부분 exposed한 목재. timber construction

 

끄아. 멋져부러.

 

1층 양조장. 

오크통에서 보관 및 숙성되는 몇 가지 프리미엄 맥주들. 여기 맥주 마시면 왠지 위스키가 맥주화(?)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주문하는데에 있는 tap. 핸들이 다 나무. 맥주 이름도 코드화해서 저렇게 새겨놓으니 난잡하게 있는 다른 bar보다 훨씬 정갈하다. 

2층 화장실가는 복도에서도 양조장이 내려다보인다.

양조장 폰트. 로고.

 

온라인 주문하면 미국 전역으로 배달도 가능. 요새 수제맥주는 먼 곳까지 총알배달을 해준다. 나도 뉴욕에서 먹었던 맥주 몇가지 배달을 실험삼아 해봤는데 진짜 비행기로 6시간걸리는 LA까지 이틀만에 보내줌. 맥주는 빨리 먹어줘야(?)하니까...

 

이제 건물 그만보고 식사를 할 시간. 포틀랜드 쪽을 바라볼까. 아니면...

 

반대편 (북쪽) 워싱턴 주를 바라볼까. 

 

 

아니면 중간에 화롯가에 앉아볼까. 여기 앉는 방식도 다양하고 그에 맞춘 가구 디자인도 다 건축가 skylab에서 한 것이랜다. total work of art, gesamtkunstwerk!

 

뷰한번 끝내주는 양조장 데크.

뒤로 그림같은 워싱턴 주 ㅋㅋㅋ (포틀랜드에서 워싱턴을 바라보는 강변이다)

 

슬렁슬렁가서 메뉴 확인. 벽에 대충 척척 붙여놓은게 맘에 든다. 음식은 주로 맥주와 어울릴만한 것들로 구성되어있다. 햄버거, 피자, 스테이크 등. 그러나 채식주의자, 비건요리도 있고 야채 비중이 많은 요리도 많다. 그래서 나도 밸런스 있게 야채요리, 버거, 감자를 생각 중.

 

오늘의 저녁식사. 미디엄으로 구운 24oz 수제버거, roasted brussels sprouts (한국어로 방울다다기양배추?) 그리고 언뜻보면 그냥 감자튀김같지만 치즈와 각종양념이 다 배어든 감자. 그리고 Ferment에서 미는 흑맥주. 이렇게 디쉬 3개와 맥주 2잔해서 48불. 세금도 없고 물가도 저렴해서... 역시 좋다. 양이 많아서 배터지는 줄.

 

저기 언덕은 워싱턴 주이다. 노을져가는 두개의 주를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중.

 

이제 해가 저물고 갑자기 싸늘해진 공기. 푸르딩딩한 하늘과 차가워진 자연 속에 이렇게 오픈되있지만 따뜻한 공간이 좋다. 목재가 주는 효과인가. 춥긴한데 노란 조명아래 화롯불쬐며 있으니 건물이 나를 꼬옥 앉아주는 듯.

 

해가 넘어가자 저 화로의 불이 더욱 불타오른다. 이렇게 cozy한 아웃도어/글램핑하는 느낌의 바는 잘 없었는데. 여기 완전 취향저격. 

이제 슬슬 완전 깜깜한 밤이 되기전에 다시 포틀랜드로 출발. 운전자 친구는 무알콜 마셨으니 음주운전 한거 아님 ㅋㅋ  

 

보너스. 전형적인 엽서사진 ㅋㅋ 기후변화 가속화 되기 이전의 후드산과 후드리버타운. 만년설이 정말 산을 통째로 감싸고 있다. 

 

다음 날 모닝 Cortado 한잔.

남은 포틀랜드 일정, 주로 호텔과 카페 돌아다니기 + 파웰 북스토어는 4부에서 계속.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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