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산책 중인 노마드

Art, Architecture, Travel & Life

건축 Architecture/건축가 Architect

[Architect] 프랭크 게리 Frank Gehry (3/3) 2010년 이후

Brett D.H. Lee 2021. 2. 5. 07:45
728x90

드디어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연재의 11번째 주인공 프랭크 게리의 마지막 편이다. 앞의 포스팅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잠시 시간내서 보고 오면 이 아래에 두서없이 바로 건물 소개하는 것의 배경을 이해할 것이다. 그럼 오늘도 시작!

 

>>  1화 프랭크 게리 - 스타건축가의 탄생 읽기  <<

 

>>  2화 도시를 살린 빌바오 구겐하임부터 온타리오 미술관까지 읽기  <<

 

지난 2편의 마지막 건축물이었던 2008년 온타리오 미술관 증축으로 목재의 다양한 활용을 살펴보았고 그의 건축언어가 점점 다시 초창기에 보았던 다양한 재료의 실험이 업그레이드 된 버전들로서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작업은 신기하게도 당시 80세인 게리에게 "처음"이라는 각종 타이틀을 다방면에서 가져다 주었다. 그의 첫 초고층, 그의 첫 남미건물, 첫 마스터플랜, 첫 한국과 호주에서의 프로젝트들 등. 오늘은 2010년대부터 현재 설계 혹 공사단계에 있는 것과 그의 가구 및 악세사리 디자인도 몇 가지 살펴보겠다. 

 

--------------------------------------------------------

 

뉴욕 by 게리 스프루스 8번가 콘도 // New York by Gehry at Eight Spruce Street 2011

그의 첫 초고층 빌딩 (76층)이다. 이제껏 소개한 건축물들을 다시 돌이켜 보면 그가 팬케이크처럼 옆으로 넓은 건물 형태를 많이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미술관, 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 많은 작업을 한 게리에게도 첫 시도인 이 초고층 주거 타워는 처음에는 반짝이며 뉴욕의 명물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 10년이 지나서 온갖 먼지와 공해물이 이 높은 타워 곳곳에 끼어버리니 약간 녹슬어버린 고철, 혹 추락한 비행체의 부식현상처럼 보이며 많이 아쉽다. 그래서 이런 비판을 피하려고 정말 열심히 외벽을 청소하는데 가끔 정말 원래 게리 특유의 반짝이는 구불대는 스틸의 느낌이 살아나는 날이 있다. 딱 청소하고 한 1주일은 그렇게 번쩍이는 타워로 변신한다. 이 타워는 오피스가 아닌 콘도이다. 뉴욕이 비싸지만 거기에 프랭크 게리의 설계물이란 프리미엄까지 붙어 상당히 비싼 가격을 자랑하지만, 그에 비해 인기는 생각보다 없다고 한다. 주거지로서는 매력있는 외관이 아니라서일까? 콘크리트나 벽돌, 목조에 살던 사람에게 이 건물 들어가라고 한다면 아마 기를 쓰고 피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2021년 현 시점, 코로나 여파로 인해 건물의 1/4가 주인이 매도 후 나가버린 빈집이라고 한다.)

 

햇빛의 각도에 따라 모습이 변하는 8 Spruce Street

이 곳은 뉴욕 맨해튼 월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타워 중 하나이며, 2011년 2월 개장 당시 서반구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타워였다. 이 건물은 Frank Gehry Architects와 WSP Canter Seinuk Structural Engineers가 설계한 Forest City Ratner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Kreisler Borg Florman에 의해 건설되었다. 초고층 건물의 구조 프레임은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며, 형태적으로는 시카고의 초고층 건물인 아쿠아 Aqua와 함께 해체주의 건축양식에 속한다.

 

8 스프루스에 대한 초기 리뷰는 호의적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건축평론가 니콜라이 오루소프 Nicolai Ourousoff는 "46년 전 Eero Sairinen의 CBS 빌딩이 오른 이후 뉴욕에서 가장 훌륭한 초고층 건물"이라며 이 빌딩의 디자인을 뉴욕의 스카이라인에 반가운 추가라고 칭찬했다.  뉴요커 잡지의 폴 골드버거는 이 탑을 "도심의 가장 아름다운 탑 중 하나"라고 묘사했다. 스테인리스나 티타늄 패널로 외관을 마감하고 관리하려면 빌바오 구겐하임이나 디즈니홀 처럼 아예 창문없이 큰 매싱이 시원하게 있다면 좋을텐데, 이 것은 주거용타워이기에 뻥뻥 뚫린 창호와 곡면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틈이 참 많다. 그래서 다소 관리가 힘겨워 보이긴 하지만 건축적 시도로서는 그 가치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Biomuseo Panama City 2014

북미와 남미 대륙을 아주 얇게 잇는 작은 나라이자 파나마 운하로 유명한 나라, 파나마에 위치한 이 자연사 박물관은 그가 라틴아메리카에 지은 첫 건물이다. 설계는 1999년에 시작되었는데, 파나마의 정치 경제문제로 다소 지연되다가 2014년에야 완공되고 개관하였다. 이 곳은 특히 자연사를 전시하는 것 외에 인류가 21세기 그리고 그 이후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시관의 테마 큐레이팅은 생태학과 디자인에 관련한 책과 칼럼, 리서치를 다량 보유한 브루스 마우의 디자인 오피스 Bruce Mau Design에서 진행했는데 생명의 다양성 biodiversity을 그 요점으로 총 8개의 테마별 전시관을 두었다. 4,000 제곱미터 규모로 게리 특유의 해체주의 디자인이 잘 맞아떨어진 듯 각각의 전시관을 그 축을 달리하며 복잡한 지붕 아래에 있다. 게리는 물론 파나마의 모든 사람들이 '빌바오효과'과 여기서도 나타나길 기대하며 이 박물관 건축에 관심을 쏟았다.

 

대서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부분의 파나마 시티. 그 얇은 반도에서도 더 얇은 반도에 화려한 색채의 지붕을 가진 박물관이 자리한다.

 

4,000 평방 미터의 Biomuseo 8개의 갤러리 외에도 Edwina von Gal이 설계한 식물원에 공공 아트리움, 임시 전시 공간, 선물 가게, 커피숍 및 외부 전시물이 있다.

 

이전 포스팅의 빌바오 구겐하임이나 게리의 다양한 건물의 도면을 보면 대부분 이러하다. 각기 완전히 다른 공간, 매싱, 형체들이 몇 가지 축을 따라서 다양한 선으로 연결된다. 마치 초현실주의의 우아한 시체 exquisite corpse를 보는 것같다. 이 단어가 생소한 분들에게 설명하자면 어렸을 적 종이를 몇 번 접어서 여러명이 그림의 일부분만 그려나가며 계속 종이를 펼치던 그림그리기 게임이 생각나는가? 그래서 앞사람과 뒷사람의 그림이 항상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고 새로운 형태들이 마구 붙어나가며 새로운 존재가 나타난다. 하나의 연상기법으로 1920년대에 시작되었다. 게리의 도면을 보고있으면 필자는 항상 이 우아한 시체를 떠올리게 된다.

 

우아한 시체 Exquisite Corpse 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 소장)

 

 

닥터 차크 윙 빌딩 Doctor Chak Wing, Sidney 2014

닥터 차크 윙 빌딩은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의 경영대학원 건물로, 캐나다계 미국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호주에 세운 첫 건물이다. 건물 명칭은 이 건설을 위해 2천만 달러를 기부한 중국인 사업가 Chau Chak Wing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Doctor는 Chau씨에게 수여된 명예박사들을 가리킨다. 이 13층짜리 건물은 약 1,256명의 학생과 326명의 학자를 위한 강의, 학습, 연구 및 사무실 시설을 마련하였다. 그 건물의 설계는 나무집 구조의 개념에 기초한다. 32만 개의 맞춤형 벽돌로 만들어진 이 건물의 파사드는 "갈색 종이가방"으로 묘사된다. Frank Gehry는 "갈색 종이 가방일 수도 있지만, 내부는 유연합니다. 변화나 움직임을 위한 많은 공간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32만 개의 벽돌을 "쓸고 가는 선"으로 만든 차우차크 날개는 난이도의 척도로 "10점 만점에 10점"으로 표현된다. 정말 저정로도 종이 구겨버린 듯한 형상을 또 이렇게 큰 스케일과 높이로 짓는데 그 외벽을 벽돌로만 사용한 것이 굉장하다. 많은 디테일 도면과 정확도 있는 시공이 합작하여야 제데로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이다.

 

프라하의 춤추는 건물Dancing Building (1화 참조)에서도 보았듯이 꿈틀대는 외벽을 뚫고 나오거나 혹 밖혀있는 듯한 창문들. 틀의 깊이를 상당히 깊게주어서 어떤 곡면이던지 일단 다 접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마치 창문은 원래 거기에 있고 벽돌 외벽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내부로 쪼글어 든 듯하다.

 

 

Louis Vuitton Foundation, Paris 2014

우리도 잘 아는 패션제국 모엣-헤네시 루이비통 그룹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Bernard Arnault 회장이 직접 나서 이 미술관 건축과정을 지켜보며 애정을 쏟아 게리의 또 다른 대작이 나오게 되었다. LVMH그룹과는 별개인 비영리재단으로서 미술 문화를 장려하기 위하여.

 

2001년 아르노는 게리를 만나서 루이비통 창의 재단 Louis Vuitton Foundation for Creation의 새 보금자리를 파리 북서부의 부아 드 불로뉴 공원 Bois de Boulogn의 가장자리에 신축하기 위한 계획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약 1300억 원이(1억 유로) 미술관 설계부터 완공까지 일련의 과정에 투입되었다고 알려졌는데, 2017년 재무조사를 하니 그 금액의 8배에 달하는 돈이 들었다고 한다... 즉 1조 원 정도가 들어간 셈이다. 그 사이에 물론 비영리재단을 이용한 본사의 탈세 의혹 및 공사비 조작 등에 관련하여 FRICC (프랑스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관청)과 씨름을 하며 힘겹게 완공이 되었다. 그 뒷 이야기는 실은 건축가인 필자는 물론 일반 사람에게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 천문학적 돈이 들어갔으니 이런 건축물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다.

 

이 공원은 파리시의 소유인데 2007년 건축허가를 내주게 되었다. 2011년 공원 보호를 위한 협회는 대법원까지 가는 대접전에서 LVMH와의 승소하였고 잠시 이 미술관 준공에 위기를 가져왔지만 곧 다시 파리시가 나서서 항소하였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게리는 물론 아르노, 그리고 몇몇의 건축가들이 항의를 같이 하는데, 그중 장 누벨 Jean Nouvel은 "(반대주의자들은) 꽉 죄는 양복을 입고 파리를 포르말린 용액에 넣길 원한다. 정말 한심하다"라며 푸념을 하였다. 결국 국회에서 "이 미술관은 전 세계를 위한 주요한 예술 작품"이 될 것이라며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명목 아래 특별법을 통과시켜 건축 작업이 계속되도록 하였다. 한동안 파리 일대에서 큰 이슈를 만들었던 게리의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은 이런저런 시련 끝에(?) 2014년 10월에 정식 오프닝 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게리 특유의 조형적 건축언어는 티타늄 대신 유리로 치환되었는데 파리의 유리궁전 Grand Palais에서 영감을 얻었다. (유리궁전은 센강을 사이로 오르세 미술관과 마주 보는 공원에 위치한다) 건물 부지는 19세기 조경정원의 설계원칙에 따라 조성되었다. 두 층으로 이루어진 각기 다른 크기의 11개의 전시공간 매싱massing은 지상층의 350석 규모의 강당 및 카페, 로비 등과 각종 행사를 위한 옥외 테라스 사이에 부유하는 듯 있다. 마치 감자깎아 놓은듯한 형태의 전시공간 '덩어리'들은 '덕탈' Ductal이라 불리는 흰색 섬유보강 콘크리트 fire-reinforced concrete로 감싸여 있다. 이 형태들을 감싸는 것은 마치 돛의 형태인 유리파사드, 유리 구조물이다. 마치 흩날리는 꽃잎, 혹 떠다니는 빙하처럼 박진감이 넘치는 형태이다. 높은 층의 갤러리들은 빌바오 구겐하임처럼 움푹 들어가거나 부분적으로 가려진 천창 skylight으로 조명된다.

 

야간이 되면 아래에 조명이 들어오며 정말 하나하나의 볼륨이 보석, 혹 아침태양을 바라보며 항해하는 배, 또는 우주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읽히며 시각적으로 흥미를 끈다. 안 들어가볼 수가 없는 건물...

 

아래의 수경공간이 있어서 더더욱 바람을 타고 항해를 하는 것 같다. 커다란 유리 패널이 하나하나 꽃잎이나 요트처럼 전시장 매싱에 이렇게 다각도로 붙어있다. 

 

게리의 사무실에 따르면 약 4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공유 웹 시스템에서 3D 디지털 모델링과 구조역학, 시공 제약조건 시뮬레이션 등을 작업했다고 한다. 미술관을 시공한 사람들이 아닌 오롯이 오피스 공간에서 설계완성을 위해 투입된 인원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파사드를 형성하는 3,600개의 유리패널과 19,000개의 콘크리트 패널을 시뮬레이션한 이후 그 정보를 기반으로 로봇이 실제 파사드 유닛의 형태를 잡아내도록 한다. 

드디어 2008년 3월에 공사가 시작되었다. 11,700 평방미터 규모의 공사를 실현하기 위해서 3D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Digital Project와 항공 산업에 맟춰 제작된 CATIA 프로그램도 동원된다. 참고로 CATIA는 현재 거의 모든 자동차회사도 (테슬라 포함)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 관리는 건물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관여하는 모든 팀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동일한 디지털 모델에서 동시 작업하였다.

2012년 유리 "돛"의 설치와 함께 이 미술관 건축은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한 돛은 3,584개의 적층 유리패널 Laminated glass panel로 이루어져있고 거의 모두 다 그 형태가 다르다. 게리가 설계한 휘어진 3차곡면에 따라 각 유리패널을 각각의 몰딩에 맞추어 제작하니 당연히 시공비가 천문학적이 될 수 밖에.  

 

이 어마어마한 작업은 다소 고요했던 파리의 북서부에도 빌바오 효과를 가져오며 일대가 더욱 상업적으로 활기를 띄게 된다. 건축물은 물론 그 내부에 들어간 방대한 미술 컬렉션과 굵직한 기획전시는 안 그래도 봐야하는 것이 수천가지인 파리에서 이 곳을 꼭 봐야하는 미술관으로 만들게 된다. (언제든 코로나가 팬데믹이 사그러들고 파리에 가게된다면 구독자 중에서 각종 문화탐방을 같이 하겠다면 팀을 꾸려서 가고 싶기도 하다.)

 

세계적인 프랑스 출신 개념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랑 Daniel Buren의 대규모 설치작업.

* 다니엘 뷔랑은 프랑스의 개념주의 작가이며, 1966년 B.M.P.T 그룹을 결성하여 회화의 정형화된 개념을 비판하고, 'in situ'로 불리는 장소특정적 작업을 선보였다. 어떤 장소에 작품을 설치하고 그 공간을 작품으로서 경험되도록 만드는 그의 작업은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회화와 조형, 미술 자체의 의미의 확장을 이끌어낸다. 줄무늬 작가로 알려질 만큼 고유의 줄무늬 패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데, 여기서는 그의 또 다른 시그니처 무브인 체커보드 패턴을 보여준다. 이 커다란 미술관이 순식간의 곡면의 총천연색 checker board가 되었다.

 

 

루이비통 청담 // Louis Vuitton Cheongdam, Seoul 2019

그리고 게리가 2019년 완공한 서울 청담동의 루이비통 매장건물! 코로나로 인해 직접 프랑스의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을 못 가는 한국에 계신 구독자 분들께 이 곳을 소개한다. 언제든 청담동에 가면 만날 수 있고 게리의 건축을 잠시나마 작은 스케일로라도 감상할 수 있다!

 

"날아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 설계된 이 루브 글라스 패널은 건물 전체에 빛을 여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지붕은 루이비통 메종 서울 위에 지그재그로 형성되어 일련의 개인 테라스를 형성한다. "거의 25년 전에 서울을 처음 방문했을 때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건축과 자연경관의 관계였습니다,"라고 게리는 말했다. 그는 종묘 뜰에서 발돋움했던 강렬한 인상을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5층 이상을 배경으로 한 루이비통 메종서울의 인테리어는 명품 패션하우스의 옷과 액세서리에 미술품 및 보관용품을 영구 소장하고 임시 전시 공간을 겸비하고 있다.  프랑스의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의 유리 돛의 축소판이랄까. 층층히 곡면 유리 볼륨이 내부에 계단과 진열전시관을 따라 쌓여올라단다. 현재 재단 루이비통 컬렉션의 알베르토 쟈코메티 Alberto Giacometti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게리와 함께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리노는 각 층을 "다양한 우주"로 디자인했으며, 좀 더 가까운 라운지 구역과 대비되는 넓고 12미터 높이의 입구 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낮의 모습.

더 열린 공간은 하얀 벽과 옅은 나무 바닥과 선반이 혼합된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작은 개인 살롱들은 조각난 틈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돌로 마감된다. "내부 공간들은 게리 외관의 활기찬 조형성을 더욱 강하게 강조하기 위해 Miesian적인 엄격함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라고 마리노는 설명했다. "직사각형의 볼륨은 건물의 바로크식 유리 방패와 깨끗하게 대비됩니다." 각 층을 연결하는 부유식 계단은 지하 1층에는 남성복, 1층에는 여성복, 2층과 1층에는 밀폐된 테라스가 있는 개인 공간으로 연결된다. 상점 창문에서 색색의 긁힌 종이 나무들은 건축 모델에서 Gehry의 스튜디오에서 사용한 것을 참조한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 under construction or on hold as of 2021

원래는 2019년부터 약 4년간의 공사가 예정되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때문에 보류되었고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구겐하임 아부다비 // Guggenheim Abu Dhabi

구겐하임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박물관이다. 또한 게리의 첫 중동에서의 작업이다. 페르시아 만에 있는 사디야트Saadiyat 섬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2007년에 처음 발표된 구겐하임 프로젝트는 아랍에미리트를 위해 10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루브르 아부다비 옆에 위치한 이 조각 프로젝트는 석고 블록과 자체 냉각 반투명 원뿔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에서 세계 각국의 미술품을 전시할 것이다.완공되면 구겐하임 박물관 중 가장 큰 박물관이 될 텐데 2019년 박물관 건립은 원래 4년 안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으나 현재 완전 보류되어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디자인안을 보니 기존의 것과는 또 매우 다르다. 새로운 건축적 실험을 90세가넘어서도 계속된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증축  // Philadelphia Museum of Art expansion

작년 2020년 2월, 팬데믹이 공포되기전에 필라델피아를 출장때문에 뉴욕에서 잠시 내려가서  들렀었다. 그때 거의 북쪽 (보통 여행객들은 록키의 동상이 없는 뒷부분이라고 하지만 실은 원래 계속 있었던 정문이다. 앞뒤라기 보다는 남북을 통과하는 입구. 어쨋든 그 부분은 공사가 덜 되었는데 현재 중단상태이다. 동쪽의 또 다른 입구가 지면에서 바로 들어도록 되어있다 (앞 부분은 그 유명한 록키계단이 있어서 한개층을 올라가서 입장한다). 이 곳에서 어느 정도 증축된 그의 작업을 경험하였다.  (박물관은 1928년 개관할 때 사용되었으나 40년 동안 문을 닫았던 거리 수준의 측면 출입구인 북쪽 출입구를 포함한 많은 새로운 요소들을 대중에게 개방하였다.)

동쪽에 있는 입구 보통은 아래 사진처럼 록키 Rocky Stairs계단과 함께 웅장한 신전의 모습을 한 남쪽의 모습만 알고 있다.  

영화 록키에서 실베스타 스텔론이 뛰어오르내린 그 유명한 계단이 바로 이 미술관이다!

 

 

이 설계는 한국은 아직 발달이 되지않은 historic preservation 문화재 보존작업이다. 이게 무슨소리? 하겠지만, 한국은 문화재 지정된 극 소수의 건물 외에는 뭘 증축하거나 고칠 때 많이 훼손하거나 그냥 철거 후 신축이 많다. 하지만 미국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의 건물이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정말 세세하게 건축 규정을 다 건드린다. 정말 많은 건물이!! 아무것도 아닌 것도 그냥 "1800년대 누가 지었다." 이걸로만으로도 건물의 어느부분 못 건드리게 되어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필자가 살았던 거의 모든 건물은 다 해당될 정도이다. (미국에 살아도, 건축을 해도 실은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  어쨋든 사진에 보다시피 뭘 작업한 것인지 모를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원래 있던 데로 모두 "복구"를 하는 작업이다. 정확히 그 역사적 스토리에 맞는 약간의 변형만이 허용될 뿐 원본이 가진 미를 잘 살려내야만 한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복구이자 회생작업인 것이다. 사용한 석재와 천장 타일도 원산지를 따져가며 공수해 온 것으로 색감을 면밀히 따져가며 선별한 것이다. 기본 석재로 쓰인 카소타 석회암 포장은 1920년대에 박물관에 바닥과 벽의 재료를 남품했던 미네소타 채석장에서 조달되었다.

 

 "스토리는 이미 여기 있었다... 그런 자기표현이라면 뭐든지 하찮게 보일 테니 일단 그런 가능성을 접한 적은 없어요. 그 아이디어는 그것이 의도된 대로 그것의 진실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오늘날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창조하는 것이었습니다"고 그는 언급했다.

 

회랑의 모습 

또한 측면 입구에서 들어가면 중앙부까지 꽤 먼 길을 걷는데 거리 쪽 출입구에서 내부까지 부드럽게 연결하기 위해 뮤지엄 스토어를 회랑을 따라 내부 깊숙히 계속 연결하였고 회랑 사이사이에 카페와 앉을 자리가 배치되어 지루하지 않도록 하였다. 물론 공간적인 배치일 뿐 구조적으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이 순간은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건축적으로 중요한 공간들의 재개방이라는 박물관의 시설 기본 계획의 실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미술관 중앙 공간 전경

 

 

프랑스 아를 파크 주거단지 Le Parc des Ateliers SNCF, Arles, France

현재 설계가 진행중이다. 남프랑스의 소도시이지자 고흐의 그림에 나와서 많이 유명한 Arles시에 또 우주선같은 게리의 은빛 주거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마치 협곡의 지층이 뒤틀리며 땅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형상이다. 많은 미술관과 뉴욕 8스프루스 콘도에서 본 것처럼 티타늄이나 스테인리스로 마감될 것이다. 과연 이 작업은 지어졌을 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궁금증이 가득하다.

아를 주거단지 모델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90세의 게리. 열혈 건축인 인정!

여기까지가 슈퍼스타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소개이다. 일단 이 길고 긴 "간단소개"를 읽어주신 모든 구독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보다시피 게리는 1970~90년대까지의 각종 포스트모더니즘에 한 발을 담그고 해체주의적 실험을 해오고 1997년 빌바오 구겐하임을 기점으로 대중인지도가 매우 높아지고 상업적으로도 엄청 성공한 건축가가 되며 약 20여 년간 그의 시그니처를 다방면에서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그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못 내놓는다는 일부의 평론가의 비난이 있지만 그의 나이도 이제 90세가 넘었다. 일평생 이 정도로 해내는 건축가는 전세계의 역사를 뒤져도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새로 치고 올라오는 신흥강자들이 워낙에 많은 건축의 '춘추전국시대'인 2021년 지금보면 최근에 게리가 탈락한 현상설계가 2000년대에 비하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 진행 중인 각종 미술관 신축/증축과 프랑스 뿐 아니라 LA의 Grand Avenue Project (도시계획) 마스터플랜 등 이미 바쁜 몸이므로 그 비판에는 동의하진 않는다. 

 

Defy categorization (분류를 거부하는) 게리의 작품은 전문적 실무경험과 최첨단 기술, 많은 팀들간에 실시간적 교류가 결합된 바탕에서 출발하는 고난이도 실험정신의 표본이다. 그는 그가 건축언어적 경향이나 운동과는 무관하다고 본다. 평론가들은 그를 '재미있고 조형적으로 흥미있으며 좋은 공간적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고 칭송한다. 게리의 스타일은 때론 미완성적이거나 조잡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그의 초기 건축세계는 1960~70년대의 펑크 funk 미술운동과 나란히하는데 이 운동은 발견된 오브제들 (게리가 즐겨 쓴 철판, 합판, 철창, 나무토막 등)과 비전통적 매체를 사용하여 예술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게리의 작품들은 펑크적 요소와 해체주의적 언어를 지닌다. 하지만 1978년 게리의 주택에 관련한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 1988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대대적인 게리의 회고전에서도 그는 '유럽의 미술사와 현대 조각을 잘 아는 세련된 고전 예술가'라고 그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연 해체주의 건축가인가? 아니면 그가 주장하듯 아닌 것일까?

구독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댓글과 공감으로 꼭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2019년 내한한 프랭크 게리. 루이비통 청담의 5층 테라스 공간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긴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그가 각종 가구와 악세사리를 정말 많이 디자인 했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글을 마친다. 가장 상업적으로 잘 되었던 그의 디자인 몇 개만 이미지 첨부한다. 특히 그는 티파니 Tiffany's와 콜라보를 아주 많이 한다. 게리의 라인이 아예 티파니에 존재한다. 티타늄도 물론 있고, 호박같은 보석류를 사용하여 만든 저 뒤틀리는 형태의 팔찌/반지가 가장 성공적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 낸듯 하다. (나머지는 좀 너무 특이해서 팔에 착용했다가는 팔에 구멍이 나버릴 것 같더라...)

 

 

그의 가장 대표적인 의자 4가지

 

 

 

다음 화에는 이탈리아의 건축가 알도 로시 Aldo Rossi에 대해 알아본다. 이 건축가 시리즈가 2021년도 수상자를 적게되면 일단락을 맺는데, 그때 모든 시리즈를 주욱 훑어보면 각 나라/지역/문화와 시대의 흐름이 건축물 자체에서 느껴질 것이다.

 

<이탈리아의 건축가 알도 로시 Aldo Rossi> 에서 계속!

 

 

**출처가 따로 있는 사진 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 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