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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네덜란드 히에로니무스 보스 아트센터 | Jheronimus Bosch Art Center (JBAC), Netherlands - (1/2)

Brett D.H. Lee 2020. 11. 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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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히에로니무스 보스 아트센터 Jheronimus Bosch Art Center (JBAC), Netherlands

네덜란드 남부의 소도시 스헤르토겐보스 (S-Hertogenbosch)에 위치한 작은 미술관은 미술사상 가장 신비로운 인물 중 한 명인 히에로니무스 보스이자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유 모를 끌림으로 인해 누군지도 모르면서 계속 이 작가의 그림을 찾아봤다. 또 다른 나의 히어로 작가 중 하나는 현재는 벨기에인 플랑드르 지방의 소도시 오스텐드(Oostende)에서 평생을 보낸 앙소르이다. 두 작가 모두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특이한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그로테스크하고 무서울 수도 있는 그림들인데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20년 내내 이들이 내 마음속에서 떨쳐지지 않고 종종 꿈에 그림 속 캐릭터들이 떠다니는 것은 분명 무언가 내면에 끈이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일을 하면서 꼭 가봐야 겠다고 생각한 곳을 드디어 가보았다.  *참고로 도시명이 너무 길어 현지에선 쉽게 덴보스(Den Bosch)라고 한다.

 

The Jheronimus Bosch Art Center (JBAC) is located in the former New St. James Church on Jeroen Boschplein in 's-Hertogenbosch, the capital of North Brabant. Since 2007, there has been a permanent retrospective exhibition here on the life and work of the painter Jheronimus Bosch, who was born in the town. 

암스테르담 내가 살던 집에서 12월 추운 주말 아침부터 후다닥 발길을 재촉한다.
네덜란드는 정말 기차여행이 즐겁고 쾌적하다. 이용하기에 무척 편하고 실은 가격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사진은 스헤르토겐보스의 중앙역. 시내 주요 미술관, 건축물 등 볼거리가 20분 도보거리인 아주 작은 "마을"이다. @ 's-Hertogenbosch Central Station
역에서 중앙광장으로 향하는 길. 전형적인 네덜란드의 운하, 도시풍경 on the way to the central plaza. a typical cityscape with canals
주말이라 광장에서 이런 파머스마켓이 한다. Farmer's market during the weekends
덴보쉬 대성당

이렇게 15분 남짓 작은 도시를 구경하며 걷다보면 대성당을 뒤쪽으로 보스 아트센터가 나타난다! 두근두근!

잠시 역사를 보자면, 's-Hertogenbosch에는 James the Great, 네덜란드어로 Jakobus de Meerdere라는 여러 교회가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Bethaniestraat에있는 15 세기 교회 St. James Church였다. 작은 나라는 대부분 그렇듯이 주변 강대국이 끈임없이 괴롭혔는데, 1629년 프랑스와 스페인 등 주변 카톨릭주의의 강대국들은 네덜란드어로 Groot Tuighuis로 알려진 교회를 Big Arsenal로 바꾸어 버렸고, 그 후 성 야고보 교구 (St.James)는 개인 가정이나 비밀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야했다. 이후 수 차례 벌어진 프랑스-네덜란드 전쟁은 종교적 긴장을 완화하고 본당이 Sint Jacobs Street에 예배당을 지을 수 있도록 했고, 1804년에 본당은 같은 위치에 최초의 교회를 세웠다. 1844년 6월 25일에 오래된 교회의 합창단을 통합 할 새 교회의 건축이 입찰되었다. 새로운 교회는 Arnoldus van Veggel의 디자인에 목조 돔이있는 신고전주의 스타일로 지어졌고. 1846년 10월 13일에 봉헌되었다. 1865년 10월 30일, 번개가 돔을 강타했고, 곧 구조가 불안해져교회가 철거되었다. 현재의 세인트 제임스 교회는 이 남아있던 교회의 평면도 위에 다시 비잔틴복고양식(Byzantine Revival)으로 지어졌고, 타워부분은 이탈리아 종탑을 모티프로 하여 1923년에 완공되었다. 2002년 공식적으로 교회의 임무는 끝이나고 덴보쉬 시의 노력으로 현재의 히에로니무스보쉬아트센터로 탈바꿈하였다.

길을 걷다보니 이렇게 작은 광장과 함께 보쉬아트센터가 나타난다. 앞에 있는 조형물도 보쉬의 작품이다.
마치 피를 뿜어내는 듯한 강렬한 조형 <Fountain> (2006). 보스의 쾌락의 정원의 분수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한 조각가 루트 피터스Ruudt Peters의 작품이다. / This sculpture that seems to ooze out the blood from its inside is a work of Ruudt Peters inspired by the fountain in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입구를 들어서면 다른 예배당에 비해 다소 작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들어오는 빛을 제외하면 다른 광원이 거의 없다. 
어두컴컴한 교회 내부 여기저기에 이런 기괴한 조형들이 천장이나 벽에 매달려있거나, 지나가는 길에 놓여있다. 가끔 깜짝 놀랄 수 있다.

New St. James Church는 2002년 이후 방치된 상태로 있었는데, 덴보스 시의회에서 보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트센터 사업을 시작하였다. 역사적 가치로 철거나 구조적 변경은 할 수 없었고, 이미 네덜란드에는 한 점도 없는 보스의 작품을 해외에서 도로 가져 올 수도 없었다. 대신 덴보스에서 일생을 보낸 보스의 모든 작품을 모사품replica으로 채워 한 번에 그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그리하여 2007년 3월 아트센터가 개관하였다.

돔 내부에는 F.J.Kops가 유럽에서 볼 수있는 별자리와 함께 베들레헴의 별을 그려넣었다.
그림 속의 캐릭터들이 튀어나와서 교회 내부 여기저기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아무도 없고 나 혼자 거의 2시간을 관람하는데 무섭다는 느낌은... 아주 조금 있긴 했다.
교회 지하실 부분. 보쉬가 작업하던 스튜디오를 재현해 놓았다. cellar level of the church. reconstructed Bosch's studio
약간 무섭게 앉아있는 히에로니무스 보쉬... there is Jheronimus Bosch. 

교회의 중앙 부분과 지하실에 재현한 작업실을 보고 이제 전시된 그림이 있는 종탑부분으로 향하려 한다. 그런데 이 곳엔 실은 실제 작품은 거의 없다. 보스는 출생연도조차 그저 추정해야 할 만큼 남은 자료가 많지 않고, 현재까지 전해지는 그의 그림 중에서도 정확히 그의 것이라 확인된 것은 30여 점에 불과하다. 중세부터 스페인의 지배하에 오랜 기간 있었던 네덜란드의 역사때문에 다수의 작품이 스페인으로 옮겨졌고, 보스의 마스터피스인 <쾌락의 정원> 또한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Hieronymus Bosch,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1490-1510), oil on oak panels, 220cm × 389cm

이 그림은 중세 종교화 (제단화) 그릴 때 주로 쓰였던 세폭화(triptych), 즉 세 개의 패널로 구성된다. 가장 왼쪽 패널은 에덴동산을 그린 것으로 현세를 나타내며 중간은 온갖 쾌락과 향연이 펼쳐지는 무대로 보이고, 마지막으로 오른쪽 패널은 지옥임이 분명한 곳에서 여러 끔찍한 방법으로 형벌을 받거나 그로테스크한 생명체에게 잡아 먹히며 고통받는 이들이 묘사되어 있다. 보스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의 그림이 중세시대 작품이 아니라 근대 초현실주의 작가의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은 그가 태어나고 활동한 르네상스 시대의 보편적인 화풍과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지금의 시각으로 보아도 매우 혁신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5백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미술학계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드디어 교회 한 귀퉁이에 있는 종탑부분으로 향한다. 입구가 굉장히 좁고 감상을 거의 그림과 1미터 남짓 붙어서 보면서 나선형 계단으로 40미터를 올라가야한다. 가운데는 통유리로 처리한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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