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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15일 여행 - 사하라 사막 Sahara Desert (14/24)

Brett 2021. 1. 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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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로코 15일 여행 - 사하라 사막 Sahara Desert (13/24)에서 이어진 사하라에서의 밤.

 

[Travel] 모로코 15일 - 사하라 사막 Sahara Desert (13/24)

이전 포스팅 [Travel] 모로코 15일 - 사하라 사막 Sahara Desert (12/24)에 이어 이틀 간 사하라 사막 속에서 뒹굴었던(?) 나의 여행기를 이어간다. 사하라 사막에게 내가 왔음을 알리러 처음에 열심히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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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우는 베르베르인들. 일행들은 다 자러 들어갔고 나는 도무지 잠이 오질않아 혼자 연말에 (12월29일, 30일) 두번의 밤을 사막 모래언덕 어딘가에 잠시 앉아있기로 한다. 우주에 있는 것처럼 칠흑같이 어둡지만 달빛이 대략적인 대지의 형태를 비춰주어 다소 쉽게 돌아다녔다. 물론 엄청 추운 것 빼고는. 0도와 영하5도를 오가는 기온이었다. 

 

밤의 사막. 대략 맨눈으로는 이렇게 보이는 정도.

 

대기오염이 없다면 어느 도시에서도 달은 이렇게 태양처럼 빛이 날 것이다. 저 달의 표면과 태양의 코로나처럼 빛나는 테두리를 동시에 잡으려해도 내가 가진 카메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빛나는 달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실제로 보면 달 표면과 저 원형의 가장자리가 뚜렷하게 보이면서 동시에 그 주변으로 마치 종교화의 후광halo처럼 빛을 발산하는 울렁임이 느껴진다. 오랫동안 응시하고 있으면 달이 심장처럼 박동치는 것 같다.

 

나름 의미있는 1년의 마지막을 보내는 중. 사하라는 물론 여러 사막을 다녀봤지만, 이런 오지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혼자서 명상하기란 쉽지 않다. 텅 빈 우주의 소행성같은 환경에서 더욱 모든 감각에 집중하니 그 순간 적막의 소리를 듣고, 나의 육체를 느끼고 나아가 무엇인지 모르는 우주의 기운을 받는 황홀함을 느꼈다. 굉장히 몸이 부풀며 마치 모든 말초신경이 수십톤에 달하는 묵직함에 눌리다가, 곧 가볍다 못해 몸이 사라졌다가 우주에 부유하며 다시 강하게 대지로 떨어지는 듯한 기묘한 느낌. 오밤중에 사구를 기어이 올라가서 멍하게 하늘보기 삼매경...

아침이 밝았다. 물론 아예 밤을 지새운 것은 아니다. 자정이 지나서 캠프로 돌아갔다가 잠시 눈을 붙이고 동이 트기전에 일어나 다시 20분정도 사구 꼭대기로 기어올라갔다. 그리고 능선을 따라 걷다가 해돋이가 시작할 때 착석하고 셀프로 한 컷. 다행히 리모트컨트롤 버튼으로 찍을 수 있어서 오지에서도 내가 나온 사진을 가질 수 있다. 나의 형상이 그 곳에 잠시 있었음을 기억하는 방법으론 사진만한 것이 없다.

 

일출인지 일몰인지 실은 도무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지난 포스팅과 지금 포스팅에 나오는 일출과 일몰장면들은 뒤집어 놔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해가 뜨는 것과 지는 것은 실은 둥근 지구가 공전하며 같은 태양 빛을 표면에 닿게 하는 것인데 어찌보면 시간을 앞으로 돌리나 뒤로 돌리나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 일출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태양, 일몰은 붉게 타는 노을. 이런 식으로 정립이 되진 않는다. 둘 다 어느 순간엔 황금색이고 어느 순간엔 불타오르듯 붉다. 그저 그 다양한 색이 나타나는 순서가 다를 뿐.

 

어제 보았던 일몰처럼 일출 또한 다양한 색채를 품으며 점점 밝아진다.

 

아침에 혼자 걸어다닌 흔적. 기울기가 있는 곳을 걸으면 저렇게 발자국 또한 내가 중력에 끌려 내려갔음을 보여준다.

 

오늘은 베르베르인 가족 (오른쪽에 3명)과 함께 이야기하며 걷고 또 샌드보딩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첫 시도. 발을 올리자마자 이미 미끄러져 내려가는 바람에 계속 뒹굴며 옷 속으로 모래가 가득 들어가버렸다...ㅠㅠ

데구르르르.....르르르르르.... 끝이 안나게 구르는 중. 그와중에 모래 색감 보소. 정말 저 자국들만 없으면 색면추상 회화같다.

하루종일 같이 놀았던 베르베르인 가족의 아이 중 하나. 문자 체계적 언어로는 대화는 안 되지만 인간과 동물의 고유언어, 바디랭귀지로 그 언어 장벽을 뚫어낼 수 있었다. 이 조그마한 아이가 아마 지구에서 가장 거친 환경 중 하나인 사막에서 계속 삶을 이어간다. 아니 생각해보니 베르베르인들은 왜 아틀라스 산맥이나 버려진 황무지, 사막에서 살고 다른 인종들은 비옥한 땅과 바닷가 옆에서 살 수 있는 건가? 이게 그들의 온전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정치적 이슈를 떠나서 그냥 인본주의적 시선에서 전 세계의 투쟁중인 소수민족들이 안쓰럽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날 대부분은 카메라없이 돌아다니며 그냥 주어진 환경을 마음껏 느꼈다. 아마 독자들도 지난 두 편과 이번 포스팅에 계속 나오는 사막 사진들 그만 보고싶어 할 때가 된 것 같다. 남은 절반의 모로코 여정이 궁금할 수 있으니 이제 그만 빠른 속도로 이튿날 동트는 또 다른 모습 (이라하지만 실은 비슷할 수도 있는 모습)을 보며 넘어가겠다.

사막에서 막 뛰는 중. 이건 친구가 찍어줬다. 실은 줌인을 꽤 한것이라 저기서 카메라가 있는 지점까지 30분이 걸렸다... 아니 이렇게 사막에서 뛰는 것이 힘들 줄이야. 발이 계속 빠지거나 경사진 곳이 있으면 밀려서 휘청대니 10분거리가 3배 걸린 듯.

그리고 이 자갈들... 사막에 왠 돌덩이? 

바로 낙타의 똥이다. 어마어마한 양이 낙타가 쉬는 곳마다 배설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가끔 이 일대를 걷다보면 식물 (잡초) 이 조금씩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하라 사막 3개 포스팅을 다 잘 찾아보면 있음!) 베르베르인들이 실제로 이 똥을 가지고 많은 것을 한다 - 퇴비, 장작,  등

물결치는 언덕을 올라가며

 

이건 무슨 패턴이라고 표현할까

 

데자뷰처럼 또 저녁이 흐르고 이번엔 젤라바를 입은 가이드도 노래를 부른다. 어제보다 베르베르인 아저씨들 얼굴이 명확하게 나왔네. 왼쪽아저씨 생각보다(?) 너무 잘생겨서 남자인 나도 깜짝놀랐던 기억 ㅎㅎㅎ 나중에는 이 아저씨 아들인 위에 나왔던 잘생긴 꼬마가 이렇게 노래불러 줄 듯하다. (혹시 사하라 여행하실 분들은 저에게 문의하면 이쪽으로 가도록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리고 나의 텐트. 바닥에 침낭같은 천을 여럿대고 그 위에서 영하의 날씨를 이겨냈다. 자는데 코가 얼어버릴 것 같은 느낌. 갑자기 군대에서 혹한기훈련하는 것 같았다. 12월에 가면 낮에 좀 덜 더워서 좋긴한데 밤에 너무 춥다. 어차피 살 쫙쫙 갈라질 듯 건조하고 뜨거울 거라면 밤을 위해서라도 여름에 가는게 나을 듯 하다. 이집트에서의 사막은 3월, 봄이었는데 그나마 나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또 일출을 보려고 준비 중

 

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사구 능선이 그림자놀이를 한다. 이 자리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면 이런 조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지의 검은 전경이 춤을 추듯 보인다. 지구가 빙빙돈다는 느낌도 뒤에서 밝은 빛이 공연장 커튼 올리듯 나타나는 것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텔레토비 동산에서 아기햇님이 까꿍하듯 나타난 태양. 이 광경을 보면 고대사람들이 태양과 달을 신으로 모신 이유를 알 것 같다. 너무나 신비로운 느낌이다. 그 어떤 공해도 없고, 걸리적대는 인공물 하나없이 태양과 달이 매일 지평선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상승과 하강을 하니 하늘에서 누군가 나를 무대장치에 올려놓은 것 같다. 정말 태양을 보고 즉흥적으로 노래할 수 있겠구나 싶다.

이 넓은 대지에 색채를 부여해준다. 검정색이었던 반대편 언덕이 보라색, 파란색, 황금색, 붉은색, 아이보리색 등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서 새로운 얼굴을 입는다. 근데 넓은 저 면plane에 디테일한 물결무늬, 그리고 엄청난 채도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혼자 또 한 컷 남기고자 셀피. 왜 이렇게 좋은 풍경을 놓치고 잠을 자는거지?

해가 완전히 뜨고 내려가는 길인데 어제 남겨놓은 발자국에서 얼어붙은 아침 이슬이 발견된다. 와우... 추운건 둘째치고 이 메마른 사막에서도 대기에 남아있는 수증기가 날렵하게 솟은 발자국의 가장자리에 맺혀있다. 얼음과 사막의 모래가 함께 있는 재미난 광경이다.

이제 오늘 아침은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서 먹기로 하며 다시 한 시간정도 낙타행군을 했다. 꽤 이른 아침부터 움직여서 베이스에 도착했을 때가 아마 8시였다. 아까 완전하게 밝아져서 사막이 노랗게 빛났는데 다시 붉게 물들어 마치 막 일출 시작된 느낌이다. 신기한 빛의 스펙트럼.

사막에서 모래에 아무렇게나 앉아 딩굴고, 모래에 천쪼가리 깔고 눞고, 모래에서 걷고 또 넘어지길 48간, 이틀간 하다가 이렇게 사람이 만든 건축물, 인테리어 소품 등을 누리니까 조금 어색했다. 원래 우린 야생의 본능이 수만년을 거쳐왔어도 그 내면에 있는 것인가. 마치 신문물보듯 쳐다보았다. 그리고 일단 몸에 가득한 모래를 빼내려고 샤워실로 향했다.

 

씻고나와서 아침 폭풍흡입!!! 흑흑.. 이 아침만해도 엄청난 부페이다. 사막에서 실은 커피도 매우 적은 양을 마시고 (화장실 자주 갈까봐), 음식은 맛있었지만 낮에는 주로 빵에 고기끼운 샌드위치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보드랍게 갓 구운 빵과 팬케이크, 양껏 먹는 라테, 계란, 또 사진엔 없지만 생과일주스. 마음껏 먹고 싶은 것을 슈퍼마켓에 가면 살 수 있는 도시의 삶에서는 감사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평소 먹을것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먹고 싶은 것이 없었는데, 이렇게 오지에만 가면 오만가지가 다 먹고 싶다. 식사를 마치고나니 정신이 들면서 역시 나는 '도시의 삶'이라는 '신문명'이 너무 좋다고 느낀다.^^

이제 12월 31일 아침! 사막의 변두리로 나오며 그 다음 행선지 토드라 협곡 Todra Gorge과 다데스 협곡Dades Gorge 로 향한다. 

그곳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소소한 파티를 파고 그 다음 날 1월 1일에 한살 먹는다는 한국적 계산법에 감명받은(?) 친구들이 때아닌 생일파티를 해주는 기묘하게 웃긴 해프닝이 있었다. 

 

 

[Travel] 모로코 15일 여행 - 토드라 협곡 Todra Gorge (14/24)에서 계속...

 

 

**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인 지적재산입니다.^^ 블로그의 내용은 요약본이고 차후에 각 토픽마다 더 자세한 글과 사진들은 매체에 기고하거나 손스케치와 함께 책으로 엮을 예정입니다.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

 

 

**최근에 제 사진을 캡쳐해서 제 이름 워터마크를 잘라내고 자신의 블로그 및 인스타에 올리신 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즉각 대응하였고 해결이 되었습니다. 모든 사진과 글은 지적재산이며 항시 법적대응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독자분들의 의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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