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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여행 - 바르샤바 도착 & 봉기박물관 Warsaw, Poland (Ep. 1/9)

Brett D.H. Lee 2021. 5.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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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포스팅 (총 9회)

폴란드 여행 - 바르샤바 도착 & 봉기박물관 Warsaw, Poland (Ep. 1/9)

폴란드 여행 - 바르샤바 쇼팽박물관 Chopin Museum,쇼팽을 보러왔다가 좀비를 만난 날 (Ep. 2/9)

폴란드 여행 - 바르샤바 두 곳의 국립미술관 Warsaw National Museum (Ep. 3/9)

폴란드 여행 - 바르샤바Warsaw, 크라쿠프 Krakow, 아우슈비츠 Auschwitz 이동경로에서 (Ep.4/9) 

폴란드 여행 - 아우슈비츠 Auschwitz (오시비엥침 Oświęcim) 전쟁과 만행 (Ep. 5/9)

폴란드 여행 -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Auschwitz-Birkenau 절멸의 장소  (Ep. 6/9)

폴란드 여행 - 크라쿠프 Krakow 구석구석 탐방 & 동유럽의 모나리자 (Ep. 7/9)
폴란드 여행 - 크라쿠프 음악의 밤 Krakow & 비엘리츠카 Wieliczka (Ep. 8/9)

폴란드 여행 -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Wieliczka & 바르샤바 쇼팽 공원 (Ep. 9/9)

 

순수 '여행'의 목적으로 훌쩍 떠나본지 언제인가... 이렇게 각각 다른 목적지가 나열된 공항 전광판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왜냐하면 저 중에 아직 내가 못가본 곳이 있기 때문에 다음에는 저길 가야지. 하고 다짐하며 상상해보기 때문이다. 현재는 코로나때문에 즐기는 목적의 여행은 거의 불가하지만 다행히 회사일 덕분에 쏘다니고(?)있고, 미국 내에선 타주로 돌아다닐 때 비행기 타는 것이 일반적이라 그나마 여행에 대한 갈증은 비행기 탑승으로 풀고있다.

 

*****

 

이번 포스팅은 네덜란드에서 회사 생활하며 잠시 폴란드에 주말여행 다녀온 이야기이다. 워라벨work-life balance이 좋다는 유럽이지만 유명건축회사라 주 80시간에 육박하는 잔인한 근무시간을 소화해야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평일은 밤을 새서라도 있고,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늦은밤 혹 아예 월요일 아침까지 유럽의 다른 국가를 여행했다. 각 나라를 2~3회 재방문해서 구석구석 다니며 그 곳의 삶을 천천히 체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마치 내 여행루트 기록이 유럽자체가 안 보이게 빽빽했던 그 시절 그때는... 체력이 도데체 어디서 나온건지. 그리해서 유럽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와 북아프리카, 중동 일대를 다 여행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지금은... 자유롭게 하라고해도 그정도의 극한여행 스케쥴은 못 잡을듯;;;

 

이번 스케쥴은 금요일 휴가내고 새벽 5시, 공항에 친구들과 집결하여 출발. 복귀는 일요일 가장 늦은 야간비행기로 돌아왔다. 나에게 주말여행의 기본은 혼자가서 한 도시만 제데로 보고 오는 것인데, 그렇게만 자주 하다보니 이번 폴란드 여정은 회사동료이자 친한 친구들과 가고 싶었다. 바르샤바와 크라쿠프를 각 1.5일씩 있었고 그 중 크라쿠프는 근처의 아우슈비츠 Auschwitz(오쉬비엥침 Oświęcim) 수용소와 비엘리츠카Wieliczka 소금광산을 가기위한 베이스로만 있었다. 그래도 크라쿠프에서 '동유럽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담비를 안은 여인> 을 만나고, 저녁에는 피아노 연주회에서 쇼팽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 즐기며 아 이곳이 쇼팽의 나라가 맞구나... 했다.

 

이번 비행은 폴란드의 국적기 LOT항공. 짧은 구간이라 깜찍한 사이즈의 비행기.

 

그나저나. 새벽부터 일어나서 피곤... 암스테르담에서 폴란드까지는 2시간도 안 걸린다. 아니 어째 보스턴에서 워싱턴DC가는거랑 비슷하노.

유럽대륙 작긴 작구나. 아침부터 일어나 커피도 마시지 못해 이것저것 주는 것은 바로 흡입하느라 사진 없음. 커피와 빵, 초콜렛은 서비스로 제공인데 그래도 배가 고파서 음식을 주문했다. 샐러드인데 치킨과 망고, 과카몰리가 메인이었던 야채는 거의 없던 샐러드. 그래서 좋았다는...^^

 

 

아침식사 후 일기에 몇 줄 끄적이니 벌써 바르샤바로 착륙 준비! 이 짧은 구간안에 그렇게 다양한 문화와 인종, 나라가 가득 있는 것도 신기하다. 북미에선 몇 시간을 달려도 실은 문화가 엄청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데.

 

여기서도 탑승교에 내리지 않고 그냥 계단으로 내려서 청사로 걸어갔다. 둘러보니 공항 자체가 조금 낙후되서 큰 비행기도 탑승교 이용이 불가한 경우 많다고 한다.

 

바르샤바 공항 명칭은 '프레데릭 쇼팽 공항' Lotnisko Chopina

역시 들어서자마자 각종 공연 정보가 줄 지어 우리를 맞이한다. 실제 하나하나의 박스에서 은은하게 각 공연 음악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음악을 확실히 사랑하긴 하나보다 싶다.

 

중동에서도 그랬지만 아직도 동유럽 많은 국가에서는 공항이나 도서관, 기차역 등 공공시설에서 사진 찍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물론 셀카찍고 노는 애들은 괜찮은데 마치 공항의 전경하고 팍팍 찍어대면 스파이인가하고 다가온다. 실제로 동유럽과 중동에서 몇 번 보안요원에게 건물내부 찍지 말라고 혼난적이 꽤 있다. 여러가지 제복을 입은 경찰, 군인, 각종 요원들이 왜 이리 많은지... 빨리 찍고 공항에서 나간다고 그래도 하나 남김. 대략 저렇게 공안처럼 입고 다닌다.

 

 

공항을 나오면 바로 앞 첫 줄은 택시가 대기하고 신호등 하나 건너면 버스타는 곳이 있다. 시내까지 매우 가까워서 택시타는 것보다는 버스를 추천한다. 택시는 가끔 사기치는 사람이 있다고 줏어들어서...

승차권은 4.4 즈워티.  (1 US달러=3.7~3.9 즈워티 // 1즈워티= 290~300원)

 

예전 서울의 지하철 승차권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생각해보니 4.4 즈워티면 약 1500원이나 하는데 폴란드 물가를 생각하면 절대 저렴하지 않다. 그래도 75분간 마음껏 탑승이 가능한 것이니 여러 곳을 짧게 돌아다닌다면 경제적이다.

 

바르샤바 시내까지는 버스로 20분. 택시/자차로는 10분 밖에 안걸린다. 공항이 도심에 들어와있는건지, 도시가 작은건지...

 

이렇게 버스 안에도 티켓 판매대가 있다. 꼭!!! 기억해야하는 것은 티켓을 저 옆의 작은 기계에 펀칭을 해야만한다. 그래야 시간이 기록되고 티켓에 표식이 남는다. 그걸 몰랐어서 그냥 앉아서 밖을 보고있는데 중앙역에 내릴 때, 갑자기 불시 검문하며 우리에게 왜 저기에 안 찍었냐. 하면서 벌금을 물려고 했다. '우린 여행객이라 모를수도 있는거고 티켓을 실제로 돈 내고 사지 않았냐?' 하면서 반격을 했지만 마구 논쟁이 오가며 10분이 넘어가니 친구들이 그냥 기부했다치고 벌금주고 빨리 여행가자고 했다. 벌금이 꽤 높았다. 한화로 약 10만원정도 지불했는데 이게 다행히 3명이지만 1인분(?) 벌금이었다. 

이게 바르샤바 기차역. 저 앞에서 실랑이 벌이면서 여행 시작이 왜 이래. 하며 씩씩댄 기억이 난다. 그것도 이제는 추억.

 

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문화과학궁전' Pałac Kultury i Nauki

시내 왠만한 곳에서 보이기때문에 나침반처럼 방향잡이가 되어준다.

 

폴란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며 (아래 보여줄 바르샤바의 신축 고층건물도 이 건물보다는 낮다.) 유럽 연합에서도 8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2020년 기준.) 스탈린 건축양식으로 불리우며 실제 스탈린이 폴란드에 증여하는 형식으로 건설되었고 원래 명칭은 스탈린 문화과학궁전 Pałac Kultury i Nauki imienia Józefa Stalina 이었지만, 당연히 스탈린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던 폴란드인이 그의 사후에 바로 그 이름은 삭제했다. 높이는 237미터, 42층 높이이고 아래 포디엄 부분은 박물관, 영화관, 전시장, 서점 등이 있고 위로는 3288개나 되는 객실이 있는 호텔로 사용된다. 아니... 3천개 넘는 방을 어찌 다 관리한데?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규모가 빵빵하게 크다. 건물이 두툼하다보니 비율상 사진에서는 높아보이지 않는면이 있다. 실은 저곳은 보통 관광객이면 먼저 보는데.. 어쩌다보니 나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았음. 다음에 폴란드에 오게된다면 꼭 가봐야지.

 

박물관으로 직행하기 전에 조금은 천천히 걸으며 바르샤바의 모습을 둘러보기로 한다. 역 뒤로는 꾸물렁대는 것이 난잡하게 각기 다른 파사드와 매싱의 건물들 사이에 낑겨있다. 궁금해서 뭔가하고 다가가니... 쇼핑몰. 바르샤바에서는 약간 서울의 영등포타임스퀘어 같은 존재이다. 

 

이 몰의 이름은 Złote Tarasy 즈워티 타라시. 해석하면 골든 테라스이다. 이유는 그 내부에 있다.

 

희한하게 부딫히는 여러가지 형태와 색, 재료의 테라스들이 춤을 추는 중. 외관도 그랬지만 내부도 만만찮게 어지럽다. 곡선과 직선, 각종 도형이 평면과 입면에서 난리부르스. 

 

그리고 아침에 비행기에서 식사를 하시지 못한(?) 친구님들이 배고프다고 해서 저 위에 KFC아니... 그 한층 아래에 있는 일식집으로 향한다. 폴란드에서는 일식 어떻게 해주나 갑자기 궁금하기도 하다.

 

뭐 그냥 그런... 일반적인 일식집. 그런데 여기서는 꽤나 고급 레스토랑처럼 직원들 옷도 꽤 화려하고 유럽에서 보통 무료로 주지 않는 유리병에 담긴 물이나 콜라 등도 그냥 제공했다. 대신 음식 자체가격은 꽤 비싸다. 일단 미소국으로 속을 달래면서 옆에 왠 오이지를 주길래 같이 오독오독 씹어먹기.

 

한화로 25000원 정도하는 스시세트. 생각해보면 엄청 비싼 것 까지는 아닌데 여기 물가와 비교를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유로가 아니고 즈워티라 비싸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어쨋든 약 30분전 씩씩대며 화냈던 기분은 좋은 서비스와 생각보다 더 맛있었던 바르샤바의 스시롤에 언제 그랬냐는 듯 누그러졌다. 역시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먹는 것은 행복한 것.

 

스시롤 먹고 나오니 방금 먹은 연어같이 생긴 건물이 눈앞에 따악. 나타나네. 생각보다 바르샤바에 돈 꽤 들어가는 디자인의 건물이 많다. 3 way curve 곡면으로 시공하면 되게 비싼데 계속 그런 건물이 시내 곳곳에 자주 출몰한다. 원래 곡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아까 그 승차권으로 실은 저 트램도 탈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살짝 늦어서 놓치고 그냥 걷기로 했다. 어차피 걸어서 10분거리라 천천히 거리 구경.

 

건물 사진 꽤 많이 찍었었는데 건축가인 우리들에겐 꽤나 재밌게 논쟁거리였던 것 몇개만 올려본다. 첫번째는 저기 캔틸레버되는 곳에 기둥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종잇장같은 커튼월만 주욱 내려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유리창만 무려 10층 넘는 높이를 연결. 지지대 역할 아님) 왜 저런 돈지랄을 했지? 하면서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바람에 저거 안 부러지게 어찌 유지하나 하면서. 그리고 2번째는 포디엄 부분에서 비스듬하게 유리관이 고층부로 칼 꽃듯이 올라가는 것인데 저게 엘리베이터였다. 아니 왜 비싼 커스텀 사선 엘리베이터를 오피스 빌딩에 굳이? 아침마다 출근해서 경치보라고 하는 것인가.

 

3번째는 강남역의 Urban Hive처럼 외골조를 하려했지만 실패한 듯한(?) 희한한 건물. 그냥 일반적인 구조에 굳이 저 두꺼운 외골조를 '매달아'놓았다. 파사드가 참 두껍고 무겁게 느껴진다. (철면피?ㅋ) 마지막은 호텔과 오피스 등이 들어설 건물이라는데 묘한 곡면을 가졌다. 지상에서 올라오는 구조를 보니 프라하의 댄싱건물을 보았나 싶다. 아무튼 건물이야기는 지루해지기 전에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이제 여행에서 보려고 찜해둔 첫 번째 목적지 바르샤바 봉기 박물관 Warsaw Uprising Museum에 거의 다 와간다. 그 건너편에 있던 주거건물. 와... 이렇게 박살난듯한 건물에 다들 사는구나... 바로 옆 고층 유리빌딩과 대조된다. 바르샤바는 2차대전 때 폭삭 파괴되고 이후 소련영향권에서 발전이 더디다가 90년대 이후 서서히 발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위에서 본 건물들이 동시에 마구 신축되며 90년대 이전의 건물과 함께 충돌하고 대치되는 상황을 만든다.

 

이 붉은 벽돌을 따라 주욱 가면 봉기박물관 입구에 다다른다. 나에겐 어감이 조금은 이상하다. 그냥 영어로 Uprising Museum 하니까 자연스러운 이건 뭐지. 혁명? 시민운동?

 

박물관 입구의 plaque.

 

붉은 벽돌담 안으로 이렇게 트인 공간이 나온다. 저기 보이는 작은 집이 안내소 및 어드미션.

티켓: 성인 25즈워티, 학생 및 기타 할인적용은 20즈워티.

관람시간: 오전10시~저녁6시. 화요일 휴관. 

 

티켓을 손에 들고 오른쪽에 건물 2개 사이로 입장한다.

 

들어와서 이제 역사 공부시간~

1944년 바르샤바에서 일어난 봉기를 시작으로 한 근대 폴란드역사에 초점을 맞춘 곳이다. 1944 바르샤바 봉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바르샤바를 독일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폴란드 군이 일제히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소련의 붉은 군대가 독일군을 몰아내는데 아마 이 봉기가 일어나게 된 동기를 부여한 것이라는 것이 역사학자의 의견이다. 이는 2차대전 저항운동 중 가장 큰 규모의 단일 군사행동이다. 이 봉기로 인해 폴란드 저항군은 1만6천여명이 사망하고 민간인은 20만명 정도 사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치 독일은 무자비하게 학살과 가택수사를 강행하며 얼떨결에 폴란드 여기저기 숨어지내던 유대인들이 더 발각되기도 하여 안타깝다. 여기서 발견된 그들은 다 아우슈비츠같은 수용소로 직행하였고, 바르샤바의 건물의 25%가 완전 소실되었다. 그런데 더 잔인한 것은 폴란드군이 항복을 했음에도 독일군은 남은 도시를 더욱 더 파괴하여 폴란드인이 지금까지도 독일인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게 만드는데 일조하였다. 

 

폭격기는 물론 전쟁에 사용된 것이 전시되어 있는데 당시의 전투, 폭격 및 사람들의 소리가 함께 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이 폭격기 아래에 스피커가 있는지 지나가는데 고막이 나가떨어지는 줄 알았다. 전쟁은 겪어보진 못 했지만 매번 역사박물관에서 직접 시지각자료로 배우니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알게 된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사치일 수도 있다). 아 그리고 이 박물관은 1983년 재단으로 시작하여 이 공간은 봉기 60주년인 2004년이 되서야 열게되었다.

  

그리고 폴란드 연도별 국기. 멀리서 뭐가 다른거지? 했는데 가까이보니 규격부터 빨간색의 종류, 어떤 기호의 첨가 등 다 다르다. 

 

여기는 읽고 들어야하는게 많아서 사람들의 이동이 느리다. 여긴 교통혼잡(?) 지역. 바글바글... 나도 가까이서 볼래...

TERROR. 전쟁의 무서운 것이 잔뜩 있다. 전등이 하나 꺼져서 ERROR가 된 것은 안비밀.

 

실제 건물에 있던 주소판. 총탄이 그대로 남았다. 박물관에서 보면 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버리는데, 동유럽 지역을 여행하며 보았던 사람들이 현재도 거주하고 일하는 건물 여기저기에 이보다 더 큰 아예 포탄이 남긴 흔적, 구멍을 보면 소름돋는다. 멀리서 미사일이 날라와서 지금 사람이 기대고 있는 저 벽에 있는 구멍에 꽂힌 것이 아닌가. 그 당시에 벽에 기대고 있던 사람은 즉사했겠지. 그렇게 시공간을 중첩해보면 그 고통이 전달된다.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그 공간이다. 바르샤바 봉기. 이 단어를 16년전에 공부하며 처음 들었을 때 검색하다가 우연히 이 박물관을 알게 되었고 저 공산주의의 상징인 낫과 망치가 있는 이 붉은 복도 사진을 보았다. 그때 영화 쉰들러리스트도 찾아보게 되었고 나치즘, 파시즘, 일본제국주의에 대해 배웠다. 그렇게 어린 소년(?)은 다 커서 실제로 이 곳에 왔다 (내 이야기다.ㅋㅋㅋ)

 

계속되는 봉기 당시의 기록들...

 

박물관이 정말 박살난 도시의 풍경을 어느 정도 묘사한 곳도 있어서 벽에 전시된 기록물을 보는데 그 감정을 극대화해준다. 

 

중앙에는 커다란 음향과 함께 전쟁기록 영상이 있다. 꽤 소리가 커서 전시장 여기저기서 다 들린다.

 

건축가 병 도짐. 어딜가나 스케일이 그래도 정확한 도면을 찍고 싶어서 항상 건물의 대피도를 찾아 찍기. 다행히 여기는 전시장 순서도 스케일에 맞춘 도면을 벽에 걸어놓았다. 아주 큰 박물관 아니니까 바르샤바에서 유명한 국립미술관, 쇼팽박물관, 코페르니쿠스 과학박물관 등 큰 것만 가지말고 꼭 봉기박물관도 30분정도 할애해서 둘러보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박물관의 카페 탐방. 배는 불러서 저기 올려진 초콜렛만 하나 사서 당 충전.

 

카페는 1940년대 당시의 모습을 유지했다고 한다. 고즈넉한 폴란드의 카페 인테리어.

 

출구인데... 출구라기 보단 왠지 비상문 같다. 그리고 꽉 닫혀있다. 나가지 말라는 건가 ㅋㅋ

 

있는 힘껏 열어서 탈출(?) 성공. 출구를 나오면 아까 입구에 있던 티켓하우스 뒤쪽으로 나온다. 

 

그리고 붉은 벽돌이 꽤 인상적인 박물관 외벽.

뒤뜰로 주욱 걸어나와 뒤돌아보니 꽤 크다. 붉은 벽돌 건물은 딱 저 한쪽면만 그렇고 나머지는 그냥 밋밋한 회반석. 박물관 위쪽으로는 폴란드 역사관련한 재단의 연구실이 있다.

 

이제 바르샤바의 나머지 볼거리가 다 모여있는 구시가쪽으로 향한다. 실은 도시가 작아서 걸어가도 되지만 봉기박물관은 중앙역에서 나머지가 다 몰려있는 쪽과는 반대편에 있기에 지하철을 한 번 타보기로 한다. 아무리봐도 바르샤바는 급 발전을 하는 중이라 그런지 온갖재료로 마치 삼차원 콜라쥬하듯 건축을 하는 것 같다. 어쨋든 재미난 지하철의 아이덴티티가 생겼다. 언뜻... 맥도날드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느낌의 M자형 지붕.

 

러시아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꽤나 깊었던 지하철. 붉은 색이 폴란드기에도 있듯이 여긴 붉은 색 디자인 좋아하나보다.

 

지하철을 아예 맨 동쪽끝까지 타고가서 쇼팽박물관, 바르샤바 국립미술관, 자헨타 국립미술관을 둘러보고 구시가 광장에 가기로 한다. 바르샤바 동쪽 끝에는 시외로 나가는 다리 옆에 도시의 상징인 '바르샤바 인어' 동상이 있다. 중세시절, 1390년대 바르샤바 문장에서 시작한 인어, 시렌카 Syrenka인데 칼과 방패를 들고 대항하는 모습이다. 실제 문장 coat of arms의 표어 contemnit procellas 는 '대항하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용의 꼬리를 가진 남성의 모습이었는데 점점 여성으로 바뀌어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지금의 인어 형상이 되었다. 

 

바르샤바에 도심지에선 길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쉽다. 이렇게 각 랜드마크가 어느 방향으로 몇 미터 거리에 있는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대략 3블록 정도마다 (3~4분정도) 계속 나타난다. 그리고 보다시피 1km다 넘지 않는데 다 몇 분만에 걸어다닐 수 있음.

 

바르샤바하면 당연히 쇼팽을 빼놓을수 없다. 5년마다 개최하는 쇼팽콩쿠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피아노 경연대회인데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015년에 우승하였고, 2005년에는 임동혁, 임동민이 공동 3위를 하였다.

정식 명칭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International Frederick Chopin Piano Competition

 

 나는 쇼팽과 베토벤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그래서 유럽에 살면서 유일하게 방문했던 음악가의 생가/박물관은 바르샤바의 쇼팽박물관과 독일 본의 베토벤 생가/박물관이다. 총총걸음으로 얼마 가지않아 굽어진 길 끝에 마치 벽돌로 된 절벽 위에 얹혀진 저택같은 쇼팽박물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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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여행 - 바르샤바 쇼팽박물관 Chopin Museum, Warsaw [쇼팽을 보러왔다가 좀비를 만난 날] (Ep. 2/9)
에서 계속됩니다.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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