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 이집트 여행 9박 10일 - 올드 카이로 & 마스페로 Old Cairo & Maspero (5/9)
이집트 혁명과 종교갈등, 빈부격차, 언론자유 등 이집트 근현대사의 중심에서 무대가 되었던 마스페로 지구를 둘러보고 올드카이로/다운타운으로 향한다. 마스페로는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며 타흐리르 광장 북쪽에 자리하는데 지금은 지역 전체가 완전히 철거되고 건물잔해를 치우는 중이라 매우 분주하다. 조만간 서구식 블록구획과 고층빌딩이 가득할 예정.
이집트 여행 1편부터 지금까지의 방문기 대략 정리.
지리, 문화적으로 칼갇이 구역이 나누어지진 않지만 카이로 행정구역과 실제 길거리 모습을 비교했다. 서울의 시청광장+광화문광장 역할을 하는 마스페로와 다운타운의 타흐리르 광장을 중심으로 많은 수크(시장)와 정부기관, 이슬람/콥트 정교회 건물이 뒤섞여있다. 서북쪽으로 Islamic Cairo, 남쪽으로 Coptic Cairo로 행정구역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금 더 종교적으로 갈라진다. 이즈빗 카이렐라와 모카탐, 만시야트 나세르는 수 많은 카이로 빈민촌 중에서도 가장 규모도 크고 세상에 잘 알려진 곳이라 관심있는 사람들이 종종 둘러보는 곳이기도 하다. 볼거리야 워낙 많겠지만 여행목적에 맞게 방문장소를 선택했다. 마스페로를 나와서 올드카이로를 지나 술탄 하산 모스크-마드라사와 무함마드알리 모스크를 둘러보고 콥틱 카이로의 정교회 건물을 찾아간다.
내일은 고대문명과 이집트하면 1순위로 떠올리는 Necropolis 죽음의 도시 '기자'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마스페로 삼각지구를 나와서 근처에 있는 올드 카이로를 조금 걸었다. 이제 날이 저물어가고. 다리는 힘이 빠져 오징어마냥 흐물흐물대기 시작한다.
올드카이로에 많기도 한 마드라사와 모스크
세로로 비율이 어마어마하다. 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다시하기로...
중앙 courtyard에는 예배를 보기 전 몸을 씻는 fountain이 항상 있다.
이번 여행에서 흠뻑 빠진 이슬람 건축의 무카르나 muquarna. 천장, 아치, 돔, 벽의 니쉬들 등 가로면과 세로면이 만나는 부분을 장식하는 형태이다. 이슬람 건축과 예술의 기본이 되는 기하학적 문양, 패턴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archetype이라고 설명한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벽체와 천장이 만나는 부분과 아치와 돔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이제는 누가봐도 '이건 이슬람 건축이네'라고 구분지어주는 중요 부분이다. 위 사진의 것은 흔하진 않은 패턴이라서 찰칵 찰칵. 요즘 애들이 마야 프로그램으로 미러링해서 만든 패턴같다;;;
중정에서 각 4면에 위치한 3면이 벽체로 된 이완iwan과 예배당 깊숙히 위치한, 보통은 반원의 돔인, 후진(혹 애프스)apse에도 무카르나스는 필수. 물론 이곳의 것이 이스파한이나 부하라의 유명 모스크보다는 화려하진 않지만 저 원시적인 모습을 띄는 것이 매우 감명깊다. 덕분에 여행 후 디자인 작업할 때 이 무카르나스의 기하학이 가장 큰 보탬이 되었다.
가끔은 무카르나스 대신 벽체에서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형형색색의 타일이 미라브 Mihrab 에 해당되는 부분을 장식 (왼쪽)
이것도 꽤나 독특한 형태인듯. 희고 단순한.
수백 수천 개의 작은 나무 조각, 조형들로 이루어진 천장. 무카르나와 함께 아치와 아치 사이, 회랑과 회랑 사이를 빽빽하게 채워주며 올려만 보고 걸어도 심심하지 않을만큼 공간이 변주를 한다. 이는 물론 이슬람 뿐 아니라 아프리카 곳곳에 있는 무어양식 건축과 스페인의 교회건축과 뒤섞여 절충형식으로 비슷하지만 또 다르게 나타난다.
한 발짝 또 옮기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여긴 각 기둥이 내려오는 부분에 무카르나와 이어진다. 마치 원래부터있던 흰 천장을 파내어 들어가니 그 피부 아래의 새로운 우주가 펼쳐지는 것 같다. 이슬람 경전에 따르면 피조된 것 (동식물, 인간 등) 의 형상을 표현할 수 없는 이슬람 건축에서 수학과 기하학은 매우 중요하다. 각종 도형과 수의 조합을 통한 테셀레이션tessellation에 기반하는데 즉 여러 도형들이 겹치지 않으면서 빈틈없이 공간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시간적temporal인 것과 공간적spatial인 것의 시각화 같기도 하다. 10세기 이전의 것들은 보면 조금 단순한 패턴이라 그 구성요소들이 하나하나 보이는 편인데 13세기 쯤 부터는 6~13점 패턴을 거치고 16세기 이후는 왠만해선 기준패턴 종류를 찾기 힘들정도로 복잡해진다. 현재는 아예 AI로 억단위 패턴을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며 학교에서도 쉽게 수천가지 테셀레이션을 코드로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래서 천장 사진 수집에 매우 열심인 우리 ㅎㅎ
올드 카이로 전통시장 구경
정말 전형적인 중동 거리의 한 모습이다.
올려다 보니 시장의 천장도 온통 무카르나 천지
시장 안에서 어느 정도 팀원들과 세일 탐방전(?)을 하고 이제 저녁식사하러 이동. 세마의식 (수피댄스 sufi whirling라고도 불린다)을 관람하러 간다.
세마의식이란 이슬람 종파 중 신비주의적인 수피즘 Sufism의 수도사, 데르비시 Dervish들이 신과 합일하는 제를 치를 때 수반되는 몸의 움직임인데 시각적으로 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만 목적은 종교의식이다. 엄밀히 말하면 신과 합일이 되려는 우리 인간의 몸짓이다.
처음에는 각종 악기 연주와 함께 의식행위를 한다. 총 공연시간은 평균 2시간.
공연장은 거의 암전상태로 시작되기 때문에 입구부터 완전 어두웠어서 사진촬영이 불가했다. 어둠 속에서 북소리와 함께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 찬양과 시작한다. 우리 모두 종교적 중립상태에서 모든 의식과정을 지켜보았다. 곧 수피댄스를 추는 데르비시들은 곧 있을 신과의 합일을 위해 각자 명상을 시작한다. (입장료는 한화로 평균 3~5만원 사이이며 본 공연 시작과 동시에 불이 켜지고 음식도 나온다. )
전체 의식은 SEMA 세마라고 부르고 그 일부가 바로 이 빙글빙글 도는 수피댄스이다. 그들의 종교의 율법은 존중하되 형식과 규제는 배제하는 신비주의적 종파. 이슬람 전통주의 과격파들은 이들을 창녀라고 부르며 예로부터 탄압의 대상으로 계속 짓밟아왔으나 살아남았고, 지금은 세계가 인정하는 무형문화재로 격상되었다. 저 분들의 춤을 추며 기도를 하고 눈이 풀리고 ecstasy의 단계에 들어가는 것을 한 시간 넘게 지켜보고 있으니 숭고함이 느껴진다.
페쉬레브 peshrev라는 음악에 맞춰 데리비시들이 매우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사진으로 담기 힘들정도로 회전 속도가 어마어마해진다.
그들의 표정은 신과 합일이 되는 노력과 기도에 황홀경 즉, ecstasy의 단계로 접어든다.
그 다음 데르비시가 조금 더 화려한 복장을 하고 나타나서 대뜸 회전시작. 몸통에는 경전의 일부가 적힌 코르셋같은 것을 착용했다.
두 명의 데르비시가 각자 회전을 하는데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프로펠러처럼 날아가는 줄 알았다 ㅎㅎ
복장이 점점 피자도우 돌리듯 올라가더니 아예 모래시계 형태로 변신.
그렇게 무대위를 돌며 몸을 굽히자 어깨위에서 돌아가던 옷자락 위로 머리가 빼꼼. 아 놔.. 깜짝놀랬다.ㅎㅎ
여기서 잠깐... 세마의식에서 원래 복장의 색이 이렇게 화려하지 않다. 목적이 오로지 신을 만나는 세마의식에선 두루마기같이 큰 검정색 겉옷과 흰색 내의와 치마를 입는데 그리하여 회전할 수록 검은 천(죽음)이 벗겨지며 흰색 스커트 (수의)가 드러나며 영적 부활의 의미를 담는다. 그리고 데르비쉬들의 각진 모자는 그들의 비석을 상징한다. 아마 내가 본 수피댄스는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보다. 실은 그 전통의식을 치르는 흰옷의 데르비쉬를 만나고 싶었지만 이정도로 만족.
그래도 표정이 슬픈, 약간 통통한 찰리 채플린 느낌이었던 이 분이 젤 눈에 들어옴. ㅋ
오늘 밤은 여기까지.
그 다음 날 아침. 오전엔 각자 공부하고 문체부에서 이집트관을 장식할 팀과 토론 후 다시 투어 시작. 이틀 간 모스크와 콥트 교회, 피라미드를 둘러볼 예정.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 / Mosque of Muhammad Ali / مسجد محمد علي;
오스만투르크 시절 1830년에 착공, 1848년에 완공되었다. 19세기 당시 가장 큰 모스크로 카이로 스카이라인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물이다.
무함마드 알리 모스크의 평면도와 단면도 (약식)
지리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없었던 기독교와 이슬람, 바실리카 basilica 나 대성당 cathedral건축 양식과 모스크mosque의 양식은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매우 흡사하기도 또 달라지기도 한다. 로마시대의 둥근 아치와 고딕 대성당에 비교하면 다소 정사각에 가까운 비율의 플랜이 있는 (십자가 형태) 바실리카에서 그 기원이 엿보인다. 중세를 지나 점차 서구권에서는 평면에선 십자가의 비율리 길어지고 높이는 뾰족한 아치로 인해 더욱 높아졌다. 모스크는 그에 반해 돔 형태와 대칭구조가 많이 유지되며 이 술탄 하산 모스크, 모하메드 알리 모스크가 형성된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는 Hagia Sophia경우는 원래 정교회의 바실리카로서 있다가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모스크가 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뜰의 모습. 중앙에 놓인 분수 fountain (손발 씻는 곳)
보다시피 4개의 이완iwan 대신 로마네스크 형식의 회랑이 4면을 채운다.
모스크 안에서는 신발이 금지라서 다들 나란히 신을 벗는다. 뒤로 보이는 회랑의 벽, 기둥, 바닥이 말해주듯 이 곳은 다량의 설화 석고 alabaster가 쓰였다. 그 양이 워낙 많아서 닉네임으로 앨러바스터 모스크라고도 불린다.
예배당 진입
생각보다 더 화려해서 놀랐는데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야에 견줄만하다. 사진으로 보니 더욱 흡사하다.
별천지. 우주와 코란의 말씀이 하강하는 느낌을 주려했을까. 대성당 건축에서도 비슷한데, clerestory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신비한 빛 마저 투과되며 성스러움을 느끼게 만든다.
모스크가 자리한 요새 위 플라자에서 카이로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뿌연 대기와 눅눅해 보이는 건물이 왜 이리 가득한지
이번엔 바로 근처에 있는 술탄 하산의 모스크-마드라사로 향한다.
1040년부터 1157년까지 중동 전역을 지배했던 셀주크 제국 Seljuk 때에 이르러 이슬람이 더욱 대중화되고 마드라사를 통해 체계화되었다. 마드라사 Madrasa란 "모든 종류의 학교" 오늘날의 대학에 가까운 단어지만 실은 이슬람 신학이 기반이기에 서구권의 대학과는 조금 다르다. 21세기 들어서는 이 마드라사가 이슬람 강경파는 물론 탈레반, ISIS같은 테러집단의 세뇌처로 이용되는 판국이다.
중앙 안뜰과 각 4개면에 자리한 이완 Iwan
여튼 당시 셀주크와 중앙아시아의 여러 집단이 이슬람을 처음 접하고 세력을 키워나가는데 10세기말 하자르 제국이 붕괴하자 셀주크 제국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마드라사의 특징은 4개의 Iwan으로 둘러싸인 안뜰을 중심으로 십자형 평면을 이룬다. Iwan이완이란 3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의 공간을 말하는데 보통 마드라사, 모스크의 중앙의 열린 courtyard를 바라보고 네 방향으로 모두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 중 메카를 향하는 방향의 이완을 키블라 이완 qibla iwan이라고 부른다. 키블라는 현재도 모든 이슬람 국가의 건축 설계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방향이다. 설계하면서 도면에 동서남북 표시와 함께 키블라도 추가한다. 중앙에는 fountain 예배 전 손발을 씼는 곳이 있다.
가장 왼쪽에서부터 가운데 메인 공간만 나열하면 영묘, 분수대가 있는 중앙안뜰을 중심으로 4개 방향에 있는 이완 (왼편에 조금 길게 있는 것이 키블라 이완이고 그 중앙에는 말씀 선포를 위한 제단이 있다. 그리고 오른쪽 45도로 기운 부분이 병원, 보육원, 메인 입구가 자리한다.
십자형태의 사이사이를 메꾸는 것은 주거단지와 마드라사(학교)이다. 더 쉽게 알기위해 3D모델로 아래에..
술탄 하산 마드라사와 모스크는 약 8000평방 미터의 예배당, 마드라사, 영묘, 주거시설이 포함된 카이로에서 가장 큰 복합단지 중 하나이다. 건물 내부에 영묘 mausoleum이 함께 있는 이런 경우는 '장례복합단지'라고 부른다. 큰 단지인 만큼 출입구가 많지만 관광객이 들어가는 정문이 바로 여기 (여길 제데도 찍은게 없어서 wiki에서 따옴 ㅠ)
입구에서 올려다 본 무카르나
영묘와 그 사이를 잇는 공간들. 비율상 높고 좁으니 더욱 공간의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특히 아쿠아마린과 금빛으로 빛나는 중앙 돔의 무카르나가 특히 눈에 띈다.
횡으로 종으로 읽히는 공간.
주거단지 사이사이를 연결하는 복도들. 부피가 매우 큰 복합단지라 이런 light/wind well이 곳곳에 자리한다.
(왜 맨하탄같지 ㅋㅋ)
환공포증 걸릴만큼 빽빽한 영묘의 천장.
각종 석재타일로 비비드하게 장식된 미라브 +_+ 굉장히 현대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패턴과 색대비라서 작업에서 차용해보고 싶다.
처음 본 기둥양식에 여러 기둥을 수집했다. 절충의 끝판왕?
오늘 마지막으로 방문한 베이트 알-수하이미 Bayt Al-Suhaymi (House of Suhaymi)
전통적인 이슬람 테마의 집이자 박물관이다. 1648년 압델 와합 엘 타블라위 Abdel Wahab el Tablawy가 당시(지금도) 카이로에서 값비싼 지역인 Darb al-Asfar를 따라 지어졌다. 1796년에 수하이미가 구매 후 집을 크게 확장하며 지금에 이른다. 야자수가 있는 안뜰을 중심으로 집이 계속 자라나며 수 많은 방과 복도가 테트리스하듯 연결된다. 그리고 특히 이 집에서는 이슬람 건축의 중요 요소인 마시라비야mashrabiya가 매우 수려하고 보존이 잘 되어있다. 마시라비야는 나무 격자로 된 창호이자 베란다, 블라인드 등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이게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마시라비야.
알라딘과 자스민이 저 창문을 통해 이야기 나눌 것 같은(?)
중정의 모습.
집인지 궁전인지.. .뭐이리 크노?
파란 부분이 수하이미의 집이었고 옆으로 다른 집들과 연결하며 지금의 건축/문화 박물관이 되었다.
이 곳의 하이라이트. 주로 여름 시즌 응접실 겸 거실로 쓰였던 곳인데 중정에서 마시라비야가 가장 크게 보이는 부분이다.
닫힌 공간이면서도 외부와 연결된 공간. 적절히 프라이버시는 지켜지되 햇빛과 시원한 공기는 투과된다. 바깥은 너무 더웠는데 이 공간은 외투를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추웠다. 마시라비야의 기능이 꽤 대단하다.
집 이곳저곳을 더 둘러보고 (사진은.. 너무 많아서 포스팅 길이상 그만 헥헥...)
날이 저무른다. 이제 또 다리는 오징어처럼 흐물흐물 무너지고 있다. 저녁먹고 호텔로 갈 시간이다.
굿바이 수하이미
또 다시 다음 날 일정 시작. 아침부터 또 팀원들과 토론 및 작업 후, 콥트 카이로 Coptic Cairo지역으로 가서 콥트 정교회의 역사와 현재를 알아본다.
실은 올드 카이로와 콥트 카이로 지역은 카이로 역사의 시작점이다. 과거 바빌로니아 인들이 이집트 지역에 살면서 건축한 유적에 콥트 기독교인들이 터를 잡기 시작했다. 신약 시대에도 이 지역은 카이로의 중심지였고 아기 예수가 애굽/이집트로 피난왔던 교회도 이 콥트 카이로 내에 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방문한 이 지역 교회들은 기독교 성지 중 하나로도 꼽힌다. (동방 정교회만의 생각인지 전체 기독교인이 그런건지는 필자도 모름... 일일이 각 분파별 목사님, 신부님께 여쭤본 적이 없어서...) 여튼 종교 분쟁때문에 콥트 카이로로 들어가는 곳은 무장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현재는 헌법 상 국교가 없지만 실제는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 내의 종교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우디나 이란, 요르단 등 다른 이슬람 국가와 다르게 그래도 이집트는 기독교인이 많이 살고 있다. 1억이 넘는 이집트 인구의 10% 이상이 이 콥트 정교회인이라니.. 이 나라에서만 집계되는 인원이 천만이 넘는다. 그들의 공존은 화합과 분쟁의 줄타기를 매일 해야한다. 실제로 IS의 테러는 이 콥트교회에 빈번히 일어난다. 가장 최근은 2022년 8월이었다. (카이로 콥트교회 테러, 갈등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이스라엘의 종교분쟁만큼 어려운 이쪽 상황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콥트인들은 빈민이 많기때문에 더욱 각종 폭력과 고난에 노출되기 쉽다)
이곳에서 나란히, 거의 한 단지를 이루고 있는 공중교회 Hanging Church와 성세르지오와 성바쿠스 교회 St Sergius and St Bacchus Church 성조지 교회 St. George's church. 이렇게 3곳을 빠르게 훓어보았다. 사진찍을 여력도 없이 성지순례 온 사람들에 밀려밀려 뭐가 뭔지도 모르고 나오는 대참사 발생 ㅋㅋ 콥트 정교회는 기독교 중 오리엔트 정교회의 한 종파이고, 현재 타와드로스 2세가 제 118대 총대주교이다. 이슬람 세계의 한복판에서 2천년을 넘게 고대 이집트교회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참 대단하다. 이들은 그리스도의 삼위일체를 거부하고 단성설을 주장했기에 기독교 내에서도 이단으로 지목되었지만 기독교 내에서의 분파싸움을 떠나서도 일단 그 끈기와 신념하나는 인정.;;;
역대 콥트 교회의 대주교님들. 왜 낯설지? 뭘 모르는 내눈에는 고착화 되어버린 이슬람 종교지도자 이미지가 겹쳐져서인가보다.
나는 내 건축일을 할 뿐. 여기서도 열심히 건축양식 채집 중.
외부에서 보면 절대 교회인지 알 수 없음.
너무 정신이 없었기에 눈요기 사진은 전부 wikipedia에서 고른 몇가지로 대체.
Hanging Church는 외부에서 입장할 때 요새처럼 생긴 벽을 지나 지면아래로 살짝 내려갔다가 이렇게 다시 교회입구로 올라간다. 스스로 방어하고 숨어들어가야 생존이 용이했던 콥트인들의 방식이다. (만시야트 나세르의 동굴교회도 그렇다, 4편 참조)
성 세르지오와 성 바쿠스 교회 내부. 벽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교회지만 건물은 마치 요새 축조방식을 따른 것 같다. 벽이 두껍게 있고 바깥에 또 외벽이 건물높이만큼 올라가있어 교회가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Image Source: Reuters)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을 끌어내리고 이집트의 민주화를 함께 이끌고자 힘을 모았던 무슬림과 기독교인
그러나 다시 '공공의 적'이 사라지자 절대 다수인 무슬림의 기독교인 혐오범죄가 다시 시작된다. 끝없는 테러, 납치, 포로살해..
(Image Source AFP/ Getty Images)
올해 8월에도 한 콥트 정교회 안으로 폭탄을 던져 가만히 앉아있던 사람들이 그대로 다 터져죽어버리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일들이 여전히 벌어진다. 인류 역사는 계속 이런가보다 싶다. 갖가지 욕망은 소멸되지 않고 세대교체 될 때마다 다시 리셋된다.
이제 오후는 피라미드로... 기자에 빼곡히 들어찬 낙후된 건물들 너머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막을 배경으로 두고 찍으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신비감이 더해지지만, 여행 오기전부터 이 빈민촌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과 안 좋은 리뷰들을 먼저 보는 바람에 피라미드에 대한 환상이 완전히 무너진채로 가는거라 (+온갖 호객꾼의 괴롭힘은 덤) 크게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니... 아주 쪼금 기대는 된다 ㅎㅎ
이집트 여행 9박 10일 - 기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Great Pyramid of Giza & Sphinx (7/9)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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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모든 글과 사진은 직접 느낀점을 쓰고 촬영한 것입니다. ^^ 퍼가시면 출처표시해주세요. **
방문하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힘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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