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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박물관에서 바이킹의 배를 구경하고 멋드러진 하늘을 바라보며 항구쪽으로 다시 향한다. 비가 올듯하면서도 이렇게 갑자기 푸른하늘이 나타났다가, 다시 완전히 깜깜해지기를 몇 차례 반복. 변화무쌍한 북구의 날씨인가보다.
걷다보니 금세 도착.
해양박물관Norwegian Maritime Museum / Norsk Maritimt Museum
콘티키박물관 Kon-Tiki Museum / Kon-Tiki Museet
프람 박물관 Fram Museum / Frammuseet
나란히 한 길에 위치한다.
텐트처럼 생긴 건물 2개가 노르웨이 극지 탐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람 박물관 FRAM
지하로 두 건물이 연결되어있고 사진 양쪽 끝에 왼쪽의 흰 건물이 콘티키 박물관, 오른쪽에 목재로 된 곳이 해양박물관이다.
어쩌다보니 내부사진은 건물이 희한해서 프람에서만 잔뜩 찍고, 콘티키와 해양박물관에선 전시물만 찍었다;;; 이. 이런..
(겨울의 프람, Image Source: Fram Museum)
1936년 5월 20일에 개관한 이 곳은 현재 오슬로 대학 부설기관이며 노르웨이 극지 탐험과 특히 3 명의 위대한 노르웨이 극지 탐험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인지 세모난 건물도 각자 3단으로 켜를 쌓는 모습을 했나싶다. 오지탐험 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3인방, 프리티오프 난센 Fridtjof Nansen, 오토 스베르드누프 Otto Sverdrup, and 로알 아문센 Roald Amundsen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3명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무래도 아문센 Roald Amundsen. 극지방 탐험가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할 것이다. 첫 원정대를 이끌고 1903~1906년 해상으로 남극탐험, 북극은 1926년. 그러나 비행선 구조 임무에 참여하다 1928년에 실종되었다. 그의 여러 탐험 중, 1912년 남극탐험에 사용한 프람호FRAM에서 이 박물관이 명명되었다. 프람호는 1892년 원래 난센이 노르웨이 정부와 민간 기금을 활용해 북극해 조사를 목적으로 제작되었고 스코틀랜드 출신 선박업자였던 콜린 아케르 Colin Archer가 설계하였다. 거대한 빙산에 수 없이 부딫혀도 끄떡없어야하기에 배의 측변은 완벽하게 매끈하여 얼음이 달라붙지 못하게 했다. 배의 무게 800톤, 길이 39m, 너비 11m의 대형 선박이며 FRAM 뜻은 노르웨이어로 전진 progress란 뜻이다. 이제 배를 보러 내부로 슝~
개장시간
월별로 계속 바뀌지만 여름시즌(Mar-Aug)에는 10am-17pm, 가을~초봄(Sep-Feb)까진 11-17pm 이라 보면 된다.
3월에 18시까지 하기도 하는데 가끔 바뀌는 때가 있으니 문 닫는 것은 17시라고 생각하는게 편함.
입장료
성인 140 크로네
어린이/학생 50 크로네
시니어 100 크로네
옆에 있는 콘티키와 해양박물관까지 3개 콤보티켓은 성인 380크로네, 2개만 보는 티켓은 250크로네이다.
그러나 전편에서 언급했던 (사진도 있음) 오슬로 패스를 사면 5편에 걸쳐 소개하는 모든 박물관이 다 포함된다. 그러니 오슬로 패스 24시간권, 48시간권, 72시간권 중 하나를 구매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
1크로네 = 9 미국달러 = 약 11,000원
프람 내부. 양 옆으로 배가 한 척씩 놓여있다. +_+
박물관의 programming and planning이 깔끔. 전시의 주체인 배를 둘러싸고 동선이 쉽다.
주변에는 각 배에서 발견된 여러 유물(?)들이 3명의 노르웨이 영웅탐험가에 대한 기록물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건물이 세모인 이유 ㅎㅎ
FRAM호가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조금 더 자세히 프람호를 설명하자면 19세기~20세기 초반의 극지탐사선들은 극한의 기후뿐 아니라 바다에 떠있는 작은 얼음 조각에도 쉽게 파손되어 탐험가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그리고 장기간 탐험 시 바다의 일부가 어는 야간이나 기온이 더욱 떨어지는 날에는 그 압력으로 인해 배가 아예 산산조각, 완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케르는 단지 튼튼하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이 어는 동시에 배가 얼음 위로 떠오르게되도록 설계하였다. 배 밑을 보면 우리가 아는 형태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스피드 스케이트 신발처럼 아래에 세로 날이있다. 육안으로는 그냥 나무배 아냐? 하겠지만 외피는 녹심목 greenheart로 건조하여 빙해의 압력에서 버틸 수 있도록 하였고 배의 용골판 keel을 없앴다.
천장 꼭대기를 마치 텐트처럼 바치고 있는 듯한 메인 돗채 main mast.
내부도 외부도 버리는 공간이나 낭비된 자재없이 되게 좋은걸?
두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 전시장. 왼쪽엔 각종 캐리커쳐, 삽화가 있고 오른쪽엔 연대기별로 사건이나 인물들이 있다.
터치스크린인데 누르면 언어도 바뀜. 그 와중에 한국어도 있어서 기쁘구나.
당시 선박 제작할 때 빙산의 위험을 표현 ㅎㅎ 실제론 무시무시한 위험요소인데 귀엽게도 그려놨다.
뮤지엄 샵이 배한테 깔려있는 듯한 느낌? ㅎㅎ 배의 몸통을 따라 조르륵 서적과 기념품들이 모여있다.
다시 나와서 항구쪽에서 보이는 FRAM의 모습 찰칵
이번엔 콘-티키 박물관에 잠시 들어가본다. 생각보다 너무 오래 비그되이에 있어서 조금 서두름.
길에서 걸어오면 프람을 정면으로 두고 왼쪽 편에 있고 항구쪽에선 오른편.
콘티키박물관은 노르웨이의 역사, 인류, 지리학자였던 토르 헤위에르달 Thor Heyerdahl이 1947년에 시작한 태평양-대서양 횡단을 전시하는 곳이다. 그가 사용한 배의 명칭이 콘티키 호 였다. 이 대장정이 20세기에 왜 대단한 것이냐하면 raft, 즉 나무로 땟목에 불가한 잉카 시대의 배로 저 먼 여정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헤위에르달은 어떻게 폴리네시아에 사람이 유입되었는지 그 미스테리를 해명하기 위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는 남미 페루에서 폴리네시아에서 볼 수 있는 석상을 발견했고 식물명명법도 두 지역이 비슷함을 알아낸다. 그래서 과연 남미와 폴리네시아에 거주하는 원주민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해명하려했으나 학계에서는 받아주질 않았다. 그리하여 스스로 페루에서 원주민처럼 땟목을 만들어 이스터 섬을 거쳐 폴리네시아까지 항해를 한다. 항해는 102일만에 완료되었고 콘티키호의 모험이 성공하자 그는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1951년에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거머쥔 <콘티키>라는 작품까지 만들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중에 각 지역 사람들의 DNA 검사결과 폴리네시아인은 동남아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
박물관에 있는 각종 자료사진. 콘티키호를 이끌고 무동력 항해 중인 헤위에르달의 모습.
박물관 입구를 들어서면 이런 모습. 티켓오피스 뒤로 뮤지엄 샵, 그 우측편으로 휴게공간.
콘티키 호 관련 자료들 전시. 모아이 석상과 그 비슷한 유형의 폴리네시아와 남미의 조형들도 있다.
콘티키 호. 영화 KONTIKI를 이 참에 관람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콘티키 영화 포스터. 어디 온라인으로 이제 볼 수 있겠지? 넷플릭스?
이제 그 다음은...해양박물관Norwegian Maritime Museum / Norsk Maritimt Museum
해양박물관은 조금 더 노르웨이의 전반적인 항해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미술작품도 많고 전시공간도 심플하다.
1914년에 개관한 해양박물관은 현재 민속박물관이 운영하며 Stavanger와 Svanen 배 2척을 전시 중이고, 북서항로 (NWP) 항해를 처음 완료한 선박 Gjøa를 1971년 부터 전시 중이다. 참고로 북서항로란 대서양에서 북미의 북쪽해안을 따라 태평양으로 가는 항로인데, 작은 섬이 엄청 많아 수심과 얼어붙은 곳이 극악무도한 캐나다 북부의 북극해를 관통하는 아주 힘든 항로이다. 이 첫 북서항로 항해자도 아문센이었다.
Lars Lauritz Larsen Haaland, Fiskere Ved Kvitsøy
여긴 그림들이 많아서 그냥 조용히 관람하기에 딱 좋았다. 뭘 위해서 저렇게 열심히 탐험했을까. 자연 앞에서 인간은 정말 작은 존재구나. 인간은 그저 우주에 내던져진 존재.라는 말이 떠오른다.
Carl Wilhelm Barth, I Skip I Rom Sjø
그냥 왔다갔다 혼자 텅 빈 박물관 산책 중.
발견된 선박 중 하나인 Stavanger
심해에서 이런 "유령선"을 맞딱뜨리면 정말 공포스러울 듯. 육지에 이렇게 전시된 것만 봐도 짜릿한 감정이 오는데 저 내부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신비감에서오는 공포감이 있다.
다시 밖으로 나와 항구쪽으로 걸었다. 프람 박물관 앞에 있는 아문센을 비롯한 노르웨이의 탐험가들 (아니 그들의 동상 ㅎㅎ)
저들은 무엇을 그토록 갈망하고 있는가.
조용한 주택가 안에 있는 박물관이라 그런지 주민들이 타는 각종 카누? 배가 있다. 선박 종류를 잘 몰라서;;;
이제 항구에서 오슬로 시내로 돌아가는 페리를 기다린다. 페리에서 내리면 다시 오슬로 시청. 그리고 그 바로 옆에 있는 노벨평화센터로 향한다.
날씨가 흐렸다 밝았다. 구름이 정말 하늘에서 춤을 추고있다.
앗. 저기 언덕에 이따가 늦은 오후에 둘러볼 홀멘콜렌 스키점프대 Holmenkollen Ski-Jump Tower가 보인다!
마치 용이나 봉황이 산 중턱에서 솟아나는 것 같네. (은색으로 빛나는 부분)
주말 오후라 광장이 온갖 행사와 시장 텐트로 정신이 없다. 뒤로 노벨평화센터가 있는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봐도 건물사진찍기가 좀 힘드네. 내일 오페라하우스 갈 때 다시 와야겠다.
어쨋든 이렇게 생김. Image Source: Nobel Peace Center
어우. 안에 들어서자마자 왠 강렬한 레드. 노벨평화센터는 무료입장이다. 1, 2층에 전시가 있는데 읽고 이해하고 할게 많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하나하나 기록해두었다. 그 외에 특별전으로 Peace and Conflict에 관련한 주제로 다양한 논제를 던진다. 당시엔 몰랐는데 이제와서 보니 정의를 구현하기란 정말 인생을 걸고 진행해야 할만큼 힘든 일이다. 그리고 정의를 구현하려면 어느 정도 힘도 있어야하고 많은 사람들의 뜻이 모여야하고 시기도 적절히 맞아야하는 일. 어차피 거의 모든 인간은 알게모르게 microaggression과 가스라이팅을 주변인에게 행하며, 또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딱히 도움의 손길을 건네지 않는 위선자이다. 당장 누가 힘들다고 할 때 진정으로 그를 도우려고 고민하거나 시간을 쏟거나 재물을 소비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말로는 당연히 도와야지. 윤리, 정의 이런걸 지켜야해. 하지만 법의 심판에나 맡기지 진정한 도덕정신은 어디에 있으려나...
오늘은 말랄라 유사프자이 Malala Yousafzai에 초점을 맞춘 기획전이 1층에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그녀의 스토리는 워낙에 유명해서 여기엔 설명하지 않겠다. 페미니스트 관련한 언급도... 개인적으론 남성이지만 나도 지지한다 - 단지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성과 젠더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해서 해석하기에 그렇다는 뜻.
2층은 역대 수상자들의 사진과 업적이 설명된 터치스크린들이 마치 아바타의 한 장면처럼 장관을 이룬다. 갈대 숲 걷듯이 고요히 여기저기 둘러본다.
오바마와 김대중 대통령도 있다.
사진은 그리 찍을 것 없이 고요하게 이런저런 글 읽고 생각하기엔 좋은 곳.
Imagine Whirled Peas 티셔츠 하나 구매.. ㅎㅎ 이런 말장난 pun 너무 좋다. 아재라서 그런가.
시청 앞 광장에서 다시 칼 요한거리를 따라 왕궁쪽으로 걷는다. 이제 대중교통으로 오슬로 교외로 이동.
드디어 자하 하디드 Zaha Hadid가 설계한 홀멘콜렌 Holmenkollen 스키점프대로 향한다 +_+ 여길 진짜 간다니... 안 믿겨~
여기는 산 중턱이라 오슬로 시내와 북해가 한눈에 보이고 전망대 레스토랑도 일품.
노르웨이 오슬로 Oslo, Norway - 홀멘콜렌 스키점프대 & 비겔란 조각공원 (4/6)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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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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